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어원 사전 - 이 세계를 열 배로 즐기는 법
덩컨 매든 지음, 고정아 옮김, 레비슨 우드 서문 / 윌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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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펼치는 순간, '어, 그러네..?'라는 생각을 품게 된다. 그러고 보니 나름 언어에 관심을 갖고 있고, 그래서 언어학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언어에 대한 호기심이 꽤 많다고 여겨왔다. '숟가락은 왜 숟가락이고, 젓가락은 왜 젓가락이며, 각 나라의 문자는 어떻게 생겨난 것인가!' 등..

  그런데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각 나라명은 어떻게 그 나라명을 가지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은 여태껏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다. 지금부터 덩컨 매든이 북아메리카에서 시작해 오세아니아에 이르기까지, 그 수많은 나라명의 어원을 재미있게 선보이는 마법을 선보일 테니까.


 일본이 '니혼(니뽄)'이 아닌 '와코쿠'라 불린 시절, '와'는 어떤 의미를 지니며, 자국어 알파벳에 f가 없는데도 어떻게 핀란드(Finland)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는지, 또 앞으로도 나라명의 기원이 영원히 혼탁할 가능성이 높은 '벨리즈'까지. 조금씩만 훑어 보아도 마음속에 궁금증이 인다.

  여기에 덩컨 매든은 센스 있게 나라명의 어원만 설명하는 걸 넘어, 해당 나라, 혹은 나라명과 얽힌 재미있는 정보들도 대방출한다. 덕분에 우리는 평소라면 쉽게 듣지 못할 전설이나 과테말라와 맥도날드 해피밀의 연관성, 영단어 '세렌디피티'가 '세렌딥의 세 왕자'라는 페르시아 동화에 영감을 받은 옥스퍼드 백작 호레이스 월폴에 의해 만들어 진 것 등에 대해 알게 된다. 그래서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괜히 나의 지성이 한 단계 높아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면서 만족감에 차게 된다.


  또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많은 나라의 이름이 비교적 최근에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그 원인으로는 해당 나라의 정치적인 이유, 정체성 등이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걸 보니 새삼 이름의 역할과 힘이라는 게 다시금 느껴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지금의 이름이 되기까지의 흐름을 보면 어딘가 울컥하는 묘한 감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지금까지 나에겐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런 질문도 품지 못했던 나라명이라는 게 이렇게나 중요한 위치에 있었단 걸 확인하게 된다.


  어딘가 떠나고 싶지만 동시에 귀찮기도 할 때, 보다 많은 나라를 가볍고 넓게 둘러보고 싶을 때 <여행자의 어원 사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이번 여름은 분명 다채로운 인상들로 남게 될 것이다.


해당 리뷰는 윌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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