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도 하층민의 인생역전기...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주인공의 지독한 삶의 기억들이
차마 단순하게 저리 부를 수 없게 한다.
물론 결과적으로 보상을 받았다면 그렇다 하겠지만...
이런 결말을 맞지 못 하고 사라져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정확한 출생도 알지 못 하고
뭐하나 제대로 배우지도 못 하고
양껏 배불리 먹어본 기억도 거의 없고
한 지역에서 뿌리내려 장기간 살아본 기억도 없다.
늘 굶주리고 도망다니며 살아온 람 모하마드 토마스는
10억 루피의 상금이 걸린 퀴즈쇼에 나가
출제된 모든 문제를 맞추고 상금의 주인공이 된다.
 

이슬람과 힌두교의 성인 이름이 섞여 있는 그의 이름처럼
그의 삶은 뭐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이게 정말 사실일까 싶을 정도로
어두운 유년 시절의 기억은
유난희 고생담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정서와 잘 맞아떨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작년에...(제작년인가...^^;;)
배낭여행으로 다녀온 인도의 모습이 곳곳에서 느껴져
깊이 몰입할 수 있었으며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때에 절고, 말라비틀어진 팔다리를 가졌으며
호시탐탐 주위를 둘러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던
많은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눈 앞에 보이는 듯 하여
소설의 재미를 한층 돋우어 주었다.
 

피와 땀에 절은 주인공의 고생담은
퀴즈쇼에서 등장하는 문제들을 푸는 열쇠가 된다.
만약 그가 부유하게 잘 자라 많은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다면
그처럼 모든 문제를 맞추지는 못했으리라...
경험은 최고의 재산이며 몸으로 습득한 것 만큼 오래 남는 것은 없다.
막판의 반전이라면 반전이랄 수 있는 내용까지
버릴 것이 별로 없는 책이었다.
 

다만...궁금하다면 궁금하고
못마땅하다면 못마땅한 사실 하나...
이 책의 작가는 법률가 집안에서 태어나
안정된 생활과 충분한 교육을 받았으며
외교관으로써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생활했다.
무엇하나 모자랄 것 없는 삶을 살아온 그가,
그것도 업무 중 단 두달만에 집필을 마쳤다고 할 만큼
글쓰는 재능까지 타고난 그가
과연 얼마만큼 인도 하층민의 삶과 고난을 알기에
이런 책을 썼을까 싶다.
있는 자의 치기어린 잘난 척인지
어려운 사람들을 가까이 보고 돌보아 온
알려지지 않은 그의 삶 덕인지는 알 수 없다만
참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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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y - 지구 반대편을 여행하는 법
정준수 지음 / 플럼북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나 역시 여행을 좋아하고
내 혈관을 타고 흐르는 역마살에
잠 못 이루는 스타일이다.
 

때론
직장도 그만두고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조차
나몰라라 하며 박차고 떠나는 나인지라
끓어오르는 여행에 대한 욕구와
다녀온 후의 나만의 이야기들을
제3자에게 알려주고 싶어 어쩔 줄을 몰라한다.
 

그러나
내가 그토록 감동받고 벅차하던 순간의 감정들은
그 곳에 등을 돌려 떠나온 순간 바래졌고
안 쓰던 기능까지 사용해가며 찍어온 사진들은
과연 내가 그곳에 있었던 적이 있나...싶게 만든다.
 

가끔 내가 다녀온 곳
혹은 가고 싶은 곳에 과한 여행기를 읽다가
나와 같은 곳을 보고
나와 같은 길을 걷고
나와 같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발견하면
한번도 본 적 없는 그들이
나와 공유한 어떤 기억 때문에
살갑게 느껴지고 가깝게 여겨진다.
 

그 덕에 잊고 있던 여행지에서의 기억...
골목 어귀에서 나를 몰래 훔쳐보던 꾀죄죄한 차림의 꼬마,
숙박비에 포함된 조식을 위해 프라이팬을 들던 두툼한 아저씨의 손,
흔들거리던 야간 열차에서 깜박 자다 깨서 봐버린 시커먼 들쥐...
이런 것들이 하나씩 다시 떠오른다.


남들따라 나도 한번,
유명지니까 하도 한컷,
안 먹어보면 후회할테니 한입...
이런 류의 자기자랑 여행기는 이제 지겹다.
비단 여행기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 중에서 옥석을 찾아내기가 유독 힘든 것은
평범한 일반인을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와 동급이게 할 수 있는
멋부린 향수로 휘감지 않은,
글쓴이 자신의 체취가 녹아드는 분야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 나와 비슷한 체취를 가진 사람이 있다.
눈여겨 보지 못 하고
쉽사리 눈치 채지 못한
일상의 언어들로 담담히 적어내려간 글이 있다.
비록 나는 그곳에 가지 못 했을지라도
그곳을 마음에 담아온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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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 읽는 노인 Mr. Know 세계문학 23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단 하나다.
연애소설 읽는 노인, 안토니오의 책 읽는 방법때문이다.
 

난 책을 빨리 읽는 편도, 느리게 읽는 편도 아니다.
그치만 책을 사랑하고 보고픈 마음은 너무 앞서서
책을 구입하는 속도를 내 책 읽는 속도가 쫓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온갖 매력을 자랑하는 무수한 책들이 
서재에, 책상에, 가방에, 서점에 넘쳐나는데
내 속도는 너무 더디게 흘러만간다.
 

빨리 읽으려면 못 읽는 것도 아니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그 장면장면을 머리 속으로 그려보고
등장인물들의 말을 나즉히 소리내어 되내어보고
그들의 행동을 슬쩍슬쩍 따라하다보면
시간은 금세 지나가버리고 만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단어 하나, 음절 하나, 문장 하나를 곱씹어 반복해서 읽고 또 읽는
노인의 모습이 너무 반갑게 느껴졌다.


그 정도의 나이이면
살아온 세월과 경험의 무게의 찌들어
좋은 말에도 아름다운 광경에도 무덤덤해지기 마련인데
노인은 뒤늦게 "말"이 주는 아름다움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이들 역시 그랬겠지만
나 역시 노인과 바다가 떠올랐다.
그치만 헤밍웨이의 책에서
끈질기게 자신과의 사투를 벌이며
최후엔 뼈만 남은 황새치(맞나?)를 배에 매달고 오는 노인의 모습은
내겐 어딘가 맘 한구석이 편치 않은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러나 안토니오의 경우
자연, 혹은 그 안에 속한 맹수들까지
자신의 존재와 동일시하며 존중하는 모습에서
애닯은 사랑의 아름다움을 사랑할 수 있는
순수한 정신세계가 느껴져
마음 뿌듯한 기운이 몸에 가득해 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이라면
기분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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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된 진실- 계급.인종.젠더를 관통하는 증오의 문화
데릭 젠슨 지음, 이현정 옮김 / 아고라 / 2008년 2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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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횡단기-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미국 소도시 여행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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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의 19세기 세계일주- 적도를 따라 펼쳐지는 낭만과 모험의 기록
마크 트웨인 지음, 남문희 옮김 / 시공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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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의 진실- 작가와 도시: 시드니
피터 케리 지음, 김병화 옮김 / 효형출판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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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뉴욕, 나를 사랑한 뉴욕- 어느 장기여행자의 마이너리티 뉴욕론
김정은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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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문하면 "12월 1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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