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방 - 우울의 심연에서 쓰다
메리 크리건 지음, 김승욱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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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방 / 메리 크리건



'코로나 블루'가 유행이라고 한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이고 자기만의 방에 숨은 착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곤 했지만 점점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는 나 역시 집 앞 편의점에 가는 것도 조심스러울 정도가 되자, 슬슬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우울증, 죽음, 자살, 애도와 회복을 이야기하는 이 책에 눈길이 갔다.



나의 감정을 남에게 드러내는 것은 아주 조심스러운 일이다. 좋은 감정도 그렇지만 약점이 될까 두려운 나의 거친 기억에 대해서는 쉽게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 저자는 용기 있게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고, 우울했던 모든 순간을 반추한다. 언젠가는 마주해야 했던 기억인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우울증을 마침내 의연한 시선으로 바라보기까지 3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렇다. 끔찍한 일들, 더군다나 나의 경험이라면 수년 전의 일도 바로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정도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모두 마음속에 차마 꺼내보지 못하는 절망적인 순간이 있을 것이다. 당장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그 상처를 꺼내어 어루만져 주기를 바란다. 저자가 용기를 내어 자신의 깊고 좁은 골짜기로 우리를 데려가 준 용기에 대한 보답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지만, 결국에는 끝날 것이다. 모두 코로나 블루에 결코 지지 않기를!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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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 268년 된 남자 학교를 바꾼 최초 여학생들
앤 가디너 퍼킨스 지음, 김진원 옮김 / 항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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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 앤 가디너 퍼킨스

1969년 미국 아이비리그의 예일대학교에 처음으로 여학생이 입학했다. 1969년이라니. 고작 50년 전이다. 1701년부터 268년 동안 예일은 남학생만 입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여자 화장실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채로 예일은 여학생을 맞이했다. 예일이 처음으로 여학생들을 향해 문을 열자 미 전역의 수많은 여학생들이 입학 지원서를 냈다.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는 학생부터 다양한 재주를 가진 학생까지 많은 이가 예일의 문을 두드렸고 그중 아주 소수만이 그곳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 거대한 관문을 넘고서도 예일에서의 생활은 녹록하지 않았다. 이 책은 1969년 예일대학교에 처음으로 입학한 575명의 여학생의 이야기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생생하고 흥미로운 문장과 에피소드가 꽤 두꺼운 이 책을 계속해서 읽어내도록 도왔다. 내 얘기를 하자면, 남자 고등학교가 남녀공학이 된 첫 번째 해에 입학한, 첫 번째 여학생으로 고등학교 생활을 지냈고, 180명 중에 단 10명의 여학생이 있는 공대에서 2년간 대학생활을 했으며, 50명 중에 40명이 여학생인데도 회장 자리는 남학생이 차지하는 영문과에서 또 4년간 대학생활을 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더 흥미로운 학교 및 직장 생활을 경험한 친구들을 주위에서 여럿 보았다.

이치에 맞지 않는 것들,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억압이 더 이상 내 눈에 띄지 않는 세상을 꿈꾼다. 예일은 268년 동안 남학생만 입학할 수 있었고, 고작 이제 51년째 여학생도 입학할 수 있다. 갈 길이 아주 멀지만, 앞으로도 계속 최초의 여성들이 존재할 것이다.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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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죽기 전에 꿈을 꾼다 - 호스피스 의사가 만난 1,400명의 죽음
크리스토퍼 커 외 지음, 이정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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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죽기 전에 꿈을 꾼다 / 크리스토퍼 커, 카린 마르도로시안



최근 죽음에 관한 신간이 여럿 보이는 것 같다. 이웃의 외로운 죽음을 다룬 책이나 죽은 이들의 유품정리사의 이야기를 담은 책 등. 이 책은 죽음을 '꿈'을 통해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누구나 죽기 전에 꿈을 꾼다.' 무언가 아련한 느낌의 제목에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서 말하는 꿈은 잠을 자는 동안의 꿈을 뜻하기도 하지만 죽기 전 차마 정리하지 못한 일, 이루지 못한 소망에 닿는다는 의미의 희망도 함께 뜻하는 것 같다.. 나는 원제인 'Death Is But a Dream'도 무언가 애틋하게 느껴진다..!



의사는 병과 싸우며 죽음을 외면하기도 한다는 이야기. 더 이상 치료할 수 없음이 어떤 의사에게는 마지막 선고일 수 있고, 또 어떤 의사에게는 죽음으로의 여정을 함께 시작하는 순간이라는 것. 어떤 의사가 돌보는 환자들은 모두 죽는다는 당연하지만 낯선 문장까지. 내가 전혀 알지 못한 의사라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흥미로웠다.



물론 저자가 더욱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안온한 죽음을 준비하는 환자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보고 싶은 사람의 얼굴을 꿈에서 마주한 사연. 아픈 과거를 새롭게 꿈으로 겪으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사람. 이 책에 담긴 다양한 죽음과 따뜻한 꿈을 엿보는 동안 나는 아주 따뜻했다.



우리는 (아마) 모두 유한한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장난 식으로 말하기도 하는 '오는 데는 순서 있어도 가는 데는 순서 없다'라는 말처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이다. 나중으로 미뤄둔 일, 차마 돌아보지 못한 실수의 순간과 보고 싶은 얼굴을 찾아가는 꿈. 굳이 죽기 전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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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 - 같이는 아니지만 가치 있게 사는
권미주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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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 / 권미주



밀레니얼 세대 중 남녀를 통틀어 과반수 정도의 사람들이 결혼을 꼭 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를 봤다.



나도 어렸을 땐 젊은 엄마를 꿈꿨다. 스물세 살에 졸업하여 바로 취직해서 2년 정도 직장 생활에 집중하다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미래를 꿈꿨다. 스물일곱에 아이를 낳아도 아이가 중학교 들어갈 때 나는 마흔이라며 얼마나 더 빨리 아이를 낳아야 젊은 엄마가 될 수 있는지를 고민했었다.



지금 나는, 오랜 계획 대로라면 아이를 하나 낳았을 나이가 되었다. 아이는커녕 결혼도 안 했고 연애 중도 아니다.



지금의 내 생활이 좋다. 하루를 온전히 나에게 쓰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으로 꽉 채운 작은 집에 사는 매일이 평화롭다.



그러나 가끔 주위의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에 대한 불안을 늘어놓고 미디어에서 결혼을 마치 '구원'처럼 표현할 때, 나의 불투명한 미래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 누구도 자신의 미래를 내다볼 수는 없기에 당연한 일이지만 나는 내 일이라서 더욱 두렵다.



이 책은 결혼하지 않은 마흔 살의 여성이 살아가는 일상을 담은 글이다. 주위에 결혼하지 않은 채로 나보다 오래 산 사람들, 특히 언니들이 없는 나에게는 유일하게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내 목에 칼이 들어오더라도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지만, 내 인생을 뒤흔들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 한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이십 대 비혼 여성도 아무튼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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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을 위한 언택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 사장은 이제 어떻게 말하고 무엇으로 소통해야 하는가 CEO의 서재 26
김은성 지음 / 센시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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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을 위한 언택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 김은성



코로나 이후, 언택트 시대, 뉴노멀을 달고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온다. 코로나 전후가 크게 다르지 않은 산업에 종사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서는 이러한 시류의 책이 크게 와닿거나 궁금하지 않았다.



그러나 언택트 시대가 가속화되고 업무와 관련해서든 사적으로 친구들과 만날 경우든 만남과 커뮤니케이션에 조금씩 변화가 생겨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사장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기업을 이끌어나가는 리더가 새로운 시대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전하고 있다. 나는 아직 사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나의 사업을 이루고 싶은 야망있는 사회인이기 때문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사장이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여러 종류의 회의를 진행하거나 의견을 전달할 일이 많다. 안 그래도 요새 나의 스피치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고급 스피치 스킬을 배울 수 있었다. 대학교 때 조별 발표 말고는 따로 스피치 연습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책에서 배운 테드형 스피치를 꼭 연습해보려고 한다. 내게 언제 무대가 주어질 것인가에 대해선 기약 없지만..ㅎ



코로나 시대 비대면 업무 또한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아나운서인 저자는 각자 자신의 스케줄을 성실히 수행하고 성과만 낸다면, 꼭 사무실에 앉아 자리를 지킬 필요는 없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예로 들어 재택근무시 직원들에게 요구해야 할 적절한 업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아무튼, 나는 사장도 아니고 우리 회사는 재택근무를 하지 않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적용할 수 있는 기회였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디지털 전환을 준비하는 모든 사장님(아니면 그냥 모든 사장님)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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