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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메르세데스 ㅣ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장르 문학의 대가 스티븐 킹의 첫 탐정 추리소설!
이 카피만으로도 읽어야 할 이유가 되지 않나?
첫 소설이 아니라 네번째, 여섯번째, 아니 그냥 231번째 책이라도 스티븐 킹인데?!!
사실 여기 이 "추리소설"이라는 단어는 이 소설과 안 맞는 부분이 있긴 한데,
보통 우리가 말하는 추리소설은 무슨 사건이 벌어졌다! 엇 범인이 누구지? 에서 출발하는데 비해
이 소설은 사건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냥 생략.
이러다가 연관은 있으나 큰 연결고리라고 할 수 없는 다른 지점에서 다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가 시작되는 그 시점에 우리는 범인이 누군지 알게 된다.
즉 다른 추리소설 및 탐정소설은 탐정이 추리 끝에 범인은 누구다! 라는 걸 밝혀가는 이야기라면
이 소설은 이미 알려진 탐정과 범인이 어떻게 만나게 되느냐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범인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어지는 이 이야기가 오히려 독자들에게 조바심을 내게 만든다.
왜 우리가 드라마를 보면서 아오! 왜 저렇게 지척에서 서로 못 알아보고 엇갈리나! 하는 것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한달까 ㅋ
그래도 명색이 "추리"소설이므로 줄거리 요약같은 부분은 빼고 이야기를 해 보자
나는 스티븐 킹의 짱팬까지는 아니고 초보팬으로서 그의 소설을 작년부터 열심히 읽기 시작한 독자인데, 그는 소설 초반에 캐릭터 구축에 매우 공을 들이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아니 내가 왜 소설 속 인물에 대해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으나 그는 정말 시시콜콜하게 느껴지는 것들까지 모두 다 그려넣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독자의 머릿속에 그 인물이 하나의 실재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이후 그의 행동이나 생각들을 하나하나 설득시키는 게 아니라 그냥 마음속으로 이해되고 수긍될 수 있도록 하는 스타일. 이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새롭게, 그것도 아주 잘 알게 된 인물에 대해 호감을 갖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스티븐 킹 아저씨는.
이 책에서도 이런 장기는 발휘되어 주인공 아저씨와 그 주위 인물들(로 퉁쳐서 말하기엔 아쉬운 사람들이 있지만)의 캐릭터가 공고히 구축되고 그들의 성격, 매력, 그리고 그냥 어쩌다 보니 얻게 된 능력 이런 걸 통해서 이 사건이 해결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신기할 정도로 수긍이 된달까 ㅋ
하나 딴지를 걸자면 무슨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도 아니고 배나온 퇴직 형사가 인간적 매력을 이렇게 뿜뿜해서 여자를 꼬시는지 알 수 없다 정도?
줄거리에 대해 말하기가 그렇다보니 그냥 딴 이야기만 계속 한 것 같은 느낌이긴 한데,
사실 스토리 텔링에 대해서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건, 스티븐 킹 아저씨니까.
그건 그냥 먹고 들어가는 거 아닌가??
암튼 책을 읽고 난 후, 아 이 주인공은 이렇게 한번 쓰고 말것 같진 않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이 책은 탐정소설 3부작으로 기획된 작품 중 첫 작품이고
미국에서는 6월에 두번째 소설이 이미 출간된 상태.
두번째 소설의 제목은 Finders, Keepers(찾는 놈이 임자!)라는데 얘도 기대가 된다
또 아저씨가 무슨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까? 뭘 찾는 놈이 임자라는 걸까?
지금 이 책의 띠지의 문구 "마침내 필립 말로가 될 수 있을까?"
이걸 보고 필립 말로가 궁금해서 레이먼드 챈들러를 읽고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서 Finders Keepers를 킨들로 내려받아야겠다!
이리하여 스티븐 킹 아저씨는 나의 지갑을....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