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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감각 -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앤 라모트 지음, 최재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9월
평점 :
작가가 되기 위한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라고 하더니만, 진짜 작가가 되기 위한 사람만 읽어야 했었나 보다. 독자이기만 한 내가 읽으려니, 금방 싫은 점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건 바로 말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작가라서 처음에는 굉장히 좋은 스타트였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조금 더 들어가보니, 어쩌면 이 작가에게는 그게 독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여백이 없다. 그냥 있는대로 다 쏟아 내야 한다고 믿고, 매일 매일 열심히 쓴 사람의 글이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냐고? 아무리 인내심 있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말만 주구장천 늘어놓는 사람을 좋아하긴 힘들다. 금방 질린다. 그런데 이 작가는 그걸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늘려야 한다는 강박을 오랫동안 가진 사람 같아.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별 쓰잘데기 없는 그녀의 인생사가 금방 내가 이걸 읽고 있어야 하나 하는 회의에 빠지게 한다. 생각컨데...부모가 작가가 아니여도 좋은 작가가 될 수 있다. 집안의 레거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왜냐면 이처럼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므로. 이 책을 읽으면서 모처럼 오히려 좋은 작가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책이 나온다고 해서 좋은 작가는 아니다. 할 말이 많다고 해서 좋은 작가는 아니다. 문장을 잘 만든다고 해서 좋은 작가는 아니다. 영혼을 담을 수 있어야 좋은 작가다. 그것이 비록 완벽한 문장이 아니라도 할 지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작가가 말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 이 책이 가져다 준 장점이다. 하니, 레가시 없이 태어나 흙수저 작가 집안인 것을 걱정하는 많은 작가들이여. 걱정하시 마시도록. 좋은 작가가 되는 데에는 그런 것은 필요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