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심리의 재구성 - 연쇄살인사건 프로파일러가 들려주는
고준채 지음 / 다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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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조두순 출소로 많은 사람 특히 여성, 어린 자녀를 둔 부고, 안산시민 등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외에도 N번방, 박사방을 포함한 성착취 영상 제작 및 유포 사건 등 아주 잔인하고 끔찍한 혐오범죄가 최근 수면 위에 오르기도 했다. 도시화와 산업화로 사람들은 점점 삭막하고 잔인해진다. 더는 이러한 혐오스러운 사건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강호순, 오원춘 사건을 비롯한 수많은 강력범죄 사건 수사에 참여한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쓴 이 책은, <양들의 침묵>과 ‘잭 더 리퍼’, 국내의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아우르는 다양한 사례가 담겨 있다. 또한 제목처럼, 심리학을 빌어 범죄를 저지르는 심리, 목격자와 범죄자의 심리를 살펴본다. 개인적으로는 ‘깨진 유리창 이론’으로 범죄 예방을 다룬 부분이 재미있었다. 요즘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무고죄와 혐오범죄, 여성을 향한 범죄까지 바로 몇 달 전의 최신 사례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도 아주 만족스럽다.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되기 때문에, 경찰이나 관련 직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평범한 직장인인 나로서는 점점 더 그 수가 많아지는 혐오 범죄 사건들 속에서도 서로를 지키고 폭력을 저지해야 한다는 의지와 소명이 자라나는 아주 열정적이면서도 따듯한 시간이었다.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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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퍼시픽 실험 - 중국과 미국은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하는가
매트 시한 지음, 박영준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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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 세계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패권국은 중국과 미국이다. 글로벌 시대는 물론이고 코로나 이후 언택트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세계 각 국은 더욱 긴밀하게 엮일 것이다. 마침 최근에 국제 정치에 관심이 생겼고, 신문에서 근래에 미중 사이의 경쟁 심화에 대한 여러 기사를 읽은 터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정치와 경제 특히 세계 정치 및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큰 관심을 두지 않은 나라서 금빛 반짝이는 제목과 검정 바탕의 표지, 400쪽이 넘는 분량에 조금 압도되었지만.. 막상 읽어보니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중국의 경제 급성장으로 미중 대결 구도가 갑자기 형성되었을 것이라 추측했는데, 알고보니 두 강대국 사이에는 모순적이고도 복잡한 경쟁과 협력의 역사가 있었다. 그 역사의 순간들을 자세하고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어 나 같은 ‘국제정세알못’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특히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에피소드들이 아주 생생해서 졸릴 틈이 없었음.



저자의 말처럼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충분히 오랜 기간 미중 패권 구도가 계속 될 것 같고, 또 한국이 세계에서 나름의 큰 활약을 하기 위해서는 지구촌의 흐름을 잘 알아두어야 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 보람이 있었다. 국제 정치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사람들과, 미중 구도의 역사를 살펴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_^!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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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과 편지 - 성폭력 생존자이자 《버자이너 모놀로그》 작가 이브 엔슬러의 마지막 고발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령 옮김 / 심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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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꽤 냉소적인 스타일이라 쉽게 울거나 마음 약해지지 않는 편인데, 유일하게 영화든 책이든 주저하게 되는 소재가 있다. 모든 종류의 가정 폭력과 학대, 특히 아동을 향한 폭력적인 행위들. 아이들은 너무나 쉽게 학대당한다. 학대받지 않고 자란 아이가 있을까. 그런 마음에 이 책을 고르기까지 조금의 용기가 필요했다.

이 책은 자신을 평생 학대하다가 한 마디 사과 없이 죽어버린 아버지라는 이름의 가해자에 대한 이야기다. 제목이 명확히 설명하듯 이 이야기의 화자인 아버지는 자신이 휘두른 학대의 서사를 차근차근 되짚으며 자신의 딸인 '에비'에게 잘못을 빈다. 끔찍한 마음을 가지게 된 과거와 되돌릴 수 없는 순간, 바로잡을 의지가 없었던 모든 순간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가해자의 이야기 따위는 전혀 듣고 싶지 않지만, 이 책은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비의 이야기'이다. "기록할 수 없는 상처는 없다"라는 말처럼, 에비는 스스로 나아가기 위해 철저히 아버지라는 대상을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처럼 힘든 이야기를 마주할 때에 주저하는 마음과, 어쩐지 죄의식에 애써 부닥치려는 비겁한 속내 사이에서, 앞으로는 조금은 가뿐하게 상처를 기록하는 나와 우리가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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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 시절 이과를 선택한 이유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해서도 있지만, 사회 과목이 싫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지리는 내가 가장 어렵게 느끼는 과목이었는데 지도에서의 위치와 나라 이름을 연결하여 외우는 게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TㅅT  그나마 어렸을 때는 집에 지구본이며 세계지도가 있었다면 지금은 네이버 길찾기를 빼면 지도를 볼일도 없다. 여행을 떠날 때도 네이버에 ‘다낭 4월 날씨’와 같은 식으로 검색만 하면 바로 나오니까. 지도며 지리를 다시 공부하는 일은 내 생애 다시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세계지리라는 단어가 재밌게 느껴져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나처럼 지도가 낯설어진 어른이들을 위한 간단한 지도 보는 법, 지도를 통해 알 수 있는 국제정세, 여행자를 위한 지도로 기후 읽는 법,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와 도시 등 특별한 장소 소개를 담고 있다. 오대양 육대주를 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마치 처음 배우는 지도인 듯 하나하나 재미있게 읽었다. ‘ㅁ ‘ 특히 내가 흥미를 느꼈던 부분은 우리가 한국에서 흔히 보는 세계지도와 미국인들이 보는 세계지도 등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지도의 모습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사실인데 내가 봐온 지도의 이미지가 너무나 강렬하게 인식되었는지 다른 나라의 시각에서 본 세계와 나의 세계가 아주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고 이상하게 느껴졌다. 오늘도 나의 편협한 시각에 반성하며 (!) 오늘부터 지리 공부를 시작하겠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앞으로 좀 더 지도에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 엄마는 나에게 늘 넓게 보고 크게 살라고 말씀하시는데, 지도를 보는 일이 그러한 삶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 의미로 올해 생일 선물로 엄마한테 지도를 사달라고 해야지!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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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피난소
가키야 미우 지음, 김난주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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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피난소

 

 

 

 

 

 

 

배경은 대지진과 해일이라는 재해가 휩쓸고 간 일본의 시골 마을. 재난 속 여성의 역할과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을 그린 소설이다.

 

다양한 나이와 성격의 세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남편을 잃고 6개월 된 아들을 홀로 지켜내야 하는 도오노는 눈에 띄는 외모 때문에 주위 남성들의 폭력적인 시선을 견딘다. 이혼녀에 술집 여자로 통하는 나기사는 폭력적인 남편을 떠나 아들과 생활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여성이다. 무능력하고 교양 없는 남편을 재해로 잃자 내심 해방감을 느끼던 후쿠코는 남편이 살아있음을 알고 절망한다.

 

당장 물 한 모금과 작은 빵 하나에 감사하는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나자, 사람들은 피난소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한다. 비상상황이니 어쩔 수 없다고 정당화하는 목소리 속에서, 살아남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속 목소리들이 너무 절절했다. 또 너무 사실적으로 느껴져 슬펐다. 내가 가키야 미우라는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다.

 

주인공인 세 여성은 각자 너무 다르게 보이지만 서로를 절실히 공감한다. 남성의 눈요깃거리가 되던 여성은 가부장제를 벗어나면 이혼녀라 멸시당하고 순응하면 목소리를 잃는다. 세 여성은 지금의 나와도 많이 다르지만, 내가 그들에 공감하고 안타까워하는 일은 그들이 나의 과거 또는 미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일에 휩쓸리더라도 조개를 줍겠다. 지금껏 읽은 작가의 소설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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