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교과 씨 생물 다양성으로 수다 떨다 - 미래를 살아갈 10대를 위한 생태계 수업
이고은 지음, 불곰 그림 / 데이스타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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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생물다양성'이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기후환경 주제가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고,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따라 교육에 있어서도 그 흐름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아이들도 아마 어딘가에서 들어본 적이 있고, 학교에서도 한 번쯤은 마주쳤을 법한 단어입니다. 그런데 막상 이 말을 내 언어로 설명해 보라고 하면,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생각보다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익숙한 듯하지만 선명하지는 않은 개념. 알고는 있지만 아직 내 것이 되지 않은 것. 아마 많은 아이들에게도 '생물다양성'은 그런 방식으로 머물러 있을 수 있는 말입니다. 핵심은 분명하지만, 포괄할 수 있는 내용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에요.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저는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을 볼 때 그 책이 정보를 얼마나 많이 담고 있는지만을 보게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보다 먼저 보게 되는 것은 이 책이 아이에게 질문을 남기는지, 읽는 즐거움 속에서 생각이 자라날 자리를 만들어 주는지입니다. 교과와 연결된 책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배우는 일이 원래 세상을 이해해 가는 일인데, 어느 순간 교과 공부는 너무 쉽게 딱딱해지고, 흥미로운 주제조차 암기해야 할 내용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친절한 교과 씨 생물다양성으로 수다 떨다>는 무척 반가운 책이었습니다. '생물다양성'이라는 다소 어렵고 방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억지로 설명하거나 가르치려 들기보다, 제목 그대로 함께 수다를 떨 듯 편안하게 풀어갑니다. 그런데 이 책의 좋은 점은, 그 수다가 그저 가볍게 흘러가버리지 않는다는 데 있어요. 부담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아, 그래서 이게 중요한 거였구나'하고 마음 속에 또렷한 느낌표가 찍힙니다.

그래서 저에게 이 책은 '수다를 넘어선 느낌표'로 남는다고 말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교과 공부가 이렇게 시작될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 배움은 훨씬 덜 부담스럽고 더 생생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어른인 양육자들에게도 아이들이 요즘 배우는 교과 공부를 다시 흥미롭게 만나게 되는 경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직 생물 교사로 일하고 있는 이고은 선생님이 쓰신 이 책은 총 8장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자칫 추상적으로만 남을 수 있는 '생물다양성'을 우리의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풀어내고 있죠. 우리가 흔히 듣는 '단일 민족'이라는 표현에서, 일상에서 늘 보고 듣고 먹는 꿀벌과 모기와 바나나에서, 봄이면 항상 피어나는 벚꽃에서, 하루에 세 번 마주하는 밥상에서, 뉴스 기사로 심심치 않게 보게 되는 생태 통로에서 질문을 건넵니다.

총 8개의 장에는 장마다 3-4개의 소주제가 다루어지고, 각 소주제가 다루어지는 절은 동일한 형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각 절이 하나의 수업 주제가 될 수 있도록 잘 짜여져 있습니다. 각 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볼게요.

1. 질문에서 시작하고, 일러스트로 주제 흥미도 높이기

각 절은 교과 개념을 설명하기에 앞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흥미로운 생각 거리를 제시하면서 시작합니다. 가장 첫 번째 절은 우리나라의 장점처럼 도덕 교과서에 늘 실리곤 했던 '단일 민족'이 좋은 게 아닐 수 있다는 흥미로운 생각 거리를 제안하면서 시작하죠. 그리고 첫 페이지에는 해당 절에서 다루어질 내용을 일러스트로 요약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일지 추측해 보며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어요.

2. 3페이지 내외의 주제글 읽기

그리고나서 대략 3페이지 내외의 주제글이 이어집니다. 첫 번째 절에서는 단일 민족이 가질 수 있는 생물학적인 위험성과 다양한 유전적 다양성이 높아질 때의 전략적 유리함을 설명하고 있죠. 병원체라는 핵심 개념을 설명하며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한 사회에서는 전염병이나 환경 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두 장이 채 되지 않는 분량이라 부담이 없는데, 핵심 단어를 중심으로 교과 내용을 잘 담고 있어서 이 주제글로도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3. 핵심 단어 설명, 지식 확장, 토의와 토론으로 연결하기

주제글에서 여러 교과 개념이 다루어지면서 혹시 짧은 글이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울까 걱정할 필요는 없겠더라고요. 주제글 이후에 뒤이어서 좀 더 친절하게 핵심 단어를 설명해주는 꼭지가 나오고, 주제글에서 다루어진 사례에서 확장하여 이해할 수 있는 꼭지가 나옵니다. 이후에 설명하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토의 토론 주제가 한 꼭지씩 나오는데요. 저는 이 부분을 보고는 현재 운영 중인 독서모임 친구들과 고학년 때 꼭 이 책을 함께 봐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교과 공부라고 느끼기에 앞서..."

생물다양성이라고 했을 때, 꼭 인간만이 아닌 방대한 자연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사실 인간도 전 지구적 자연의 일부죠. 이 책에서는 그 연결고리를 지속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언급하고 있어요. 비슷하고 익숙한 게 편하다고 생각하기 쉬운 일상에서 "생각과 경험, 문제를 푸는 방식이 다른 이들과 함께 할 때" 우리 스스로가 "더 유연하고 튼튼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보도록 하죠.

교과 공부를 하다보면 여러 가지 새로운 개념 속에서 이런 공부가 나랑 무슨 상관이라고 이 많은걸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아마도 많은 어른들도 그랬을테고,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그러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친절한 교과 씨 책을 읽으면서는 생물 다양성과 우리의 일상 생활이 맞닿는 지점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느낌이어서 배움의 동기부여가 되겠더라고요.

📌 이 책의 첫 번째 장점

책을 활용할 때 이 책의 장점이 되는 특징을 알면 더 알차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장점은 토의 토론 주제가 제시된다는 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입시를 준비할 때 교과 관련 토론, 논술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건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많은 학부모님도 공감할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통합교과논술이라고 불리는데요. 20년 전 제가 입시를 치를 때도 중요했고, 이후로도 그 중요성은 더더욱 커지고 있죠.

과학 교과 내용이라고 해서 과학 관련 진로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과학도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는 배움이니까요. 과학 교과에서 시작하지만, 다양한 가치를 함께 짚으며 철학적 토론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질문들이 각 절마다 배치가 되어있다는 점이 이 책의 정말 커다란 장점이라고 봅니다.

📌 이 책의 두 번째 장점

두번째 장점은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나오는 '추천 도서' 코너예요. 최근에 출간된 청소년 도서도 있고, 이 분야를 연구한다면 모두가 한 번쯤 읽어보았을 해당 분야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도서도 있습니다. 생활기록부 독서 활동을 할 때에 이런 추천 도서 코너의 도움을 받는다면 정말 쉽게 나의 관심 분야를 연구하고 기록하고,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 책의 세 번째 장점

세번째 장점은 특히 선생님들에게 큰 장점이 될 것 같은데요. 카시오페아 출판사 홈페이지로 들어가시면 <친절한 교과 씨 생물다양성으로 수다 떨다>의 수업 지도안이 제공되어 있습니다. 수업계획안 뿐만 아니라 주제 관련 활동, 활동 이후에 쓸 수 있는 활동지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꼼꼼하고, 알차요. 이 수업 지도안을 보니 이후에 나올 친절한 교과 씨 시리즈 책들이 기대도 되고 기다려지더라고요.

📌 이 책의 네 번째 장점

네번째 장점은 이미 여러번 이야기했지만 우리 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다룬다는 점입니다. 아이들 간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바나나가 멸종할 뻔한 위기에 대해서, 이제 곧 고개만 들면 눈 앞에 보일 벚꽃나무에 대해서 말그대로 수다를 떨 수 있는거죠. 그러면서도 품종, 지표종 같은 교과 관련 개념들도 이해하기 쉬워질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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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이라는 주제는 자칫 거대하고 막연해서, 개인의 영향력이 미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고은 선생님은 맺음말에서 잊지 않고 "작은 실천의 누적"을 이야기합니다. 이 표현이 참 좋더라고요.

옛날처럼 이과와 문과를 나누던 시절에도 두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인재는 늘 '인재'로 여겨졌지요. 이제는 그런 구분 자체가 점점 무의미해진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더욱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아이들이 어느 교과에서 어느 주제를 배우든 그것을나의 생활과 무관한 지식으로만 여기지 않고, 삶과 연결된 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출판사 서포터즈 이벤트로 도서를 제공받아 활용하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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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의 하루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04
엘리샤 쿠퍼 지음, 엄혜숙 옮김 / 시공주니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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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샤 쿠퍼 작가의 그림책은 원서로 처음 보았어요. 최근에 신간그림책으로 번역되어 출간된 <개와 고양이의 하루>는 원제가 <Yes & No>입니다. 전작인 <큰 고양이 작은 고양이(원제: Big Cat, Little Cat)>을 처음 보았을 때 텍스트 보다도 이미지가 전달하는 이야기의 비중이 워낙 컸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후속작인 <Yes & No>는 Yes와 No로 어떤 이야기를 풀어갔을지 궁금해서 고민 없이 구입해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시리즈로 <개와 고양이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더라고요. 원제보다 이야기의 내용을 좀 더 알려주는 듯한 제목으로 번역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누군가가 인사를 건넵니다. ”안녕, 안녕? 아침이야! / 일어날 시간이야.“ 개와 고양이를 깨우는 것보니 함께 사는 보호자인가봐요. ”얘들아, 일어났니?“라고 묻는 질문에 하얀 개는 ”응.“하고 까만 고양이는 ”아니.“라고 합니다. ’일어나지 않았으면 어떻게 대답하지?‘라는 엄마 모드의 궁금증이 생기지만 그래도 그림을 따라 이어서 봅니다. 잘 잤냐는 물음에 또 다시 개에게서는 긍정적인 대답이, 고양이에게서는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오네요. 아침 식사를 챙기는 보호자의 말에 개는 또 다시 아주 신나는 긍정의 반응이, 고양이는 왠지 시큰둥한 부정의 반응을 해요. 개는 코를 박고 먹고, 고양이는 밥그릇과 멀찍이 떨어져 있네요. ​아침 식사를 하고는 다같이 모두의 하루를 시작합니다. 보호자도 보호자의 할 일이 있을테니 개와 고양이도 따로 또 같이 시간을 보내야겠죠. 개는 신나서 놀자고 고양이의 뒷꽁무니를 계속 쫓아다니지만 고양이는 왠지 새침하게 도망다니는 것만 같아요. 이것도 그들만의 놀이인 걸까요? 보호자가 바깥에 가서 놀기를 권유하자 개는 신나서 뛰어나가고 고양이는 문 밖으로 빼꼼 쳐다보고 있어요. 바깥으로 나와서 좋다는 표현을 온몸으로 하고 있는 개를 보니 웃음이 절로 나와요. 꼭… 우리집 똥강아지들 같달까요.🤣다음 장면을 보면 더 깜짝 놀라 웃게 되어요. 이렇게까지 좋고 이렇게까지 신난다고?🤣 아마 고양이도 저처럼 강아지를 보고 놀라지 않았을까 싶어요. 고양이는 한발짝 떨어져서 개를 바라보았을테고, 그런 시간이 쌓였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고양이도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모습이었어요. 그렇게 서로가 있으면서도 없는 것처럼, 없으면서도 있는 것처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함께 있으면서도 서로에 대한 거리는 적절히 유지하는 듯 보였어요. 공존을 하지만 공간은 존중하는 느낌이었죠. 그렇게 개와 고양이는 늘 그랬듯 서로와 함께, 따로 또 같이 오늘 하루를 보냈습니다. 함께 하기 위해서 서로가 꼭 같아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리듬을 조절하는 것이라는걸 그들의 삶 자체로 보여주려는 듯이요. 달라도 좋고, 달라서 좋고, 그럼에도 함께 할 수 있는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것처럼요. ※ 출판사 서평이벤트를 통해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활용하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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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친구 세 친구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0
김유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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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보자마자 “어머! 재밌겠다!”를 외친 그림책. 이번 학기 학급 임원이 되면서 매주 추천 책을 학급 문고에 가져다 놓는 열살 어린이가 다음주 추천 책은 이 책으로 하겠다며 찜해놓은 그림책. 얼마전 출간된 신간그림책 <새 친구 세 친구>를 보며 아이들이 남긴 반응입니다.


표지에는 고양이 세 마리가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한 마리는 똘망똘망 독자들을 바라보고 있고, 두 마리는 서로를 매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아무래도 이 세 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죠? 저는 출판사 SNS 계정에서 그림책 출간 소식을 보았는데요. 제목을 보자마자 서평이벤트에 신청했습니다. 아이들 친구 관계를 살펴보다보면 단짝 친구 문제가 은근 예민한 문제더라고요. 저는 제일 친한 친구들이 셋이서 친구거든요.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괜찮으리라는 것도 알지만, 아이들에게는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시기이고 배워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문제인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고 배우게 되는 일이라고 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서도 안되고요. 그래서 이 그림책이 아이들이 친구 관계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배워가는 데에 도움 한 스푼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그림책을 함께 보았답니다.


앞면지를 보니 색깔과 무늬가 서로 다른 고양이 세 마리의 발자국이 보여요. 그런데 하나는 왼쪽면에 나머지 두개는 오른쪽면에 있어요. 아무래도 앞에 보았던 발자국의 주인공들인가봐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이기도 하고요. 누렁이와 시도는 매일 함께 학교에 가는 제일 친한 친구 사이입니다. 누렁이와 시도네 반에 새로운 친구가 전학 왔어요. 이름은 삼색이에요. 표지에서 보았던 바로 그 친구네요. 앞면지에 다시 가서 살펴보니 발자국 나머지 한개는 삼색이의 발자국이었던 것 같고요. 삼색이를 소개해 준 담임선생님은 오늘이 삼색이의 학교 첫 날이니 누렁이에게 하교하는 것을 함께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셨어요. 옆에 있던 시도는 학교가 끝나고 털실 수영장에 함께 가기로 했었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아서 약간 심통이 난 듯한 표정이네요. 누렁이와 시도는 삼색이와 함께 하교하며 삼색이가 집에 가는 길까지 데려다주었어요.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바구니를 들고 다녔다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집에 가는데, 시도는 왠지 누렁이와의 시간을 빼앗긴 것만 같은가봐요. 누렁이와 한 약속을 누렁이가 잊은 건 아닐지 걱정도 되고요. 그 이후로도 누렁이와 삼색이, 시도 사이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계속 느껴졌어요. 이걸 눈치챈 담임선생님은 셋의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방법을 제안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셨죠. 체육 시간 짝궁을 정할 때도, 소풍 조를 짤 때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비록 시도는 마음 속에 불평 불만이 계속 쌓이기는 했지만, 갈등이 터져 나오지는 않고 셋이서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시도는 누렁이랑 둘이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삼색이랑 노는 게 탐탁치 않았어요. 하지만 삼색이에게 호의적인 누렁이 앞에서 나쁜 친구의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대요. 그만큼 시도는 누렁이가 참 좋기는 했나봐요. 그런데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면서 보니 시도의 마음에도 조금씩 변화가 보여요. 소풍날 갔던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함께 타다 보니 누렁이랑 둘이서 탔을 때보다도 왠지 훨씬 더 재미있는 것처럼 느껴졌대요. 시도는 이렇게 삼색이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걸까요? 그렇게 시도는 셋이서 놀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는데, 그동안 삼색이와 시도 사이에 있었던 갈등이 드디어 터져나오고 말았어요. 그렇게 시도와 삼색이는 심하게 말다툼을 하게 되어버렸어요. 말은 한 번 하고나면 다시 주워담을 수 없어서 서로에게 큰 상처로 남게 될 것 같은데 이를 어쩌죠.. 시도는 삼색이가 없(는줄 알았)던 곳에서 시도가 하는 말을 삼색이가 듣고는 상처를 받았었다는 걸 알게 되어요. 그런 줄은 몰랐던 시도는 미안함과 당혹스러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이런 일은 삼색이에게도, 누렁이에게도, 시도에게도 모두 처음이니까요.


시도는 집에서 엄마와 함께 대화를 하던 중 삼색이가 좋아하는 마요네즈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요. 그리고 시도는 삼색이를 떠올리며 화해할 마음을 결심하고 삼색이를 위한 화해의 선물을 준비합니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학교 교실에 도착한 시도는 삼색이의 책상에 화해의 손길을 올려다 두었어요. 화해의 선물은 무엇이고, 편지에는 어떤 말이 쓰여 있었을까요? 시도와 삼색이는 과연 화해할 수 있었을까요? 누렁이와 시도, 삼색이의 관계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림책에서 알아보세요! 친구 관계에 대한 아주 중요한 이야기도 건네준답니다.)


아마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뒷면지에는 이렇게 옹기종기 세 친구가 모여있었답니다. 사실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 다른 성격, 다른 취향을 가지고 살아가요. 그래서 관계를 맺는 방식도 다르고,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도 다르고, 성장하면서 각자에게 잘 맞는 인간관계를 찾아나가게 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겪어나가는 일들이 마냥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해요. 아이들의 삶에서 친구 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시기일수록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또래 관계가 점점 커지기 마련이니까요. 친구 관계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럴 때일수록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훈수가 아닌, 여러 상황을 생각해보고 시뮬레이션 해보는 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마도 <새 친구 세 친구>는 또래 관계를 넓혀가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출판사 서평이벤트를 통해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활용하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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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의 편지 - 제3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나이 지음 / 창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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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님들은 모두 이해하실텐데요.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아이들도 나를 키우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속도와 방식을 존중하게 되고, 그 자체의 모습을 소중히 여기고 인정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죠.  나의 시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시선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이 아니었으면 들여다보지 못했을, 귀기울여 보지 못했을, 느껴보지 못했을 일들도 참 많구나 싶기도 하고요. 

  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저의 감각을 깨우는구나 싶을 때가 종종 있어요. 듣지 못했던 소리, 보지 못했던 빛, 느껴보지 못했던 촉감, 멈추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바람, 어제와는 다른 온도와 습도 같은 것들을 느낄 때요. 그래서 계절을 더욱 더 느끼게 되는 것 같고요.


  창비그림책상 대상을 받은 <마나의 편지>가 그런 이야기들을 담은 그림책이라고 생각했어요. 마나가 일곱숭아와 함께 보내는 사계절을 담은 편지를 하나씩 읽어 가면서 제가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여러 계절들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림책은 고래섬에 살고 있는 마나에게서 온 네 통의 편지로 이루어져 있어요. 첫번째 편지는 마나가 여름을 보내고 보낸 편지예요. 편지를 여는 데 복숭아 향이 난다니! 기억 속 가장 맛있게 먹었던 복숭아의 달콤한 향이 떠올라요. 사실 제가 복숭아를 진짜진짜 좋아하는데, 편지를 열면서 복숭아 향을 떠올리면서 보니 코끝을 간질이는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마나는 고래섬에 있는 복숭아 나무가 어느 날 매서운 바람에 흔들리면서 떨어뜨린 복숭아들을 만나게 되어요. 처음엔 복숭아 나무가 선물해 준 과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마나가 한 입 베어물려는 순간 복숭아들이 글쎄 하나둘씩 깨어나는 게 아니겠어요. 그때부터 마나는 숭아들과 함께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되지요.  마나가 숭아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니 숭아마다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떤 숭아는 주근깨처럼 점이 보이고, 어떤 숭아는 솜털이 좀 더 길게 나온 것이 보이고, 어떤 숭아는 쿨쿨 잘 자고, 어떤 숭아는 눈물을 많이 흘리더라는거죠. 그래서 마나는 숭아들에게 각각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어요. 깨숭아, 먹숭아, 털숭아, 울숭아, 잠숭아, 삐숭아라고요. 마나가 숭아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부르자, 숭아들은 마치 자기 이름을 귀 기울여 듣고싶기라도 한 듯 머리에서 귀가 쫑긋 솟아났죠.

  이름을 지어준다는 건 나에게 어떠한 의미가 생긴다는 거잖아요. 김춘수 시인의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라고 한 것처럼요. 사실은 누군가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도 모두 가진 보편적인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눈여겨 보고, 어여쁜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그 자체의 의미가 생기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우면서는 그런 순간들이 더더욱 많은 것 같고요. 그렇게 생각하게 되면서 아이들의 서로 다른 속도나 방식, 특징이나 흥미를 발견하고, 인정하는 과정이 아이와 나를 서로 다른 존재로 인식하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림책에서는 네 개의 계절이 모두 담겨있는데, 네 계절 모두 각각의 재미난 이야기로 찾아와요. 마나답고, 일곱 숭아들 답게요! 궁금하신 분들은 그림책을 꼭 직접 보세요.😉

  겨울 이후 찾아온 계절은 겨울 이후에 찾아와서 더욱 반가운 봄이에요. 전세계의 많은 문화권에서 봄을 맞이하는 시기에 전통 축제를 하곤 한다는 사실은, 아마도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비슷한 마음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마나와 숭아들도 꽃을 피운 복숭아나무를 축하하기 위해 모여 같이 춤을 추기도 하죠. 인상적이었던건 고래섬의 자연과 늘 함께하는 마나와 숭아들인데도, 나무는 꽃과 향기를 나누어준다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늘 누릴 수 있는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마나와 숭아들은 이렇게 온 계절을 감각하고 더욱더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장면이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보는 어른들도, 함께 보는 어른이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즐길 아이들도 다같이 행복해질 그림책이었어요. 장담하건대 그림책을 보다보면 아이들도 분명 자신들의 계절을 꺼내 보일 거예요. 


※ 출판사 서평이벤트를 통해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활용하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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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의 영원한 친구 - 오드리에게 사랑을 담아 예술톡
필립 호프만 지음, 신석순 옮김 / 톡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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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에 오드리의 빅팬이 한 명 살아요. 저는 아니고요.😅
저희집 열살 어린이의 여덟살 시절, 다른 사람들의 삶을 궁금하게 만든 사람이 바로 오드리 헵번이에요. 오드리 헵번 그림책을 한 번 본 후로 인물그림책을 좋아하며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나온 신간 그림책 <지방시의 영원한 친구 : 오드리에게 사랑을 담아> 소식이 정말 반가웠어요!😍 오드리가 나오는 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찾아보는 열 살 어린이도 반가워했고요.

제목과 부제를 함께 소개한 이유는 이 그림책이 가진 정체성이 두 인물 중 어느 한 명을 빼놓고는 설명될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이 그림책은 지방시와 오드리, 오드리와 지방시의 삶과 우정에 관한 그림책입니다. 인물그림책이기도 하면서 그들의 우정을 담은 그림책이죠.

앞면지를 보면 지방시의 아름다운 드레스가 등장합니다. 아이들은 모를 수도 있겠지만 아마 이 드레스들을 보시면 부모님들은 ‘오드리가 입었던 그 드레스들이구나!’하고 알아보실 수 있을 거예요.

명품 브랜드마다 그 브랜드의 정체성이 뚜렷하죠.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가 서로 다르기에 어떤 브랜드는 화려하고, 어떤 브랜드는 도회적이고, 어떤 브랜드는 꽃 같고, 어떤 브랜드는 항상 진보하고(?), 어떤 브랜드는 미니멀리즘이란 이런 거구나를 보여주기도 해요. 어떤 브랜드가 더 좋고 나쁘고라기보다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름다움과 예술성이 무엇인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면지의 드레스를 보면 공통적으로 지방시가 만들고자 했던 브랜드의 방향을 잘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 드레스들이 오드리가 입었던 옷이었고요. 브랜드의 방향과 오드리가 대중들에게 남긴 대표적인 인상이 겹쳐진다는 사실에서 지방시와 오드리의 특별할 수밖에 없었던 인연을 짐작할 수도 있었지요.

이 그림책은 독특하게도 두 이야기의 병렬적 전개로 시작됩니다. 사교 모임을 좋아한 어머니 덕에 늘상 화려함 속에 있었던 어린 위베르의 삶이 그림책 장면 속 상단에, 어렸을 적 꿈인 발레리나를 향해 열심히 연습에 매진하는 어린 오드리의 삶이 그림책 장면 속 하단에 펼쳐져 있죠. 이렇게 위베르의 이야기와 오드리의 이야기가 동시에 독자 앞에 소개된다는 점이 이 그림책의 특징이에요.

위베르와 오드리는 어렸을 적부터 자신의 꿈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그 재능이 빛을 발하기도 했지만 아쉽게도그러지 못하기도 했어요. 위베르는 디자이너의 꿈을 실현했지만, 오드리는 발레리나라는 꿈 앞에 좌절을 겪었답니다.

꿈이라는 것이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세상 일이 다 그렇지는 않잖아요. 우리는 무언가를 이룬 누군가를 볼 때 그 사람이 그 일을 이루고나서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기에 그 결과만이 그 사람이 해낸 일의 전부인 것처럼 여길 때가 많아요. 하지만 알고보면 사람들이 어떤 꿈이 있다고 해서 한방에 대박을 터뜨려 성공을 얻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목표를 이루지 못할 때도 있고, 상황이 피치못하게 그렇게 되기도 하고요, 정말 여러 요인들로 인해 꿈 앞에 좌절하는 경우가 참 많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좌절하고 끝이라면, 이후에는 당연히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겠죠. 무언가에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렇게 좌절하고 실패할 때 결국 다시 일어나 자신의 길을 꿋꿋이 잘 걸어가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것이 하나의 길일 수도 있지만, 여러 갈래의 길일 수도 있고요.

오드리 헵번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발레를 그만두고 나서 배우가 되기로 하고, 그 길을 차근차근 걸어나갔지요. 위베르도 물론, 첫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에도 디자이너로서의 명성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일했어요.

위베르와 오드리의 삶이 겹쳐지는 시기가 되자 그림책은 하나의 장면으로 합쳐집니다. 이 장면을 처음 펼쳤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어요. 이건 누가 봐도 오드리 헵번이고, 누가 봐도 지방시의 드레스였거든요. 이 장면에서 위베르와 오드리가 서로 얼마나 각별했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어요.

그 이후 오드리가 입는 옷은 사람들에게 더욱 인기가 많아졌어요. 배우 오드리 헵번으로 인해 브랜드 지방시는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고, 디자이너 위베르 드 지방시의 옷들로 인해 배우 오드리 헵번 또한 더욱 관심을 받게 되었던 거죠.

※ 출판사 서평이벤트를 통해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활용하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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