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사랑 나쁜 사랑 3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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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버림받은 아내라도 엘레나 페란테가 다루면 처연하기보다 비장할 것 같아요. 완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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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신 사랑 나쁜 사랑 3부작 1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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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관계인 모녀 간을 엘레나 페란테가 얼마나 생생하게 그려냈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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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2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안영옥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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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기발한 모험, 그리고 10년 후. 그 미친 여행에 다시 한번 동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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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잔에 담긴 인문학 - 한 잔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마시다
황헌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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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나쁜 와인을 마시기엔 너무나 짧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남겼다는 이 말은 그동안 아무런 지식 없이 가격에 맞춰 와인을 소비해왔던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그렇다. 이 많은 종류의 와인 앞에서 인생은 얼마나 짧은가.


만화 <신의 물방울>을 제외하곤 와인과 관련된 책은 처음이었다. 그때도 와인이라는 술에 관심이 간다기보다는 일본 만화 특유의 오버 감성에 젖어 읽었다. 미스터초밥왕 와인버전이라고 할까.


가끔 달달한 모스카토를 사 마시고, 친구들과 기분 낼 때 와인을 한 잔 곁들이긴 하지만 나는 굳이 꼽자면 맥주파에 가까웠다. 수제 맥주 종류는 맛도 너무 분명히 구분되고, 곁들이는 기름진 음식들도 취향을 저격했으며, 국내에서도 방문할만한 브루어리들이 있어 빠져드는 재미가 있었다.


와인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용어도 복잡하고 알면 알수록 미궁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랄까. 

맥주에 비교하자면 까다롭고 도도하게 구는 명품족 같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와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맹렬하게 여행을 가고 싶어졌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그 지역의 와인을 맛보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MBC 기자 출신인 저자 황헌은 프랑스 특파원을 하며 와인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빠져들었고, 직업을 잘 활용해 세계 각지에 있는 와이너리들을 탐방해왔다고 한다. 너무나 부러운 직업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인문학'이라는 타이틀을 단 것처럼 단순한 와인에 대한 정보 나열이 아닌, 와인에 얽힌 역사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펼쳐보인다. 

인류의 역사만큼 긴, 거의 8천 년부터 인류와 함께해 온 술이니만큼 얽힌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주로 유럽의 역사이긴 하지만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 전쟁의 원인이 되었다거나, 스페인의 흥망성쇠와 함께 해온 와인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단순한 술로 생각되지 않는다.

와인은 인류의 욕망을 대변하는 게 아닐까. 매혹적인 붉은 빛깔부터가 뛰는 심장을 상징하는 것 같다. 

와인의 발전이 금욕적이어야해서 술과 거리가 멀 것 같은 수도원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하긴 술에 취해 몽롱해지는 의식이 신과 가까워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니 와인은 수도사들에게 신을 만나게 해줄 매개였을지도 모르겠다. 


역사만 이야기했다면 실제 와인을 맛보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이 일진 않았을 거다.

다양한 포도 품종이 빚어내는 맛에 대한 정밀한 묘사와 완벽한 마리아주를 이뤄낼 음식 소개부터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은 낭만적인 와이너리의 풍경 사진까지, 와인에 온 감각을 빼앗기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마지막 4부는 실전 교과서 같은 구성으로 라벨 보는 법, 와인 등급과 맛에 대한 용어 등 와인 초보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여러 번 보면서 와인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면 좋을 것 같다.


결국 와인에 대한 지식이란 마셔본 경험에서 오는 거니까. 와인 보는 법과 마시는 법을 잘 알아두었다가 나만의 경험으로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책 속에 소개되는 와인 대부분이 오랜 전통을 가지고 내려오는 고가의 명품 와인이라 맛보긴 어렵더라도, 익숙한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샤르도네, 모스카토 외에도 그동안 몰랐던 다양한 포도 품종들에 도전해보고 싶다.

그러기엔 지금 당장 한 병 기울이지 못하는 몸이 못내 아쉽다.


아직 시도하지 않은 와인에 대한 호기심이 일게 하고,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이 솟아나게 만드는,

와인 입문자들에게 딱 알맞은 눈높이로 새로운 와인의 세계를 열어줄 괜찮은 교양서이다.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출판사 지원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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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미드나이트
릴리 브룩스돌턴 지음, 이수영 옮김 / 시공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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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틴은 하늘을, 별들을 올려다보았다.

늘 그랬듯이 저 별들이 그의 내부에서 차오르는 막막한 감정들을 하찮게 만들어주길 기다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되지 않았다.

어거스틴은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별들은 그저 차갑게, 밝게, 멀리서 무정하게 눈짓할 뿐이었다.

(중략)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무기력을, 외로움을, 두려움을."

릴리 브룩스돌턴 <굿모닝 미드나이트> 80~81p / 시공사



책을 읽기 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조지 클루니가 감독하고 주연한 동명의 영화를 먼저 접했다. 


천문대에 홀로 남겨진 어거스틴 박사, 그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아이리스라는 소녀, 빙하기와 유사한 지구 종말적 상황을 모르고 목성 탐사를 마치고 돌아오고 있는 에테르 호. 전반적인 골격은 유사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영화와 사뭇 다른 분위기에 놀랐다.


한때 잘나가던 천체과학자 어거스틴은 이제 고독한 노인이 되어 자신의 마지막 연구를 마무리하기 위해 몇 년째 북극 천문 기지에서 지내고 있다. 어느 날 북극의 모든 연구원들에게 철수 명령이 떨어지고 어거스틴은 이를 거부하고 홀로 북극에 남는다. 그리고 그에게 찾아온 아이리스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 


삶의 희망이 없었던 어거스틴은 소녀를 돌보며 생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게 되고, 소녀의 미래를 두려워하며 교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매서운 추위를 뚫고 호수 인근의 관측소로 이동할 것을 결심한다.


한편 인류 최초로 목성 탐사에 성공하고 지구로 귀환 중인 에테르 호. 통신전문가 설리는 몇일째 지구와 교신이 없다는 사실에 당황한다. 지구에서 아무런 연락이 들려오지 않자 그들이 이뤄낸 세기의 업적은 무의미한 것이 된 느낌이다. 망망한 우주 속에 돌아갈 곳을 잃은 듯한 기분은 모두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삶의 희망을 차츰 잃어가게 한다.


지구와 우주, 서로 다른 공간에서 느끼는 고립감도 너무나 잘 묘사되어 있는데, 까만 밤하늘 같이 아무것도 없이 막막한 시간은 어거스틴과 설리, 두 사람을 과거로 침잠하게 만든다.


항상 하늘만이 연구 대상이었던, 지상의 존재들에게 무관심했던 어거스틴은 젊은 시절 치기로 놓쳐버린 옛 사랑과 딸을 그리워하고, 설리 역시 자신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어린 딸과 이별했던 순간과 그 이후의 단절을 꼽씹으며 후회한다. 


하지만 어거스틴에게는 당장 돌봐야할 어린 소녀 아이리스가 있고, 설리는 자신에게 임무를 주는 사령관 하퍼와 동료들이 있어 후회 속에 갇히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앞으로 내딛을 수 있게 된다.


매우 극적인 장면들이 넘쳤던 영화와 달리 책은 끝이 없는 우주에 놓여진 듯 고독하고 담담하다.

우선 캐릭터 설정이 다소 달라졌다는 것도 책과 영화의 차이점이었다.

매일 투석 비슷한 걸 하며 이미 병이 들어 죽을 날을 앞둔 영화 속 어거스틴과 달리 책에서는 자신이 평생 바쳐온 천체 연구를 마무리하기 위해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아이리스를 대하는 그의 감정변화도 따뜻한 온기에 녹아내리듯 느리지만 분명하게 보인다. 그는 스스로에게 정직해지면서 삶을 제대로 마무리하고 싶어 한다.


사령관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진 임산부로 설정되어 있던 영화 속 설리는 책에서 딸 아이에게 제대로 된 가족이 되어주지 못해 후회를 거듭한다. 그녀에게는 10살까지 사랑했던 엄마와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가족다움을 가지지 못한 결핍이 있다. 그녀는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이다.


영화가 어거스틴 혼자만의 이야기였다면, 책은 어거스틴과 설리 두 축이 다르지만 동일한- 고립과 지난 날에 대한 후회 속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준 가장 근원적인 것은 사랑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녀와 다시 연결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지만 상관없었다.

그저 말을 하고, 말을 듣고 싶을 뿐이었다.

이 모든 세월이 지난 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정직한 순간을 보내고 싶었다."

릴리 브룩스돌턴 <굿모닝 미드나이트> 337p / 시공사


"사실 가족을 가진다는 것이 가족을 잃는 것보다 더욱 힘들었다. 정말 그랬다.

늘 뭔가 결핍되어 있었고, 지금에서야, 이 모든 시간이 지나고 이렇게 멀리 떠나와서야, 

설리는 그게 무엇이었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온기, 그리고 열림.

한 번도 자라날 기회를 얻지 못했던 무언가의 뿌리들이었다."

릴리 브룩스돌턴 <굿모닝 미드나이트> 344p / 시공사



영화와 책은 결말도 다른 선택을 한다.


영화 속 에테르 호가 지구를 떠나 목성에서 새로운 구원을 찾는다면, 책에서는 '비록 이 것이 마지막이라고 해도, 비록 이 먼 길을 돌아와 결국 죽게 되었다고 해도... 모든 것을 무릅쓸 가치가 있다'며 어떤 미래가 기다리든 지구로 다시 돌아온다. 지구 종말을 기꺼이 함께 하기로 그들에게는 생애 마지막에 온기와 열림을 깨달았으니 그걸로 된 것이다. 


영화를 통해 인류에게 구원의 메시지를 주길 원했다는 조지 클루니.

하지만 나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를 고독을 견디며 호숫가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어거스틴의 굽은 등이 더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에서 출판사 도서 지원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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