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괜찮아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그 두 번째 이야기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노진선 옮김 / 솟을북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결혼해도 괜찮아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그 두 번째 이야기로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최근작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결혼에 대한 상당한 고민과 방황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사실 나에게 결혼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조금 촌스러운 방식이라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어려서부터 나는 “이성과의 사귐 = 결혼 ”이라는 고리타분한 공식을 적용시켜왔다. 고등학생 신분까지는 짝사랑정도 해본 것이 전부이고, 대학을 진학하면서 1학년때 바로 한남자를 만났고, 그리고 지금 그 남자와 부부가 되어 산지 9년이 흘렀다.

  그러니까, 나는 “결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 대한 고민은 전무했고, 당연히 결혼은 해야 하는 것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어떻게 결혼에 대한 고민을 풀어 갈지 책을 처음 펼치는 순간부터 무척 궁금하였다.

  작가 길버트는 지독한 이혼을 겪고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라”라는 책을 집필하였으며, 이 이야기는 최근 우리에게 친근한 배우 줄리아로버츠 주연의 영화로 개봉되었다. (나는 아직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이 이야기는 이혼을 겪은 주인공이 매혹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아프도록 진실한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에서의 삼색 여정을 담고 있다고 한다.(올해가 가기전에 꼭 보아야 할 영화 목록에 추가하여야 겠다.)

 이 책 “결혼해도 괜찮아”는 전편에 이어 한남자(펠리페)를 새로이 만나고, 다시 한번 결혼에 대한 진지한 고민뿐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직접 결혼과 관련된 심도있는 조사까지 하여 성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결혼과 관련된 역사적 유래, 인물, 관습 등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흥미로웠고, 결혼 자체의 유무에 대한 별고민없이 9년차에 접어든 우리 부부의 관계와 갈등 그리고 반성 등을 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에 따르면 본래 인간은 머리 두 개, 사지 여덟 개인 완전한 생명체(남/여, 남/남, 여/여)였는데, 완전함을 느낀 나머지 인간들이 자만하고 신을 섬기는 일에 소홀하게 되자 인간을 반으로 갈라 머리 하나, 두 팔과 두 다리를 가진 불완전한 인간으로 만들었다고 신화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부분을 읽고 나에게 결혼이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결합이라는 것이 더 확실해졌고, 점점 닮아가고 한몸이 되어 가고 있는 우리 부부의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가 지어졌다. 물론 아직도 서로가 다른 부분이 너무 많으며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지금껏 그래왔던 것 보다 더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내가 텔레비전에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어느 노부부의 편안함처럼 그렇게 함께 늙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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