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아빌루 - 어부 나망이 사막 소녀 랄라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화영 옮김, 조르주 르무안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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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프랑스 문단에서 '살아있는 신화', '생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 어를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르 클레지오가 쓴 그림책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카데미 프랑세즈 상을 수상한 소설 <사막>중 소녀 랄라와 어부 나망의 대화 부분을 뽑아 그림책으로 엮은 것이다. 번역은 프랑스 어 번역자 중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김화영 교수가 맡았다. 참고로 생 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국내에 해적판 및 정식 계약판 등 수많은 판본이 존재하는데, 김화영 교수가 번역한 판본이 원문에 가장 충실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발라아빌루'는 사랑에 빠진 청년의 이름이다. 청년은 공주를 사랑한다. 참으로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21C, 인터넷만 빠른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빠르게 움직이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발라아빌루>와 같은 고전적이고 헌신하는 사랑이 과연 얼마나 먹힐지 의문이다. 사랑하는 공주를 구하기 위해 새로 변한 후 그저 평생을 공주 곁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만족하는 청년 '발라아빌루'의 외사랑을 담은 이 이야기는, 어찌보면 전래 동화와 닮은 구석이 있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지만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 가질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사랑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발라아빌루의 이야기는 슬픈 사랑의 인어공주와도 닮았다.

격정적인 사랑, 불꽃같이 타오르는 사랑보다는, 끝없이 인내하고 기다리며 차분히 헌신하는 사랑을 위한 이야기라 하겠다. 미취학 어린이에게 읽히기에는 텍스트가 많고, 초등학생을 위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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