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놀기 -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강미영 지음, 천혜정 사진 / 비아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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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놀기]




자기 실종의 시대라고 한다.

너도 나도 자기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나도 그 틈에 끼어 나를 찾아보려고 발버둥 친다.



나를 찾으려면 내 인상착의를 알아야 하는데,

무엇을 두고 나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잃어버렸다는 것은 갖고 있던 것을 찾을 수 없는 상태인데,

내가 원래 있긴 있었던 것일까?



나를 정확하게 목격한 사람은 누구일까? (p111)



사람들이 자신을 찾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혼자 있을 때 자신을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란 것은 늘 언제나 ‘혼자’인 것이 아닐까?



나는 혼자 놀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혼자 카페에 가고, 혼자 도서관에 가고,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미술관에 가고, 혼자 거리를 걷고, 혼자 여행을 떠난다.

나에게 ‘혼자 놀기’는 특별함이 아닌, 그저 일상이다.

내가 ‘혼자’ 노는 이유는, ‘귀찮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신경 쓰고, 이야기를 해야 하고, 같이 다녀야 하는 것들이, 함께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



나는 발길 가는 곳에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있고 싶은 곳에서, 있고 싶은 만큼 있는, ‘혼자’인 시간이 편하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외롭고 고독한 시간들이다.



다시 말하면, 나는 ‘외롭고 고독’ 하지만, 그 ‘고즈넉한’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귓가에 들리는 음악소리와, 느린 걸음과 자욱한 커피향을. 소음 없이 무수한 타인을 바라보는 시간을.

나는 오로지 혼자이고, 나라는 세상 밖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나’는 세상 밖의 사람들을 완전한 타인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그 속에서 오로지 ‘나’라는 세상의 ‘나’를 만난다. 그게 내가 혼자 노는 방법이다.



책은 혼자이지만, 혼자이지 않은 시간을 가졌다.



60억의 혼자 놀기는, 혼자이지만, 함께 놀기 위한 게임이다.

소중한 나를 찾음으로 함께여도 행복하기 위한 놀이이다.



다시 말해, 책의 혼자 놀기는, 나를 찾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가꾸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다독이지 않으면, 점차 시들해 지고, 결국에는 공중에 흩어진 것처럼, 희미해지고 만다.

내가 소중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스스로를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

태어나고 살고 죽는, 단순한 일생이, 한 개인에게 전부라는 것을, 우리는 '내가 나'이면서도 너무 가볍게 생각해 버린다.

이건 이러해서, 저건 저러해서, 돌아서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흘려보내고 만다.

다른 사람은, 저 사람은, 누구는, 주위를 둘러보며, 우리는 무수한 핑계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오로지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또 어떤 핑계를 만들 수 있을 까?

모든 결과의 원인은 자신이다. 핑계는 오로지 ‘자신’밖에 없다.



‘혼자 잘 노는’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 내가 즐길 수 있는 것, 그리고 나를 반성하고, 나를 다독일 줄 아는 사람이다.



혼자이기를 꿈꾸지만, 늘 같은 크기로 사람을 그리워했다. p150



사람들은 사람들 사이에서만 살 수 있다. 사람을 사람이라 부르는 이유도 역시 거기에 있을 것이다.

아무리 ‘혼자 놀기’를 즐기는 사람일 지라도, ‘혼자’서만 논다면, 그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는커녕, 자신을 놓아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좀 더 위축되고, 좀 더 작아질 수밖에.

늘 같은 크기만큼으로 사람을 그리워 할 줄 알기 때문에, 자신만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책은 ‘혼자 놀기’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이야기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자신을 찾지 못한 채, 무의미한 관계만을 반복하는 이들에게, ‘진정한 소통’을 이야기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자신과 진정한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하고 싶은 일, 죽음을 직면했을 때, 가장 먼저 할 것.



자신과 직면했을 때, 내가 외면하고, 포기하고, 뒤로 미뤄둔 것들에 대한 진실을 깨달을 수 있다.

사실은, 자신의 게으름이, 나태함이, 용기 없음이, 지레짐작이, 그 모든 것들로부터 자신을 멀게 했음을.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가기 위해 두 손에 꼭 붙들고 있던 것들이 놓아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견뎌낼 수 있는 능력, 아주 빠르고 바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자기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p197



자신을 위해 투자한 몇 분의 ‘혼자 놀기’가 ‘나를 나로’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제 ‘혼자’를 두려워하지 말자, 우리는 늘 ‘혼자’이지만, 꼭 ‘혼자’인 것만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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