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마당 탐조 클럽
에이미 탄 지음, 조은영 옮김 / 코쿤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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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에 한가닥하는 글솜씨를 자랑하셨던 에이미 탄의 신작. 에이미 탄의 신작이 나왔다는 말에 우선 놀라고, 그 신작의 장르가 새 탐조 일지라는 말에 또 놀라고. 그간 어떻게 살아 가시나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그녀의 근황을 알게 되어서 무엇보다 기뻤다. <조이 럭 클럽>과 < 부엌 신의 아내>로 한 때 페미니스트의 성봉 자리를 차지하고 계셨던 에이미 탄, 그 이후 작품들에서 매날 똑같은 말 만 한다는 비평과 함께 그 이후 소식을 알 길이 없더랬다. 그 당시 그녀가 책을 내었을 때 내가 너무 힘들었었던 때라 그녀의 책이 얼마나 위로가 되었던지...어디서 사시건 행복하게 잘 살고 계시길 기도하고 있었는데-- 그러나 그녀의 책은 더이상 기대하고 있지 않았었다. 진짜로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고 책 한 권을 읽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을만큼 정신 사나웠었기 때문에--이렇게 새로운 책을 내주시니 죽은 자가 천국에서 돌아온 기분? 이랄까. 아~~ 아직도 글을 쓰고 계셨구나 , 이런 반가운 일이....더군다나 이번에 쓰는 책이 소설이 아니라 탐조기라니 절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마음이 놓은 것은 물론이고. 


하여 잽싸게 읽게 된 책 . 일단 글솜씨가 여전하시다는 것에 인상이 깊었다. 탐조기라는 말에 약간은 질겁한 것이, 이게 재밌게 쓰기가 어려운 쟝르라서 말이다. 천하의 에이미 탄이라고 해도 일기를 재밌게 쓸 수 있을까 싶었던, 더군다나 그녀가 과학자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그건 전적으로 내 기우였고, 어떤 분야라도 작가는 쓰기로 마음만 먹으면 재밌게 잘 쓸 수 있구나 라는걸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늦은 나이에 배워서 그렸다는 아름다운 새 그림들과 함께 나날이 발전하는 그녀의 새 지식과 더불어, 새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유감없이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음 권이 나온다면 글쎄....생각을 해보긴 해야 겠지만 , 이 책은 유감없이 합격이다. 남의 일기를 읽으면서 졸지 않으면 다행인데, 이 책은 그녀와 함께 흥미진진 새의 세상으로 들어간 것 같은 기분으로 재밌게 읽었다. 새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 다양한 아름다운 새들의 그림과 함께 에이미 탄이 발견한 새들의 습관을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이가 들었어도 여전히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고 계신 에이미 탄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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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nolia Wu Unfolds It All (Paperback) - 2025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뉴욕 양말 탐정단』영어 원서 (페이퍼백)
CHANEL MILLER / Philomel Books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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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것도 없이 별 다섯개. 이 책을 다 읽자마자 난 책을 세 권 더 주문했다. 아이들 읽으라고 선물하고 파서. 그동안 좋은 책 찾기 여정을 꾸준히 하면서, 이건 이래서 별로고, 이건 이래서 안 되고...를 연발하던 나는 결국 한 권을 건졌는데, 바로 이 책이다. < 사이먼 가라사대> 이후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이지 않는가 한다. 물론 한 권만 고르라고 한다면 < 사이먼>이 압도적으로 마음에 들지만서도, 의외로 < 사이먼>은 그 책을 읽어야 할 만한 십대들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다. 왜 작가의 유머와 인간애를 못 보는 것이냐, 이 즐거움을 너희들에게는 정녕 보이지 않는 것이냐? 라면서 고함을 치고 싶지만서도....다들 그러는 걸 보면 그들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인 듯도 싶어서 그건 안 하기로 했다. 


하여간 < 사이먼> 이 인기가 없는 것에 비하면 이 책은 어쩌면 그들에게 먹힐 지도 모르겠단 확신이 든다.  적당히 가볍고, 적당히 교훈적이고, 또 적당히 진부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구성에 있어서 완벽하다. 탐정 놀이를 하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그게 살인 사건 같은 대단한 것을 풀어보자는 것이 아니고, 그저 짝을 잃은 양말의 주인들을 찾아 주자는 것인데, 그  한없이 실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무리없이 잘 풀어 내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것도 완벽하게 균형을 맞추어서. 그다지 힘들어 보이지도 억지로 이야기를 꾸며 내는 것 같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그래서 도대체 " 짝 잃은 양말 주인 찾아 주기에서 무슨 재미가 있겠냐" 라는 나의 회의심은 뒤로 가면 갈수록 희미해지고, 오히려 작가의 영민함에 놀라고 말았다. 아니 ,이런 걸로 작품 하나를 만들어 내다니, 그것도 이 데뷔작으로 뉴베리 아너상 까지 타 버리고 말이다. 가희 인간 승리라고 봐도 좋을 만한 기적같은 작품이었다. 


그러니 내가 책을 읽자마자 세 권을 주문한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란 말이지. 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는 이 책. 물론 작가가 여성이고, 주인공들 대부분이 여자 아이들이라서 여자들이 보기에 더 좋긴 하겠지만서도, 좋은 책이 그러하듯 남자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지 않을까 한다. 하니, 재밌는 책 없나 궁싯 대시는 분들에게 추천.  이 작가에게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나는 보면서 진짜로 놀라고 말았다. 가희 환골탈태? 급이라고 해야 할까? 이 작가가 이렇게 균형 잡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놀라고, 그녀가 과거의 경험에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 작가의 논란이 되는 과거는 당장 검색을 해보심 아실 것이고, 그런 과거를 알게 되면 더욱 더 이 책의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되실 것이다. 굿잡, 샤넬 밀러~~당신의 성취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고, 그리고 당신의 행보에 박수를 보냅니다. 확실이 이번 책은 우리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는가 해요. 당신의 다음 번 책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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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Crush: (A Graphic Novel) (Paperback)
루시 나이슬리 / Random House Graphic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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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이혼도 끔찍한데, 거기에 엄마가 새로 만난 남자 친구의 자녀들과 가족이 되어야 하는 상황들을 그려낸 전작< 어쩌다 가족>에 이은 후속작이다. 처음 어색하고 불편했던 것은 지나가고 이제 시골과 피가 섞이지는 않았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머물게 된 친구와도 어느덧 익숙해져 갈 즈음, 젠은 드디어 새로운 학교에 등교를 하게 된다. 할로윈이 얼마 남지 않는 시점에서 , 주변 세상 모든 사람들은 짝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 듯 보이고, 이에 발 맞춰 사람들은 젠이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 난리를 친다. 사람들이 남자 친구라면서 짓굳에 놀릴때마다 화가 나는 젠. 왜 세상 사람들 모두는 그렇게 짝을 지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라고 항의를 해보지만, 그럴수록 자신이 우스워져 보이기만 한다는 것에 좌절한다. 과연 그녀의 풋 사랑은 일어나긴 할 것인가?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지켜보면서 젠은 과연 이게 무엇일까 의아하기만 한데...전작에는 못 미치지만, 그럭저럭 읽을만 했던 작품. 온 세상이 사랑을 찾아가야 한다고 믿는 사춘기 시절의 어리둥절함이 잘 표현된 책이었다. 전작에 이어 이들이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하신다면 보셔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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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ng It, Sunny: A Graphic Novel (Sunny #2): Volume 2 (Paperback) Sunny : A Graphic Novel (Paperback) 2
Jennifer L. Holm / Graphix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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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사이드 업>의 후속작. 전작에서 써니의 마음을 그렇게 고통스럽게 하던 데일의 이야기와 함께 써니의 10살 인생을 그리고 있던 작품이다. 자신의 우상이랄까,. 그렇게 잘 보살펴 주던 데일의 일탈은 써니의 가족들을 비탄과 좌절에 몰아 넣게 되고, 남의 가족들의 그런 마음을 몰라주고 데일은 기숙 학교에 자신의 동의도 없이 쳐 넣었다고 부모를 원망하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 데일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써니는 안타까운 마음 한가득이지만, 그런 데일을 고쳐 놓을 수 없어서 슬프기만 하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힘을 내야 할까? 여기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 가려는 한 소녀의 성장기가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의 그런 성장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지 않을까 한다. 전작만은 못하지만, 충분히 후속작의 역활을 하고 있던 소설로, 써니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이라면 책을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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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Side Up: A Graphic Novel (Sunny #1) (Paperback) Sunny : A Graphic Novel (Paperback) 1
Holm, Jennifer L. / Graphix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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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의 수작을 이야기 할때마다 어김없이 뜨고 하던 책. 도무지 왜 이 책이 그렇게 칭송을 받는 것이냐, 무슨 상을 탄 것도 아닌데 싶어서...이  책의 후속작을 읽어 봤는데 도무지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 이해가 안 가더란 말이다. 후속작인<snnny rolls the dice>를 읽었는데, 주인공의 매력이나 이야기를 즐거움을 별로 느끼지 못했기에, 전작도 당연히 그 범주 안의 것일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하고 말았다. 그래서 이 작가의 이 연작은 거기에서 호기심을 멈추려 했는데, 그럼에도 자꾸, 그래픽 노블을 검색할때마다 이 책이 팝업창 처럼 튀어 나오더란 것이다. 결국 하는 수 없이, 내가 읽고 나서 판단을 하는게 좋겠기에 읽게 된 작품....이 정도로 설레발을 쳤으니 대충 짐작을 하셨을텐데, 맞다. 나는 드디어 이 책이 왜 그렇게 팝업창처럼 자꾸 튀어 나오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너무 잘 만든 책이었기 때문이다. 


이름이 션샤인, 줄여서 아홉살 써니는 여름방학에 그 좋다는 곳을 다 놔두고 할아버지가 있는 플로리다 요양소로 놀러 가게 된다. 혼자만의 여행, 언뜻 계획되지 않았던 것 같은 여정에, 써니의 묘한 우울한 기색까지....션샤인 써니는 할아버지가 싫진 않지만 그렇다고 이 요양소가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다. 내 가장 좋아하는 손녀~~ 라면서 자신을 위해 신경 써주시는 할아버지를 위해 마음을 다잡은 써니,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9살 여름 방학이 이곳에서 이렇게 흘러 간다는 것이 못 내 억울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이 억울할 티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과연 그녀가 가족도 없이 할아버지 요양소에 놀러 오게 된 것을 어떤 이유이며, 써니는 왜 그것을 감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한없이 느리게 흘러 가는 듯한 이야기 속에서 써니는 중요한 비밀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서서히 깨닫게 되는데....진짜로 이 책이 어디로 흘러 갈지 몰라서 내내 머리를 갸웃하면서 읽게 된 작품이다. 여름방학에 혼자 할아버지가 사시는 요양원에 놀러 간다는,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은, 등장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서서히 그 실체가 드러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야 우리는 드디어, 왜 이 책을 저자가 쓰고 싶어했는지 이해를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묘미다. 


굉장한 등장 인물이 나오지 않는, 오히려 지금 우리 곁에도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영웅이 전혀 나오지 않는, 오히려 배트맨이나 스파이더 맨 같은 영웅을 숭배하는 전형적인 소시민들의 이야기였음에도, 그럼에도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 왜냐면 그녀가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가 바로 우리의 이야기였기 때문인 듯 하다. 전혀 꾸미지 않는, 하지만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한번쯤은 고민하고 우울해 하고, 갈등하고, 이겨 내기 위해 고민하는 삶에서 피해갈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9살 인생에 난데없이 나타난 인생의 고민에 속절 없이 아파하면서도, 그럼에도 착하고 순진하게 세상을 바라보던 써니의 모습에 나는 감탄하고 공감할 수밖에는 없었다. 그렇게 , 사람들의 열화와 같은 칭찬을 이해할 수 있게 되어서 매우매우 기분이 좋았던 책. 10의 아이들에게 권하는 바다. 특히나 이 책을 보면서 늘 제목이 왜 저런 제목일지가 늘 궁금했는데, 그 의미를 알게 되어서 너무 기뻤다. 어쩌면 이 책을 관통하는, 이 책의 의미를 가장 잘 나타내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이 책을 보게 되면 그 의미를 생각하게 될 듯....우리 자라나는 아이들도 그 의미를 되새기게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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