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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평점 :

[서평]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이 책의 원제는 “The Remarkable Journey of Coyete Surise”이다.
이 책의 표지에는 선글라스를 쓴 채 긴 머리를 휘날리며 고양이와 함께 노란색 스쿨버스에 앉아있는 소녀가 나온다. 그리고 이 책의 표지와 제목을 보아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뭔가 신나는 모험이며, 놀라운 여행 이야기일 것이라고 상상하게 된다.
책의 시작은 햇빛이 내리쬐는 아주 무더운 날, 오리건의 어느 주유소에서 한 소녀, 코요테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그녀는 주유소의 편의점에서 슬러시를 막 사려하다 우연히 새끼 고양이를 공짜로 분양하고 있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새끼 고양이를 키울래?”라는 아이의 질문에 구경이나 해보자며 아이의 뒤를 따라 나선다. 아이가 보여준 판지 상자에는 다섯 마리의 고양이가 있었는데, 거기서 조용하고 작은 흰색과 회색 털 뭉치를 하고 있는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한마디로 운명의 고양이(이 고양이는 곧 아이반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를 만나게 된다. 집사 간택을 당한 것이다.
그녀는 그 고양이를 데리고 가고 싶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그녀는 건물인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스쿨버스를 개조한 캠핑카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아빠 로데오(아빠의 이름이 로데오이다)와 함께 캠핑카를 타고 다니고 있다. 그녀는 몰래 아이반을 캠핑카에 데리고 오는 것까지는 성공하지만, 결국 아빠에게 아이반을 캠핑카에 몰래 데리고 온 것을 들키게 된다. 그러나 다행히 아이반의 매력은 로데오를 집사로 간택 받게 만들고, 아이반을 함께 키우게 된다.
이후 그들 부녀는 콜로라도에 있는 터쿼이즈 호수의 야영장에 도착하게 된다. 코요테는 이곳에서 자기 나이 또래의 여자 아이 피오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피오나와 친해진 코요테는 피오나의 가족들이 있는 야영장에서 그들 가족과 함께 놀게 된다. 즐겁고 평화로운 장면이 진행되는 이 부분의 이야기에서 갑자기 코요테와 로데오 부녀가 가지고 있는 과거의 아픔이 드러나고, 왜 그들이 스쿨버스를 타고 여행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아래가 바로 그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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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랑 여동생이 있는지 몰랐구나!” 피오나 엄마가 웃으며 깨들었다. “개들도 같이 왔니?"
"아뇨. 나는 우리 야영장 쪽을 조심스레 살피면서 작게 말했다.아이반을 꼭 끌어안고 머리에 키스한 뒤 놓아주었다.
“걔들은 어디 있니?"
나는 침을 삼켰다. 로데오와 우리 버스 쪽을 봤다. 대답하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뭔가 핑계를 대고 우아하게 퇴장해야 했다. 하지만 로데오가 내 말소리를 들을 리 없었다. 새 친구와 상냥한 그 애 엄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잘못된 건 아니다, 그렇겠지?
그래서 대답했다. 사실대로, 하지만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 여전히 작게 말했다.
“다들.…… 죽었어요. 오 년 전에 자동차 사고로 죽었어요."
피오나와 그 애 엄마가 날 쳐다보는 게 느껴졌지만, 나는 아이반에게만 시선을 꽂은 채 기분 좋고 편안한 정상적인 시간으로 돌아가길 기다렸다. 그렇게 될 리가 없겠지만,
"오, 저런, 어, 정말...... 유감이구나. 너무 안됐다. 정말...... 그럴수가.”
나는 가볍게 받아넘기려고 입을 열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곁눈질로 보니 피오나 엄마가 피오나의 어깨에 손을 얹더니 꼭끌어안는 것이 보였고, 그러자 나는 이상하게, 소리 없이 가슴이 아팠다.
“상상도 안 되는구나.” 그 애 엄마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피오나나 쟤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난…... 아, 떠올리기도 어려워. 너희 어머니가 그런 일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모르겠구나."
손가락을 튕겨 쿠킹호일 뭉치를 살짝 쳤더니 테이블에서 떨어져 톡 소리가 났다. 아이반이 그걸 쫓아갔다. 나는 아이반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음, 그럼 다행이네요. 엄마도 그 사고로 돌아가셨으니 그런 일은 겪지 않아도 됐어요. 저랑 아빠만 겪은 일이었어요."
또 다시 뻣뻣하고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피오나가 무슨 말을 해주길 바랐다. 그 애가 나를 말없이 보는 것이 느껴졌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난 망가지지 않았다. 난 연약하지 않다. 그걸로 그만이다.
마침내 나는 목구멍으로 넘어오는 감정을 겨우 눌러 삼켰다.눈을 크게, 용감하고 자신 있게 뜨고서 피오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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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픈 과거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코요테와 로데오 부녀, 그리고 그들의 멋진 친구 아이반의 이야기가 뒤이어 이어진다. 36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모험의 이야기는 흡입력이 있고, 즐겁고, 뭉클하다. 이 책을 읽고 예전에 읽었던 ‘405호 실의 기적’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이 책은 어느날 갑자기 교통사로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에 입원해있는 아들 루이와 그리고 루이를 회복시키려는 엄마 델마의 이야기라는 무거운 현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이자, 희망, 결심, 따뜻함, 유쾌함의 감정을 올라오게 했었고,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또한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져서 책으로도 느낀 감정들을 눈과 귀로 경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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