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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 망태 부리붕태 - 전성태가 주운 이야기
전성태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참 독특하다.
과연 무슨 뜻일까 저절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책이다.
하지만..
이 궁금증은 젤 처음 "엮으며..."에서 부터 해결되었다.
어린시절 마을 할아버지 한분이 지어주신 별명이라는 것이다. 일종의 할아버지만의 별명짓기 공식이었는데..
저자의 이름이 성태라서 ..."성태,망태,부리붕태"라는 것이다.
그럼..내 이름이 현희니까..."현희,망희,부리붕희"가 되는 셈인가 보다..ㅋㅋ
그리고 이 내용은 글의 중간 부분에 더 자세히 등장한다.
저자는 소설가이다.
하지만...이러한 산문집을 내는 것이 평생소원이었다고 한다.
실제 이 산문집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좋은 생각 사이트에 "주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 한것이라고 한다.
...............
왜 작가가 자신의 산문집을 내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을까?
처음엔...그저 낯설었다.
하지만...글을 읽으면서...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작가의 고향은..전남 고흥...
요즘..나로호 발사지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는 곳이다.
나의 고향은...경남 함안...
음....아하..........요즘 4대강 사업중에서 "함안보"라고 하면...알만한 사람들은 알것 같다.
작가의 유년처럼...(물론 시절은 5~10년정도 차이나긴 하지만...)
나의 유년도 시골에서 자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정취가 묻어 나기에
책 내용 하나하나가 나의 추억 보따리를 하나하나 풀어보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느낌 감회는 상실감이었다는 부분...한때 내존재의 전부를 품어 주던 집과 마을과 들과 길이 아주 작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는 뜻이다.
나의 고향 동네도 이제는 도로 개발로 인하여 대부분이 허물어지고, 옛날 그 깊고 맑던 시냇물은 거의 말라 도시의 그것처럼 흉악스럽기 까지 하였던 기억이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제일 흥미롭고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염전에 관한 에피소드였다.
작가의 고향이 바다이다 보니...바다 에피소드가 빠질리 없을 것이다.
특히 집에서 두부를 만들기 위해 집집마다 아이들이 주전자를 들고 간수로 쓸 바닷물을 뜨러 간다는 부분이 현재...작가에게 참으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소금의 생물학적 가치를...문학적 가치로 두가지면에서 신선하게 재조명 하였다.
한가지는 소금이 딱히 바다에서 오는게 아니라 흙에서 온다는 것이다.
흙 속에 녹은 물질을 빗물이 거두어 바다로 데려갔다가 다시 해가 말려 놓는 순환 속에서 소금은 태어 난다는 것이다.
아하...정말 그렇다.소금은 흙에서 왔구나...ㅎㅎ
또 하나 나의 머릿속에 새로운 개념으로 자리잡은 것은 소금이 목동의 가축처럼 동물성인지도 모른다는 설명이다.
왜냐하면 염부들은 해와 바람의 초원으로 바닷물을 몰아서 소금을 기른다는 것이다. 좋은 목초지가 가축을 살찌우듯 좋은 볕이 소금을 살찌운다...
정말..작가는...이 세상 어떤 사람보다 박식하고 유식하고 명석한것 같다...ㅎㅎ
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책장을 덮은적이 몇번 되지 않을만큼 꽤 속도를 내어 읽은 책이다.
하지만...두고 두고 또 손이 갈 책이기도 하다.
폭염속...가본지 꽤 되어 가는 나의 고향...그리고 유년의 따뜻한 영화를 보는듯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