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타리 위에서 잠든 새들 사이를 거닐며, 달빛이 비치는 굴에서 깡충거리는 토끼들을 지켜보며, 꿩들이 홰를 친 나뭇가지 아래 서서 테스는 자신을 순수가 깃든 곳에 침입한 죄인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그녀는 차이가 없는 것들을 구별하려고 애쓴 셈이었다. 자신이 삼라만상과 부조화를 이룬다고 느꼈지만 사실 그녀는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주어진 사회의 규범을 어긴 그녀는 자신을 자연의 변칙으로 여겼다. 그러나 자연에 알려진 어떤 법칙도 어긴 것은 아니었다. - P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