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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켄 ㅣ 스토리콜렉터 1
아리카와 히로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이사오기 전에 살던 지역의 도서관에 신청했었다가 거절당했던, 아픈 추억이 있는 책이다. 도서관 소장 도서에 없길래 희망도서로 신청했었는데 뭐라더라, 만화나 라이트노벨 류의 책은 구매가 안 된다던가... 뭔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했는데 다른 도서관에서 이 책의 표지를 보고 납득했다. 출판사에 근무하시는 분들, 제발 책 표지 이렇게 만들지 마세요. 어렵다는 출판계에 보탬이 되고자 괜찮다 싶은 책은 나도 사고 도서관에 신청도 하는 편인데 이런 식으로 거절당하는 경우가 꽤 되더라... 제발, 표지 좀...
하긴 그 때 그 도서관은 책 제목만 같은 전혀 다른 소설을 이미 보관중인 책이라며 희망도서 신청을 반려하기도 했다. 물론, 난 전화해서 조목조목 따졌다. 사과는 받았지만 책은 사주지 않았다. 그 해 연도 예산을 다 썼다나... 나참, 별일이 다 있었다.
예전에 어떤 학교 선생님께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맨날 사고치고 말썽 부리는 애들은 조마조마하고 지긋지긋한 것이 사실이지만 졸업시키고 나면 걔들이 젤 그립고 생각이 난다고. 말 잘 듣고 공부 잘 하고 시키는 것들을 고분고분 받아들이는 아이들과는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추억할 만한 뭔가를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 잡으러 다니고 야단치고 벌 주고 뒷처리 하느라 좇아다니질 않으니 함께 할 시간도 적다. 사고뭉치이자 말썽꾼들이 선생님들과 유대가 더 돈독해 지는 건 당연지사다. 친구들, 선후배들에게도 이런 애들은 영웅처럼 기억되는 법이다. 그 애들이랑 같은 때에 학교를 다녔다는 것만으로 자신의 학창시절도 함께 즐겁고 유쾌한 기억으로 가득차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다. 그런 열정과 에너지는 사람들에게 전염이 되나보다. 이 책은 그런 대학생들이 주인공이다.
뭔가 신나고 에너지 가득한 책이 보고 싶어 골랐다. 내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주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 내 학창시절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게 만들었다. 나 역시 꽤나 시끌벅적하고 재미나게 보낸 편이라 남길 후회 같은 건 없다. 사회생활에 찌든 지금은,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 뭔가 재미난 일 없나하며 종종 투덜대지만 사실 부족한 건 재미난 일 그 자체가 아니라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신나게 보낼 내 의지나 에너지가 바닥난 것인지도 모른다. 아직 그렇게 나이들었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은데... 뭔가 벌여볼까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