가을, 언제라도 울 수 있어서
(생략)
버리지 마.
난 아무것도 버리지 않았으니까
너도 버리지 마.
그 물건 보면 내 생각이 나더라도
이 악물고 그냥 간직해주면 안 돼?
그렇게
찢기는 페이지가 되고 싶지 않아서 그래.
나도 한 글자 한 글자 새기듯 글을 썼는데
오직 너만을 위한 글을 썼는데
그렇게
사라지고 싶지 않아서 그래.
버리지마.
-'버리지마'中
헤어지고 나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지워야한다고 생각했어.
그게 널 잊기 위해서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고,
다른 누군가를 내 안에 담기에는 너무나도 비좁아서
나를 위해서도 좋을거라고 속단했지.
너와 내가 만나서 함께 했던 그 순간 순간이 좋았어.
그 순간이 바스락 거리며 넘기게 될 순간이 오지 않길 바랄만큼.
생각해보니 그렇게 소중했는데,
지워버린다면, 애써 잊어버린다면 얼마나 속상하겠어.
그래서 노력하지 않으려고 해.
너만이 내 세상에 중심이였던 그 때를.
네가 있어서 가능했던 그 때 그 감정들을.
우리였기에 내가 지을 수 있었던 미소를 말야.
넌 잊지 않겠다는 그 약속 꼭 지켜줘.
너 따라서 나도 잊지 않을게, 우리였던 시간들.
어쩌면 이게 훨씬 더 어려운 숙제가 되겠지만
다시 우리였던 시간으로 돌아가지 못할 나라는걸 잘 알지만
고마웠고 행복했어.
소중하게 간직할게 :)
공쮸님이 이런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위안이 되어주고픈 글을 쓰고픈 글쟁이인지라
때론 한 줄을 읽으며 한 장을 이어 말하기도 하고
때론 한 장을 넘겨짚어가며 읽으며 곱씹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마음 속 한 켠에 고이 접어두고픈,
색이 바랄지언정 잊고 싶지는 않은 그런 사람, 사랑, 순간
여러분에게도 있으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