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내가 가장 세!
마리오 라모스 글 그림, 염미희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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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표지에 보면, 육체미 대회라도 나온 듯한 포즈로 늑대가 서 있다. 보이지도 않는 알통이라도 자랑하는 것인지, 잔뜩 기합이 들어간 것 같다. 나름대로 표정은 여유 있다는 듯 씨익 웃고 있다. 하지만 늑대의 하얗고 보드라운 배를 보면, "아, 귀엽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분명 늑대는 무도회장에서 예쁜 아가씨와 즉석 만남을 성공시키려는 뜨내기의 표정을 짓고 있다. 한마디로 선수급 죽돌이가 보면 가소로운 양아치인 셈. 어린이 책 리뷰에 이런 실례되는 말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으나, 한 번 양아치는 영원한 양아치, 늑대는 양아치로 스타트를 끊었으니 끝까지 양아치처럼 동네(숲 속) 친구들 괴롭히다가 결국 양아치처럼 구겨져서 퇴장을 하게 된다.  

멋진 반전이 있으니 그 내용까지야 설명할 수 없지만, 순진한 아이는 이 그림책을 보면서 '아, 친구들을 괴롭히면 안 되는구나.' 내지는 '역시 사람은 겸손해야 해.' 라는 아주 교훈적인 메세지를 받을 것이고, 약간 시니컬한 아이는 '뭐야, 마지막에 반전이라더니 결국은 힘에는 더 큰 힘이라는 소린가?' 하겠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면, '역시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엄마의 사랑이야.'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대관절 뭔 소리냐고?

서점가서 한번 들춰 보시라. 구경에는 돈 안드니. 힘에는 힘으로 이긴 것이 아니라, 힘보다 엄마의 거대한 사랑이 앞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래저래 아무것도 안 느끼면 어때? 늑대가 얼마나 귀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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