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문장 - 책 속의 한 문장이 여자의 삶을 일으켜 세운다
한귀은 지음 / 홍익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독서에세이를 접하면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의 첫문장이 떠오릅니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나름대로의 불행을 알고 산다.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느낌은 각자 다릅니다.

여자이기에 삶에서 겪는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위로해 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책 속의 문장들...
독서 후 사유의 과정을 경험담과 함께 전달합니다.
독서에세이는 저자의 생각에 내 생각을 더해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하고, 간접적으로 저자와 독서토론하는 듯해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프롤로그의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텍스트의 문장이 진실이 되는 때는 그것이 읽는 이의 삶과 만났을 때뿐이다.

90퍼센트를 넘어 100퍼센트에 다다르게 될 때 오히려 실위할 수 있고 그럼 불행을 자초하게 되는 셈이다. 실위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도 불행하게 만든다. (...) 70퍼센트까지만 하라는 것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될까.

 

30퍼센트를 남기면 된다. 내 노력, 내 에너지, 내 몸과 시간이 30퍼센트는 여유가 있다고 느껴지는 상태까지 노력하면 된다. 70퍼센트를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30퍼센트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p.28-29)

우리는 늘상 최선을 다하라고 강요당합니다. 모 드라마 속 경영인은 늘 "이게 최선입니까?"를 외치기도 했었죠.
30퍼센트의 여유를 알아야 중요한 진짜 가치를 찾고 지킬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자신을 분노케 하는 수많은 사건들이 발생한다. 대부분 참아냈다. 
분노를 무조건 억누르면 안 된다. 정도언의 <프로이트의 의자>에서 '분노란 자기애가 흘리는 피'라는 문구를 봤을 때 그동안 내가 흘린 피의 끈적거림을 가늠했다.
분노 표출이 항상 좋은 건 아니었다.(...) 그런 말이 있다. 나를 분노케 하는 것이 나를 정복한다는. 분노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그 무엇을 점점 상실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상실을 막기 위해서는 분노의 표출 방식이 중요하다.(...) 분노는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잘 통제하고 관리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언어'가 중요하다. 말로써 냉철하고 침착하게 분노를 표출했을 때 가장 효과도 좋고 결과도 좋다. 후회는 물론 없으며 자신감은 덤으로 온다. 냉철하게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해서도 일정한 심리적 거리를 두기 때문에 상대가 나를 정복하게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p.115-117)

 
사회에 순응하면서 참고 '원래 그런거야'라며 현실에 타협하기 시작합니다.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는 "왜 분노하지 않는가"란 책이 있습니다. 잘못된 것에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분노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개인적인 일이건 사회적이고 인류학적인 문제인건 분노의 표출 방식이 중요합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시린 에비다의 말처럼 '글은 가장 평화로운 무기'입니다.

 
[여자의 문장 / 홍익출판사 / 한귀은 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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