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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통번역 노트 - 잘못된 일본어 표현을 바로잡아주는
후쓰카이치 소오 지음 / 시사일본어사 / 2018년 8월
평점 :
“전직 NHK 기자가 알려 주는 고급 일본어 기술”이라는 문구에 혹해서 구입한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어를 올바른 일본어로 번역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으며 뉴스나 신문 기사에 자주 나오는 표현을 위주로 이야기한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번역 방법을 세 가지로 구분 지어 보았다.
같은 의미, 다른 표현
정확한 어휘
올바른 일본어 어미와 조사
첫 번째, ‘같은 의미 다른 표현’. 먼저, 같은 뜻이지만 서로 다른 한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한국에서는 ‘24시간 운영運營’이라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24시간 운용運用’이라고 하며 한국에서의 통합統合은 일본의 종합総合과 같은 의미이다. 또 일본에서는 협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교섭이라고 번역해 주어야 한다. 다음은, 표현이 다른 경우이다. 한국의 전직 대통령은 일본어로 전 대통령, 한국의 대통령 당선인은 일본어로 차기 대통령, 한국의 대변인은 일본어로 보도관으로 번역해야 한다.
두 번째, ‘정확한 어휘’에서는 단어의 미묘한 차이를 다룬다. 장비와 설비, 중단과 중지, 실종과 행방불명, 사건과 사고의 차이 등을 설명하며 상황에 따른 올바른 어휘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이를테면 ‘중단’이란 지금까지 지속했던 일을 어떠한 이유로 잠시 멈추고 상황을 봐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이며 ‘중지’란 말 그대로 행위를 멈추고 재개하지 않을 때 사용한다.
세 번째, ‘올바른 일본어 어미, 조사’에서는 まで와 までに, ぶり와 以来, ~を와 ~に 등 바꾸어 쓰기 쉬운 일본어 어미, 조사를 설명하며 어떤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지 짚어준다.
이렇듯 한국어와 일본어는 비슷한 듯 다르다. 요즘 친구에게 일본어를 가르쳐 주고 있는데 친구가 종종 “왜 일본에서는 이렇게 말해?”라고 질문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그저 문화의 차이일 뿐 절대 이상한 표현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한국어와 일본어의 차이는 짚으면서도 그 차이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특히, ‘기존의’를 설명하며 “한국에서는 새로운 것이 등장하면 ‘기존의’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이전의 것은 아주 존재가치가 없다는 식으로 말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왜 ‘기존의’가 ‘존재가치가 없다’로 이어지는지 한국인도 이해할 수 없는 해석이었다.
이렇듯 간혹 불쾌한 해석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일본어를 공부하기에도 한국어를 공부하기에도 유익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