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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시간들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폴란드 소설이라는 점에 끌렸다. 동유럽권이면서 슬라브계인 폴란드 소설은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문학세계라서 그런가보다.
은행나무 출판사의 책 소개 자료를 읽어가면서부터는 인간과 자연의 시간을 다루었다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 시간 시간이 모여 역사가 되는게 아니던가!
태고라는 작은 마을의 이야기지만 20세기 폴란드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냈고, 니에비에스키라는 한 가족과 그 주변의 이야기를 다루었지만 20세기를 힘겹게 살아낸 어느 가족의 이야기라고 해도 손색 없는 책이었다.
그라인더의 시간, 개의 시간 같이 인간이 딛고 있는 공간에 존재하고 그들과 연을 맺는 물건들이 가족을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시선 옮김을 통해서는 인간과 자연이 지구가 선사한 공간을 어떻게 바꿔가며 관계맺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게 했다.
그러면서 자칫 현실을 묘사하는 역사소설이라는 평범하고 조금은 딱딱할 수 있는 장르에 환상적인 요소를 가미해 독자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기도 하다.
언젠가는 지나가야만 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은 무한한 위로를 받는다. 영원한 고통으로 점철될것 같은 현실도 시간 앞에서는 서서히 사그라들테니까. 그래서 솔로몬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하지 않았겠는가!
한편 자기 욕망에 끌려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는 결국은 흐르는 시간의 섭리에 따라 죽음과 맞닥뜨리게 되어 허무와 후회를 남기는 삶도 본다. 보스키 영감이 삶을 제대로 살지 않았기에 죽음의 세계에서도 방황하고 삶에 더욱 집착하는 모습을 보며 잘 살아야 잘 죽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삶도 찬란해진다는 진리를 세삼 깨닫게도 된다.
지금 여러 선택의 갈림길에서 헤매고 있고, 안팎으로 힘든 내 상황도 언젠가는 지나가서 시간이 치유해주겠지. 먼 후일 시간의 위로를 더 많이 받으려면 지금 최선을 다해 성실해야지!
내가 행복하고, 내 가족이 행복하려면 내 주변에도 성실하고 배려하고 따뜻해야지. 전쟁도, 질병도, 싸움도 내 뜻과는 상관 없이 먼 곳에서 와서 나를 힘들게 했으니 이런 일은 없어야 할텐데. 전쟁과 전염병, 대 재난 말고도 내 마음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많고 넉넉하게 먹고 입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내가 행복할 수는 없을것이다. 그들의 소외와 슬픔이 언젠가는 내게 부매랑처럼 돌아와 나를 소와된 인간으로 넉넉치 못한 사람들의 각진 마음의 희생양으로 만들수도 있으니 말이다.
내가 발 닫고 있는 땅과 물도 아껴서 함께 지구별의 축복을 누려야지. 그래야 그 자연들이 내게 좋은 기운을 북돋워주어 나의 시간을 온전히 살수 있게 할테니까.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잡은 책이었는데 내게 너무나 큰 선물을 주었다. 특탭한 기분이라고나 할까.
좋은 선물의 기운으로 진짜 새해를 맞아 한발 한발 성실하게 내 시간을 살아야지. 그리고 타인들과 마음을 나누어 그들의 시간에도 좋은 기운을 남겨두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