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작가 마리아 투르트샤니노프가 어느 사진 전시회에 갔다가 본 그리스의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한다. 바다와 수도원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의 사진이었지만, 작가는 그곳이 현재까지도 여자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수도승들이 거주하는 그 지역은 남성 순례자가 수도원을 둘러볼 동안 여성 순례자들은 배를 타고, 그것도 해안에서 5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수도원을 바라보며 순례 아닌 순례를 해야 한다. 과거도 아닌 현재 유럽에서 그런 공간이 실재한다는 사실에 커다란 충격과 흥미를 동시에 느낀 작가는 반대의 경우를 상상한다. 남자가 발을 디딜 수 없는 섬이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남자들의 출입이 금지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렇게 촉발된 질문이 마레시라는 한 수련 수녀를 탄생시켰다. - P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