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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좋은 사람 - 누구에게나 하루 한 송이 아름다움이 필요하다
에이미 메릭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아트 / 2024년 4월
평점 :
바쁘게 살다보면, 삶이 빛이 잃어가는 게 느껴진다.
재밌다는 그 단순한 감정이 뭔지도 잊게 되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그렇게 주변을 보는 시야는 더더 좁아져, 결국 좁은 앞만 보게 된다.
한 사람이 걷기도 불편한 좁은 인도를 불평스레 걸어왔던 나.
그런 내가 그 좁은 인도에서도 가녀리지만 씩씩하게 피어난 들꽃을,
내 곁에 가까이 붙어 숨쉬는 나무를 감각하게 됐다면,
그건 순전히 이 책 덕분이다.
<꽃이 좋은 사람>은 어수선한 도시에 피어난 꽃을 보게끔 해주었다.
해야 할 일들만 넘치는 도시 속에서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낭만적으로 살아야 한다며, 귀엽고 작은 팁들을 조목조목 알려주었다.
제대로 살아본 적도 없는 시골에 대한 낭만과 향수를 심어주고,
관심도 없던 타국을 순전히 꽃 하나만으로 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마법을 걸어냈다.
한 장 한 장 애정이 묻어난 사진들은 자연히 '나도..' 라는 생각을 품게 만들었다.
책을 읽는 동안의 나는 무언가를 끝없이 느끼고 꿈꾸며 능동적이게 된다.
그 점이 참 좋다.
저자 에이미는 플로리스트로서 꽃꽂이를 비롯해 다양한 꽃 이야기를 풀어냈지만,
이 책을 읽는 이들이라면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꽃과 얽힌 진득한 인생의 통찰을.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가볍게 읽힐 수는 있어도,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누군가의 진심과 시간, 애정이 담긴 것들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무게는 부담스럽지 않게 포근히 내 마음에 안착해, 내 마음과 하나가 된다.
최근에 '현생'을 살며 마음을 닳을 대로 닳은 내게 이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도피처가 됐다.
바쁘게 일을 하다가도 이 책을 떠올리면 마음이 콩콩대면서,
미소를 지으며 책을 읽고 있는 내가 자연히 떠올랐다.
이걸 책의 마법이라 해야할까, 에이미의 마법이라 해야할까, 아님 꽃의 마법이라 해야할까?
어떤 마법이 됐든, 나로서는 감사한 일이지만 말이다.
이 리뷰는 윌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이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