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 전체에 공을 들인 티가 역력했던 작품이다. 너무 좋은 평들이 많아서 보기가 좀 부담스러웠는데--싫어지게 되면 어쩌나 싶어서 말이다. 얼마전 본 <드라이빙 마이 카>처럼..그 영화는 진짜로 왜 칭찬을 받는지 이해가 안 갔다. 이야기가 너무 구려서--- 너무 좋아요! 라면서 거품을 물 정도는 아니었지만 먼저 보신 다른 분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길래 다행이다 싶었다. 제목의 센스라니...일단 그것부터 박수를 쳐주고 싶다.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내가 그렇게 나쁜가요?" 가 주는 충격도... 느리게 빌드업을 해나가다 한방에 잽을 날리는 솜씨가 가히 명불허전이다.박찬욱 감독이 작가주의 감독으로 유명한 이유를 알겠더라.특이한 상황에 갇혀버려서 자신의 사랑을 사랑이라 말할 수 없었던 두 남녀의 이야기.이 영화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그 두 사람의 절박한 진심때문이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아무런 무게감없이 일상적으로 떠도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겐 그들의 진심이야말로 생소하고 기이한 사건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마치 멸종되어 가는 희귀동물을 마주한 기분이랄까. 이야기를 무리없이 엮어내는 능수능란함도 감탄스러웠지만, 말러, 마이 세발, 정윤희등 감독의 문화를 보는 안목도 출중을 넘어서 가히 경이스러웠다. 이런 감독이 우리나라 사람이라니...국뽕 뿜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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