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 이야기
베르나르 키리니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4차원이라는 말을 쓰지만
그 전엔 단지 또라이였다.
혹은 쟤 왜 저래...라는 손가락질의 대상일 뿐인 사람들이
최근엔 매력적인 존재로 재평가 되고 있는 것은
지루한 인간들로 가득한 세상을 살면서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네들의 말이나 행동이 우리로 하여금
개그맨들의 자극적인 언동과는 달리 신선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키리니는 그런 작가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일이 생기면 어찌될까...하는 류의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작품의 소재로 활용한 작가다.
조금은 역겨울 수도, 어느 정도는 황당할 수도, 때로는 말도 안된다는 식의 반응들을
그의 단편들을 보며 다양하게 느껴볼 수 있다.
 
[수첩]은 훌륭한 작가로 평가받는 사람이 몸에 항시 지니고 다니는,
작품의 소재가 될 메모들을 수시로 기록하는 수첩을 훔쳐
자신만의 작품을 쓰고자 하는 무능한 작가지망생이야기이다.
 
[착각의 나라]는 저명한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포기한
(야푸족}의 언어에 관한 비밀을 밝히는 이야기이다.
 
[영원한 술판]엔 한번 마시면 영원히 취기가  깨지 않는
신비의 술 "즈벡"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다.
 
이 외에도 책의 제목이 된 [육식이야기], [기름바다] 등
어디선가 있을 법한, 누군가는 한번씩 상상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
조금은 씁쓸하게, 혹은 비참하게
인간 특유의 본성을 비추는 듯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단지 그의 단편들을 4차원 작가의 상상력이라고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작가 "베르나르 키리니"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면
[기상천외한 피에르 굴드]를 읽는다면 다소나마 이해가 가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는 피에르 굴드라는 인물에게
자신의 모습을 끼워넣지 않았을까 싶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재미난 작가를 발견하는 것은 늘 뿌듯하다.
오늘 큰 대어를 낚은 기분이다.
음하하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왕님과 나
우타노 쇼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우타노 쇼고의 책을 좋아한다.
다 구입해두고 나중에 다시 한번 봐야지...정도...
꽤 재미나기도 하고, 진행도 빠르며, 막판에 등장하는 반전들도 꽤나 마음에 든다.
그치만 우타노 쇼고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나중에 읽으라고 권해주고 싶다.
나도 나중에 굳이 다시 들쳐볼 생각이 없다, 이 작품만은...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장르소설은 작가가 지어낸 픽션이다.
추타노 쇼고를 처음 접하는 데 이 책을 집어든다면 조금 실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이 책은 또 한번의 픽션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미리니름이라 여겨질 수 있으므로 여기까지만...하겠다)
 
신토 카즈마가 생각하듯이
일본이란 나라는 정말 망조가 들었나보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로리콤, 히키코모리, 오타쿠, 소아성애자, 초등학생 매춘부,
44세이면서 아직도 직업없이 부모에게 엊혀사는 남자...
어찌 이리 다 모아놓았을까 싶은 인간 군상들이 줄지어 등장한다.
 
미스터리물의 정석대로
단서와 추리 등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정론이라 여기는 분들은
필히 이 책을 멀리하시고
알라딘의 요술램프같은 판타지스런 상황을 좋아한다면 보셔도 상관없습니다....라고 마무리하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메리칸 러스트
필립 마이어 지음, 최용준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번 거짓말을 시작하면 줄줄이 이어 계속 하게 된다.
첫번째 거짓말을 믿게 하려고 이것저것 계속 꼬리를 물어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이어지는 거짓말 뭉텅이가 너무 커지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그 순간 자폭이다.
처음에 사실대로 말했다면, 의외로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었을 것을
그다지 악한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아이작과 포의 경우도 그랬다.
부랑자가 포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고, 피가 흐르는 것을 본 아이작은
친구를 도와야한다는 생각에 곁에 있던 공구들 중에서 베어링을 집어들어 던졌을 뿐이다.
다만 그게 3kg정도의 무게가 나갔으며
아이작은 있는 힘껏 던진데다가
한 부랑자의 머리를 정통으로 맞춰다는 게 문제였던 것이다.
그들은 뜻하지 않은 사고에 당황했으며 바로 모든 사실을 이실직고했으면
정당방위로 끝날 수도 있었을 사건이 마냥 커져만 간다.
 
철강산업으로 한때 호황을 이뤘다가
크게 몰락하여 패배자들과 남겨진 자들만의 마을이 되어버린 곳에서
한때는 모두의 희망이었지만 지금은 문제아처럼 되어버린 아이작과 포에게
이번 사건은 떠나야만 했던 때를 외면한 벌이라고 여겨진다.
오랜 시간 그들을 옭아매고 있던 이 도시의 모든 것들에 대한 원망과 좌절감에 괴로워했지만
이번 사건을 전환점으로하여 결국엔 스스로의 의지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최초의 선택을 하게 된다.
 
아이작과 포, 그리고 아이작의 누나와 포의 엄마 그레이스, 그레이스의 연인, 아이작의 아버지 등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 한다.
단지 나이를 먹고 군살이 붙으며 관절은 굳어지고 주름이 생겨가는 것만이
어른이 되어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차근차근 보여준다.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으며
적당한 때에 올바른 판단을 내리며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판단과 결정에 책임을 지는 것이 진정한 성장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병사, 비행기 조종사, 자동차 경주 선수 같은 사람들이 죽는 건 두 번째 실수 때다.
첫 번째 실수를 저질렀을 땐 살아나지만 자신이 그런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는 순간
그 사실에 정신이 팔려 다음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사람이 죽는 건 첫 번째가 아니라 이어서 저지르는 두 번째 실수 때문이었다.
해리스의 아버지는 콜세어 조종사였는데,
공중전 중에 큰 실수를 저지르면 재빨리 편대를 떠나야 한다고 해리스에게 말했다.
어느 정도 주위가 트인 공간으로 나와 머리를 식힌 뒤 전투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런 경우인가? 확신할 수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죄자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선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일단 제목이 저 모양이란 건, 내가 서술트릭을 싫어라한다는 것이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도착의 론도]때도 일종의 배신감이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바 말장난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은 정정당당한 미스테리소설의 정도가 아니라고 본다.
그치만, 이번 [원죄자]는 꽤 재밌었다.
등장하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뭔가 비뚤어진 경향을 가진 인물들이고
원죄(억울하게 누명을 쓴 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가 싶다가 마지막에 뒤통수치는
뭔가 그런 황당한(?) 반전이 나름 재미있었다.
반칙이라고 억울해한다면 할 수 없지만, 나야 워낙 둔한 타입인지라
결국 최후의 결말과 범인을 전혀~ 추리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이 두꺼운 이유는 사회파 미스터리물들이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여러 사건들이
얽혀들어감으로 인해서 생기는 연결고리를 위함이 아니다.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철저히 자신의 입장과 캐릭터를 고수하며 각 파트의 역할을 100% 연기한다.
사건르포기자, 경찰, 범죄자, 방화범, 피해자, 피해자의 유족, 구명운동단체 등
그들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따로 또 같이 움직이지만
결코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는 법 없이 어떤 영향도 받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다.
그렇다고 그들의 깊은 내면이나 심리묘사가 등장하지는 않는다.
아마 작가가 애초에 사회파 미스테리물로 작품을 끌고갈 생각이 없기 때문이리라.
세상사는 게 뭔가 복잡하고 비비 꼬인 것 같지만 실상은 이런거야~
라는 듯한 작가의 못고리가 느껴지는 듯 하다.
대단할 것도 없고 숨겨진 것도 없어.
빤히 보이는 사실을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거 뿐이지...라는걸까...
 
[도착]시리즈에 이어, [~자]시리즈가 있는데
이후에 읽을 작품이 이것만 못하지 않을까 싶어 괜시리 다음 책을 보기가 망설여진다.
이 책의 평이 제일 좋은 것 같기도 해서 더욱 그렇지만, 그래도 결국 나머지도 다~ 보게 될 듯 하다.
아, 이 작품 빌려서 봤는데 결국 소장용이었다.
후에 내용이 가물가물해질 때쯤, 다시 한번 꺼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링 짐 매드 픽션 클럽
크리스티안 뫼르크 지음, 유향란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한눈에 여자의 마음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매력을 갖춘,
빠져들면 분명 내가 마음 아플 일이 줄창 있을 것이 분명한,
그러나 별 생각없이 내민 그의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는
속칭 나쁜 남자가 아일랜드의 한 바닷가 마을에
딱 그의 이미지같은 오토바이와 함께 등장한다.
나쁜 남자를 설명하는 정석 코스같이
매력적인 미소와 뭔지 모를 신비감까지 느껴지는 눈빛, 단단한 체구와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치명적인 말솜씨...
게다가 직업조차 이야기꾼이란다.
말빨로 사람을 홀리는 게 직업인데다가 멋진 외모까지 있으니 뭘 더 말하랴...
마을 처녀들은 줄지어 그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피오나와 쌍동이자매, 그리고 그녀들의 노처녀 이모까지 사랑에 빠진다.
그 와중에 마을 인근에선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나쁜 남자와의 인연이 흔히 그러하듯
이 3자매와 이모의 사랑 역시 그 끝이 좋지 않다...
이야기는 일단 이모와 피오나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피오나가 남긴 비망록을 우연히 줍게 된 우체국 직원이 그녀들의 사연을 좇게 되면서
사건의 전말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그치만...
로맨스에 얽힌 치정살인이라서였을까...
대단할 것 없는 살인사건에
그다지 짐작 못 할 것도 없는 결론에...
그토록 치명적이라던 짐 퀵의 매력은... 그닥 땡기지 않는다.
얘 나쁜 남자...맞나? 싶은...
그가 들려주는 켈트족 왕자와 늑대에 관한 전설이 조금 흥미로울 뿐...
모든 부분에서 조금씩 아쉽다.
 
재미있어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말하기 조금 어렵지만
내 취향은 아닌 듯 하다.
조금 지루하기까지 했으니...
자고로 나쁜 남자는 가까이 하지 말 것이며,
나쁜 남자가 등장하는 책도 멀리할지어다...인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