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묘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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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추리작가 시시야 가도미에게 기억을 잃은 한 노인의 의뢰가 들어왔다. 유일한 단서는 그가 직접 썼다고 추정되는 '수기'. 수기에는 '흑묘관'에서 그가 경험한 기괴한 사건의 전말이 적혀 있었다. 그 기괴한 사건이란 검은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의 건물인 흑묘관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

시시야 가도미는 담당 편집자와 함께 이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일련의 '관'을 설계한 불가사의한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연관되어 있음을 안다. 이제 무대는 도쿄에서 북단의 삿포로, 아칸으로…. 조사 끝에 밝혀진, 세상이 뒤흔들릴 만한 진실은 무엇일까? ]

 

현대물을 보다보면 정통 미스테리물이 당길 때가 있다. 아야츠지 유키토는 이른바 '관 시리즈'로 알려진

밀실미스테리의 정통파라 할 수 있는 작가이다. 클래식한 장르 소설이 궁금해 진 내 눈에 안성맞춤의 책이 눈에 띈 것이다.

 

한 노인의 수기와 현재 시점에서 펼쳐지는 시시야 가도미의 추리가 교차로 진행된다. 그다지 치밀하거나 복잡한 구조는 아니며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아 후딱 읽기 좋다. 인물의 정체는 나도 금방 눈치챘을 정도니 작가 역시 그다지 꽁꽁 숨기려하지는 않았나보다. 다만 흑묘관의 비밀은 역시 눈치채지 못 했다. 나 같은 독자가 많아야 미스테리 작가들이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활동할 테니 스스로를 둔하다고 자학은 하지 않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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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구애 - 2011년 제42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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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소개로 읽게 된 국내작가의 단편집이다.

개인적으로 국내작가의 책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사실 편혜영 작가의 책은 여러 블러그에서

관심있게 보고 책도 보관함에 담아두었던 터였다. 단지 국내작가의 책을 잘 읽지 않는 탓에

선뜻 장바구니에 담거나 도서관 대출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었다. 언제 한번 봐야지...하던 차에

지인의 소개와 마침 방문한 도서관에 거의 새책으로(사람들이 잘 안 빌려갔나??) 꽂혀 있기에

(옆에 나란히 꽂힌 '서쪽 숲에 갔다'는 너덜너덜했다... 이유가 뭐지? 서쪽 숲이 훨씬 더 신간인데)

덜컥 집어 들었다. 이것도 인연인게야...하는 마음으로...

자주 우울한 상태에 빠지는 나를 잘 알아서인지...지인은 컨디션이 괜찮을 때 보라고 덧붙였었는데

결국 나는 날씨도 마음도 가라앉은 상태에서 이 책을 펴 보고야 말았다.

 

국내 작가의 책을 그다지 읽지 않는 이유는 뭐랄까...책의 성격이 너무 편향적인 듯 하달까...

너무 심각하거나 너무 가볍거나... 가벼운 쪽은 말 할 필요 없겠지만, 심각한 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뭐 그리 하지 못한 말이 많고 외면하고픈 일들이 많고 심사가 꼬여 툭탁거리고 한이 맺히고들 하는지...

이 땅의 정서란 게 역사만 보더라도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건 알겠지만 꼭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뜩이나 깝깝한 세상, 더욱 답답하게 들여다 보기 싫어서이다.

이 책 역시 크게 다르진 않았다. 답답하고 꽉 막힌 듯 하고 불안하고 불편하다. 단편집인데다 각각의 길이가 짧은 편이라 중도에 얼마든지 덮어버릴 수 있었으나 이상하게 그리 되진 않더라. 하나하나의 끝맺음이 질척대거나 끈적이지 않아서이지 않을까... 뭔가 뚝 하고 끊어지는 느낌도 없고 단편이랍시고 일상의 어느 한 부분만 생뚱맞게 들어낸 것 같지도 않다.

 

뜨거운 물이 담긴 컵에 찬물을 부으면 서로 다른 물의 차이로 인해 온도가 변한다. 서로의 온도가 다른 쪽에 영향을 미쳐 본디의 것을 변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온도가 비슷한 물을 섞으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영향을 미치고 변해야 할 폭의 차이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내 컨디션이 더 나빠지지 않았던 건 그런 이유에서라고 생각된다. "저녁의 구애"의 온도와 내 마음의 온도가 거의 같았기 때문에 난 끝까지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어쩌면 다른 책도 찾아볼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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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에쿠니 가오리.가쿠타 미츠요.이노우에 아레노.모리 에토 지음, 임희선 옮김 / 시드페이퍼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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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일본 최고의 여성작가 4인이 2010년 10월에 방송된 일본 NHK BS하이비전 기행 프로그램 [프리미엄 8]에 출연, 각각 유럽의 슬로 푸드와 소울 푸드를 찾아 여행을 하고 그곳을 배경으로 쓴 이야기를 엮은 단편소설집이다. 이노우에 아레노는 피에몬테 주(이탈리아), 에쿠니 가오리는 알렌테주 지방(포르투갈), 가쿠타 미츠요는 바스크 지방(스페인), 모리 에토는 브르타뉴 지방(프랑스)을 무대로 음식과 사랑, 치유의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고 있다.

각 단편에는 난민 캠프의 사람들을 위해 식사를 만드는 여성, 의식이 없는 나이든 남편을 간병하는 젊은 아내, 시골에 사는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갈등하는 요리사, 애인의 바람기로 고민하는 게이 남성이 등장한다. 주인공들 저마다의 가슴속에 자리한 음식에 대한 추억은, 이국적인 풍경의 묘사와 조화를 이루며 독자들의 마음의 허기를 달래준다. ]

 

[그때 나는 똑똑히 알게 되었다. 그래 봐야 뭐가 달라지냐는 질문이나 던지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주 잠시 동안 식사를 제공한다고 해서 뭐가 해결되겠냐는 생각이야말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런 사실들을 나는 그때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알게 되었다. 해결을 기다기는 동안에, 부정을 폭로하는 사이에, 평화를 외치고 있는 틈에, 정의를 내세우고 있는 시간에 사람들은 굶주름으로 죽어간다. 1년 후, 5년 후, 어떤 미래건 오늘이라는 날을 넘기지 못하면 영원히 오지 않는다. 걱정은 미래가 아니라 오늘, 지금 해야 한다.]

 

[내 생각에 같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의미 있는 행위다. 아무리 섹스하는 사이라도 별개의 인격이라는 사실을 바꾸지 못하는 두 사람이, 매일같이 똑같은 음식을 똑같이 몸속으로 집어넣는다는 행위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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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日1食 - 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1日1食 시리즈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양영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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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화제다... 언제는 소식을 하자더니 이젠 아예 하루에 한끼만 먹자한다...

원시시대의 인간이나 동시대의 동물들은 사냥을 해서 성공하면 그 식재료를 섭취함으로써

1일 1식 혹은 2,3일에 1식을 통해 생명에너지를 이어갔다고 한다. 오랜 세월 그리 살아서

유전자는 그 시스템에 맞춰 신체를 유지/활성화시키도록 해왔는데 근래에 들어 인류가 3끼를

모두 먹게 됨에 따라 몸은 과식 혹은 포식 상태가 되고 우리의 신체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 해

비만 및 각종 질병을 유발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1일 1식을 해도 건강엔 아무런 지장이

없을 뿐더러 되려 건강과 장수의 힘을 기를 수 있게 된다는 것이 1일1식의 주된 골자다.

운동을 안 해도 되고 금주를 할 필요도 없단다... 그래도 얼마든지 매끄러운 피부와 잘록한 허리라인을 가질 수 있다 한다. 몸 움직이는 건 귀찮고 식이조절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보시길...

 

문제는 우리는 저자가 말하는 원시시대(저자는 기아시대라고 표현)에 살고 있지 않다. 넘치는

식재료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환경의 변화를 말하는 거다. 활동의 종류나 범위도 다르고

각종 내외부 스트레스 요인이나 과거로부터 전해온 유전적 질병이나 호르몬 변화 같은 거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거다. 저자처럼 정시 및 근거리 출퇴근이 가능한 사람이 얼마나 되며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 받거나 부담을 끼치지 않고 저리 살 수 있는 사람은 좀 드물지 않을까...

굳이 현대인의 식이가 너무 과하다고 할 게 아니다. 과한 건 뭐든지 다 안 좋다... 1일1식도 너무

거창하고 과한 게 아닐까 모르겠다. 간헐적 단식이니 주 2회 단식이니 쁘띠 단식이니 말만 다르고

쏟아져 들어오는 내용은 비슷하다. 저자말처럼 그리 먹으면 농축산물이나 어패류 등도 지금처럼

존재하는 양만큼 필요 하지 않다고 한다. 그 예로 1년에 2번 초밥의 형태로 2개만 먹으면 참치로부터

얻을 영양소는 충분하다고 한다. 1일1식 해서 온국민이 다 건강해지면 농수산계와 식재료 가공/납품

/유통계의 많은 사람들은 새직업을 찾아야 할 것이고 생태계는 또 한번 거대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뭔소린지 알겠다. 뭘 말하고 싶은지도 알겠다. 그래도 이건 못 하겠다.

그리고 뭔가 유행이 되어 너도나도 그런 얘길 하면 청개구리인 나는 더더욱 하기 싫어지더라.

단식도 그렇고 생식도 그렇고 디톡스도 그렇고...뭐든 다 자기에게 맞아야 하는 것이다.

시류에 편승하기 보다 자신의 체질부터 아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1일1식 한다고 다 저자처럼 되는 건 아니란 말이다.

소식에 힘쓰는... 아니, 과식을 하지 않는 정도로만... 나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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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이든 필포츠 지음, 이경아 옮김 / 엘릭시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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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 불리우는 작품들은 대개 거리의 풍경, 저택의 구조와 디테일, 등장인물의 성장배경이나 옷 차림새, 동선과 시선이동, 모임 장소의 구체적 묘사와 분위기 등등의 설명으로 방대한 분량의 지면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저런 사회적 관습과 전통이 구시대의 인물들의 언어와 행동반경을 제약하기 때문에 그들과 그들이 처한 상활릉 설명하는 데 있어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로 넘어와 빠르게 변해버린 세상에서 사회/문화 분야 역시 급진적인 탈바꿈을 거듭했고, 억압과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와 방종의 시대가 도래하자 작가들은 개성과 참신함을 무기로 독자를 사로잡아야 했다. 정신없이 독자를 휘몰아치며 혼이 쏙 빠지게 만드는 빠른 전개와 치밀한 설정이 높이 평가 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어, 클래식을 선호하는 이들은 너무 직접적이고 자극적인 근현대물들이 거북하고 불편했으며 반면 신세대들은 과거의 방식이 너무 고루하고 답답해 보여 극명한 호불호가 갈리게 된 것이 아닐까...

 

그런 특징들 덕에 고전이라 불리우는 많은 문학들은 약간 느릿하고 코가 몇개 빠진 듯한 뜨개질거리처럼 얼개가 헐렁하다. 이는 때론 결말에까지 영향을 미쳐 뭔가 좀더 확실하게 못을 박아주기를 기다리던 독자들의 기대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물론 이런 점들은 그 시대적 유물이자 특유의 재미요소이기도 하다. 좋네나쁘네 논할 거리가 아닌 취향의 문제인 것이다.

 

이는 장르소설분야에서도 분명히 느낄 수 있는 차이점이고 이 책 [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에서 절절하게 체험할 수 있다. 주인공 마크 브렌던 형사는 도주한 살인자를 오랜시간 추적하다 잠정 자살로 결론짓고 있었는데, 뒤늦게 그와 우연히 맞닥뜨리게 된다. 그 상황에서 형사는 살인범을 바로 뒤쫓지 않고 숙소로 돌아왔으며, 심지어 다음날 늦잠까지 잔 뒤 그를 데리러 온 목격자에게 몸단장을 마친 후 함께 아침을 들고 가자고 여유를 부리기까지 한다. 살인범은 전쟁 중 얻은 신경증으로 인해 미치광이로 여겨지는 상황인지라 요즘 나오는 장르소설에서라면 저런 형사는 당장 모가지 감이 아닐까 싶다. 사건현장을 살펴보고 범인에 대한 정보를 모으다 밤 늦게 집에 들어가 그제서야 종일 커피 외엔 아무 것도 먹은 게 없자는 식의 표현이 종종 등장하는 미국이나 일본판 작품들에 반해, 꼬박꼬박 끼니와 와인, 차를 챙기는 점은 영국인 특유의 모습까지 제대로(?) 묘사하고 있다. 심지어 추적에 나서며 그날 먹을 점심과 요깃거리까지 잘 챙기는 모습들은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중반부 이후에 미국인 탐정 피터 건스가 등장하여, 용의자에게 연심까지 품은 마크 브렌던이 파악하지 못한 사건의 실상에 다가가니 그나마 작품이 마무리 될 수 있었다.

 

근래에 쏟아져 나오는 추리,형사소설 특유의 재미는 조금 떨어질지라도 고전 특유의 문장과 서술 방식을 잘 전달하고 있으며 특히 본래 순문학을 집필했던 작가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있어 새로운 재미를 맛 볼 수 있다. 요즘같으면 희대의 살인마니 사이코패스니 하며 호들갑을 떨 범인에 대해서도 조용조용 가만가만 다루는 모습이 새롭다면 새로울 것이다.

 

또한 책말미에 역자가 소개하는 작가에 대한 글도 잊지 말고 챙겨보기를...

장르문학 분야에 길이 남을 위대한 인연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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