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리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장소미 옮김 / 녹색광선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접했을 때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녹색광선의 책표지도 그러하지만, 소설 첫 머리부터 관능적 언어로 가득하다. 이 소설의 끝부분이 충격적이라고 들었는데, 나한테는 소설 전체가 그렇게 느껴졌다(일단 이 둘의 관계가 가족과 주변인으로부터도 여러 해 동안 용인되었다는 설정 자체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는 파격이다). 두 주인공의 관계가 다면적으로 격변하는 끝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맞다. 육체의 젊음이 '사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이 작품에서만 봐도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렇지만 또 중요하기도 하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타인의 노화, 자신의 노화를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도 있겠다. 느낌과 생각이 조화를 이루느냐, 갈등관계를 이루느냐도 중요한 것 같다. 내 생각으로는 사랑하지만 누군가의 노화가 그에 역행하는 감정을 일으킬 수도 있고, 생각으로는 (육체의 변화 때문에) 사랑을 접었지만 감정으로는 접지 못할 수도 있다. (이게 다 무슨 소리인지 궁금하신 분은 책을 직접 읽어보시길😊)
삶에 대한 진실을 매혹적인 문장과 날카로운 시각으로 포착한 작품이다. '옮긴이의 말'에서 이 작품의 후속작인 <셰리의 종말>이 각주로 언급되고 있는데, 미친 듯이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