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의 거짓말
제수알도 부팔리노 지음, 이승수 옮김 / 이레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 리뷰에서 말했 듯이 제목이 전부인 책이다.
안타깝게도 왜 저리 제목을 지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리되겠구만~ 하는 맘으로 책을 보게 만든 것인지...
아무리 겉포장보다 알맹이가 중요하다고 해도
겉포장에서 첫인상을 받고 그 이미지가 한동안 지속되며
거기서 많은 선입견을 갖고 그 속은 냉정하게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제목이 아니더라도 결말을 쉽게 예측할 정도의 내용이긴 하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국왕의 암살음모에 가담한 4명의 죄수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기 바로 하루 전날의 밤에
서로의 이야기를 고해성사하듯 털어놓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온 4명의 이야기...
그리고 그 방에 미리 와 있던 수도사 한명...
 

그들이 밤새 펼쳐놓는 이야기들은
오페라의 아리아, 유명 고전, 음악, 시 등에서 인용한 문장들로
더욱 맛깔스러워진다.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많은 주석들로 책의 흐름을 끊는다면 그렇다고도할 수 있겠다.
정확한 시대나 상황을 짐작하기 어렵게 만들었지만
굳이 그걸 부인하려고도 하지 않는 작가의 의도가
픽션의 매력을 한껏 살렸다고나 할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은 물 흐르는 자연스럽다하겠으나
전체적인 내용의 참신함이나 기법의 단조로움, 예상되는 결말 등의 요소로 말미암아
별 3개정도에 그친다 하겠다...
한마디로 so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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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빵, 파리
양진숙 지음 / 달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싫다고 멀리 하게 되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기까지 수백 배의 시간이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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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빵, 케이크, 과자에 관한 얘기이다.
저자의 빵에 관한 사랑이
책 전체에 묻어난다.
빵이 너무 좋아 프랑스로 나아가 빵에 관한 공부까지 한 저자에게
감히 나 역시 미친듯이 빵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쑥스럽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산더미같이 빵을 눈앞에 쌓아놓고 폭식을 일삼는 내게 
최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애쓰다 흑마술서를 우연히 손에 쥐게 된
심지 약하나 욕심 많은 고수의 심정을 느끼게 했다.
 

전에 유럽여행을 갔을 적에
도시 곳곳에서 넘쳐나는 빵굽는 냄새와 커피 냄새에
하루종일, 여행 내내 행복했었더랬다.
지금도 아침에 갓 구워나온 빵을 위해
주말의 새벽단잠도 종종 포기하는 나인데
오죽했으려구...
 

저자가 빵 하나, 과자 하나, 케이크 하나에
개성을 부여하고 얼마나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책장을 넘기는 손마디에 진득하게 묻어날 정도이다.
컬러감있는 여러 사진들 역시
먹음직스러운 모습들을 잘 담아내고 있다.
 

좋은 향기를 위해 걸어두는 방향제처럼
내 서재에서 늘 향긋한 빵냄새가 나길 바라며
책장 한쪽에 고이 넣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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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감히 제일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라 말하고픈
온다 리쿠의 작품이다.
물론 그녀의 작품은 꼴랑 2개 읽어본 것이 전부다.
그치만 누구나 그런 걸 느끼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나와 같은 걸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하는 느낌이랄까...
그녀의 책에서 나는 그런 인상을 받았다.
 

밑줄 긋는 남자라는 책에 보면
주인공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다 읽어버리면
더 이상의 기쁨을 누릴 길이 없어
일부러 읽지 않고 남겨두고 다른 책에게 관심을 가져보려 한다.
나 역시 온다 리쿠의 책들을 책꽂이에 죽 늘어놓고
아껴서 봐야지~ 하며 기다리다 펼쳐든 책이다.
 

이 책은 4가지의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근데 이 책 안에는 또 하나의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란 책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그 책을 둘러싼 4가지 이야기가
이 책 "삼월은 붉은 구성을"의 내용이다.
 

작자미상의 신비한 이야기로 꾸며진 이 책은
안쪽 [삼월]이든, 바깥쪽 "삼월"이든
무척 매력적이라고 밖엔 말할 수가 없다.
 

온다 리쿠의 소설은
노스탤지어적 성격이 강하고
또한 미스테리적인 성격도 띈다.
완전한 미스테리라기 보단
약간 환상적인 느낌이라고 하면 충분한 설명이 될까?
 

그녀의 소설에선 감추어진 비밀이나 살인사건조차도
잔인하거나 피튀기는 느낌이 아닌
몽환적이고 꿈꾸는 듯한 차가운 환상같은 느낌을 준다.
캐릭터 하나하나의 존재감도 대단하지만
이야기를 진행시키며 등장하는 소품이나 매개체조차
그 본분을 넘어서는 영향력을 지닌다.
 

개인적으로는 2번째 이야기인
[삼월]의 숨겨진 작가를 찾아가는 두 여인의 기차여행 이야기와
3번째 아름다운 두 소녀의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
읽는 내내 온다 리쿠 특유의
향기나는 자욱한 안개에 휩싸인 듯한 환상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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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환상문학전집 4
마가렛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지금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미래...
총칼을 앞세운 군사쿠데타로 북미에 세워진 가상 국가 [길리어드]에선
이른바 남성인 "사령관"계급이 모든 걸 지배하며
여성은 단지 명목상의 아내, 애 낳는 씨받이, 집안살림하는 시녀,
그마저 필요없는 여자들은 비여성으로 죽임을 당하는 세상...

 
전쟁이 일어나고 세상이 바뀌면
언제나 피해를 보는 건 여성과 노인, 아이들이다.
총칼을 들고 앞장 선 이가 기운 센 남성들이라 그렇다는 건가...
피비린내 나는 살육전에 처음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박탈당할 만한 죄란 말인가...
 

삶을 이어가고 세대를 계승하고
이전시대의 기억을 다음세대로 물려주는 것은
언제나 할머니와 어미니로 이어지는 여인들의 몫이었다.
새 생명을 태어나게 하고 돌보며 가르치고 성장시킨다.
어째서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제시하지 못하는 삶은
대우받지 못하는 것일까...
 

이 책의 작가는 여성이다.
핍박받는 현실의 모습을 역사의 피해자인 여성의 눈으로 잘 묘사했다고 본다.
특히 죽느냐 사는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는 고전적인 물음에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과
말하는 자유와 원하는 것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자유까지 억압당한 그녀의
낮추어진 시선을 따라다니는 끊임없는 생각의 꼬리들...
종신형을 선고받은 죄수가 감방안에서
입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의 억눌인 사상과 감정들을 글로 풀어내듯이
그녀 역시 끊임없이, 혼잣말 하듯이 소리죽인 그녀의 생각들을 풀어간다.
 

그러나 수동적인 피해자로서의 여성을 묘사하는 것이
너무 일방적이고 편들기적인 모습까지 되어버렸다.
특히 여성의 권위를 죽여버리고 철저한 남성 지배의 사회를 세운 [사령관]들이
남성으로서의 본능적이고 근본적인 "성"에 관한 기쁨과 권리를
그런 식으로 묶어놓는 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내의 입회 하에 그것도 한 침대에 씨받이 여상과 같이 누워
단지 "사정" 그 자체로 끝나는 일방적인 관계를 위해
남성인 [사령관]들이 이런 쿠데타를 벌였다고는 믿을 수가 없다.
온전한 아기를 얻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그래서 부분별한 성관계를 막는다는 전제라면
오히려 인공수정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그들이 얻은 승리와 전리품조차 누릴 수 없는 세계...
애초에 [길리어드]라는 국가의 존립 이유 자체와 맞아떨어지질 않는다.
쿠데타가 일어나 새로운 국가가 세워진 지 얼마지나지 않은 시점이기에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었다고도 볼 수 없는 상황이라 더욱 말이 안 된다.
 

대상이 삶 자체이든, 그림이든, 여기서처럼 쿠데타 이후의 세상이든
여러 사람들과 다방면의 시각이 살아 있다.
말 그대로 우린 사회적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여성의 세상을 묘사한 것은 흥미로울 수 있지만
애초의 발단부터 여성 한쪽의 힘으로만 출발한 것이 아니기에
좀 더 넓은 시각이 필요했지 않나 싶다.
이래저래 많이 아쉽고 그래서 더욱 답답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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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Travels 쉬 트래블스 1 - 라틴 아메리칸 다이어리 1
박정석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외국에서 박사학위 과정 밟던 중에
다 뿌리치고 남미로 떠난 여자의 이야기이다.
 

좋은 여행기를 찾아내기란
내겐 아이라인을 그리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운 좋으면 10번에 한번...대게는 20번에 한번쯤 괜찮게 나오는 확률
 

그러나 어디든 공통점은 있게 마련이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벌써 다녀온 장소라던지
여행지에 대한 너무 기본적인 상식조차 없던지...간에
여행 자체의 즐거움은 한결같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시종일관 깝깝하게 구는 그녀의 이야기는
남미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기 보다는
그녀의 우울함과 짜증이 내게도 묻어날 듯 초조하다.
타지에서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도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반응도
모든 것을 훌훌 던지고 떠나온 사람의 마음으론 보이지 않는다.
 

부모님 신세지는 게 마음에 걸리고
돈 한푼 없는 백수라 안타깝고
돈 아끼느라 전전긍긍해대는 모습...(스스로가 한 묘사에 따르자면)
이 서울에서만도 돈 없어서 정규교육도 힘들게 하고
가족 벌어먹이느라 자기 안위는 생각도 못 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유학에 해외에서 공부까지 잘 하고
자기 말마따다 별로 돈 쓸일 없어
그럭저럭 먹고 살 수 맀다하면서
어딜 돈 없다고 징징거리는지.
 

왜 매사에 뭘 봐도 삐딱하고 어둡게만 보려 드는지...
비판적이고 고독을 즐기는 것과
비관적이고 꼬투리를 잡는 것과는 다르다.
꾸준히 공부를 한 탓인지
새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친절하게도 배경 및 풍경 묘새 장황하고
돈 아낀다고 싸구려 음식에 싸무려 여관 전전한다는 얘기...
보고서 쓰듯 계속 나온다.
 

여행은 새로운 장소에 가서 숨쉬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들의 삶, 생활, 문화, 음식 등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여행의 묘미가 살아난다고 본다.
그래, 돈 없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치자.
그럼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비슷한 단어와 비슷한 패턴으로
새로운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작가가 이동을 하고 있기는 한 건지 확인하게 된다.
여행을 다녀와 무언가 변화를 겪고
자신을 돌아보고 갈길을 발견하고
내내 즐겁고 기뻐야만 정석이란 것은 아니다.
다만 새 장소에 대한 보고서 글귀스런 묘사와  
간혹 잘 나가는 듯 하더라도 삐딱한 시선으로 마무리 되는 이야기들...
책의 80%가 넘는 부분을 차지하는 닫혀진 마음과 시선이
이 책을 보는 데 들인 시간과 노력을 진심으로 아깝게 만들었다.
내 삶의 최악의 책이다.
솔직히 별 한개도 주고 싶지 않다.

알라딘, 별 안 줘도 글 올릴 수 있게 해주세요.

안되면 별 반개짜리라도...

것도 곤란하면...까만별이라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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