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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와 살구 - 학교 가는 날 또박또박 첫 읽기
이반디 지음, 심보영 그림 / 시공주니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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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둘째 어린이가 생각보다 일찍 한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첫째와는 다른 읽기 지도가 필요했어요. 지도라 함은 guidance보다는 map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첫째 어린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그림책과 읽기책의 비중을 따져볼 때 꽤나 오랜 기간동안 그림책 비중이 훨씬 컸던 반면 둘째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언니가 하는 건 뭐든 다 해보고 말거야' 정신으로 살아가는 둘째 어린이는 그림책도 여전히 재미있지만 언니가 읽는 책 같은 책(a.k.a. 읽기책)들을 읽어보려는 의지가 상당했어요. 한 뱃속에서 태어나고 성별도 같고, 같은 부모에게 양육되며 비슷한 읽기 환경을 가지고 있어도 두 아이는 정말 다른 읽기 경로를 따라가더라고요. 아마 그 읽기 환경에 포함되는 형제 관계라는 변수가 작용했기 때문이겠죠. 아이의 기질도 큰 몫을 했을테고요. 

  그렇게 첫째 어린이와 둘째 어린이가 읽기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시기가 달라지게 되면서, 저는 아이마다 각기 다른 기준을 두고 책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학교 생활이나 학년에 따른 성장, 또래 관계에 따른 감수성 발달 등이 달랐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었어요. 그래서 이제는 어엿한 초등학생 어린이가 읽기에 재미를 붙이고 조금 더 긴 이야기로 나아갈 만한 읽기 책이 아닌, 처음 읽기책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가 부담없이 붙들고 읽어갈만한 책을 찾아야 했죠. 각 장(chapter)의 호흡이 너무 길지 않으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림과 글의 비중이 어린이 독자에게 부담스럽지 않고 가독성이 좋은 읽기 책을 골라보게 되었답니다. 

  반갑게도 최근 어린이책 출판 동향을 살펴보면 "첫 읽기책"을 키워드로 하는 시리즈가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흐름은 아이들이 읽는 이야기책 분류에서 '0학년 동화'라는 기준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데서 생겨났다고 봅니다. 같은 학년의 아이라도 누군가는 아직 그림책의 넉넉한 서사를 더 편안하게 느끼고, 누군가는 글밥이 있는 이야기책으로 성큼 나아가고 싶어하니까요. 어린이 독자들의 읽기 발달과 성향, 취향은 학년별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읽기 발달 단계에 따른 특징에 주목하게 된 것이죠. 


  얼마 전 시공주니어에서 [또박또박 첫 읽기] 시리즈가 새롭게 출간되었어요. 첫번째 책 <사랑하면 다 애기야>와 곧이어 출간된 두번째 책 <설기와 살구 - 학교 가는 날> 두 권입니다. 그중에서 둘째 어린이가 더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 오는 이 책 <설기와 살구 - 학교 가는 날>을 출판사 이벤트를 통해 운좋게 일찍이 읽어볼 수 있게 되었어요. 

  표지에는 하얀 강아지와 살구빛 고양이가 반짝거리는 눈망울을 가지고 등장합니다. 생김새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이 두 친구가 설기와 살구 같아요. 그런데 사람이 아니라 강아지와 고양이가 학교를 간다니, 그 학교는 동물학교인 걸까요? 아니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집어들어 봅니다. 

  설기와 살구 학교 가는 날은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연이어 일어나지만 분명하게 장을 나눌 수 있는 6개의 이야기들이 이어져 있지요. 장마다 10~20쪽 이내여서 읽기에 부담이 없고 삽화의 비중도 좀 있어서 첫 읽기책이라는 분류에 딱 어울리는 정도예요. 

  사실 많은 어른들은 아이들이 한글을 읽기 시작하면 '한글을 뗐다'고 생각하고 읽기 독립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이게 참 개구리 올챙이 적 기억 안나는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문해력 전문가들은 아이가 스스로 글자를 읽기 시작한 후에도 곁에 있는 어른이 책을 함께 읽어주는 시간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소리내어 읽어주는 경험은 아이의 어휘와 이해력, 읽기의 즐거움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지요. (출처: 국제문해력협회(ILA) 2018년 발간 자료 "The Power and Promise of Read-Alouds and Independent Reading")

  이왕 아이들의 읽기에 유익한 이야기를 찾는다면 이러한 효과에 일조하는 읽기 방법을 활용해 보면 좋겠죠. 이렇게 부담되지 않는 분량으로 장이 나누어진 이야기라면 장마다 번갈아 나누어 함께 읽는 방법도 아주 효과적이랍니다. 부모-자녀 간 읽기 시간이라면 양육자와 아이가 번갈아 읽을 수도 있고, 가족 구성원이 둘러앉아 나누어 읽을 수도 있어요. 여러 아이들이 함께 하는 북클럽이라면 아이들이 돌아가며 읽어도 좋답니다. (속닥속닥.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독서 모임에서 종종 이렇게 읽으니 아이들 반응과 집중도가 엄청났어요.)


  소미와 할머니는 함께 살아요. 하얀 강아지 설기와 살구색 고양이 살구도 함께 살지요. 오늘은 소미네 반 공개 수업이 있는 날인데, 아쉽게도 할머니는 가실 수가 없었어요.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을 하시는 할머니가 일을 가셔야 했기 때문이에요. 그 말을 들은 설기는 과연 어떻게 했을까요?!

  공개 수업에 가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아이들은 공개 수업 날 우리 부모님은 언제오나 목이 빠져라 기다리게 되잖아요. 그렇기에 소미의 마음이 어떨지 아이들이 자신의 상황을 떠올려보며 헤아려보긴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설기와 살구는 아쉬워할 소미를 위해 평소와는 다르게 단정하게 차려입고 학교로 향합니다. 소미가 학교 가는 길을 따라가며 소미가 만났을 사람들을 만나 도움을 얻기도 하고,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여러 일들도 해보면서요. 이 장면은 올해 여덟살 저희집 둘째 어린이가 뽑은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었는데요. 설기와 살구가 짜장면을, 그것도 아주 맛있게 먹는 모습이 정말 웃겼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글밥이 조금씩 늘어나는 읽기책을 본다고 해서 아이들이 그림의 즐거움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오히려 처음 읽기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그림은 이야기의 흐름을 짐작하게 하고, 인물의 표정과 장면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끼도록 하며, 무엇보다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을 붙들어 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한 페이지 가득 설기와 살구의 먹방이 펼쳐지는 이 장면처럼요. 글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대목이지만, 입가에 짜장 소스를 묻힌 채 정신없이 먹고 있는 두 친구의 모습이 그림으로 크게 펼쳐지는 순간 웃음은 훨씬 더 즉각적이고 선명해집니다. 저희집 둘째 어린이가 이 장면을 가장 재미있다고 꼽은 것도 아마 그런 이유였을 것 같아요. 

  소미가 매일 아침 지나갔을 학교 가는 길을 따라가며 소미가 만났을 사람들, 소미가 보았을 풍경들을 만난 설기와 살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살구는 소미에게 오래된 친구가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중략)

개 설기와 고양이 살구는 마음이 놓였습니다.

'소미가 만나는 사람들이 다정해서 좋아.'

  그런데 그 길이 마냥 다정하지만은 않았어요. 악당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소미가 등하교길에 설기와 살구가 만난 악당들을 만났으리라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그래도 이 길이 마냥 수월하지만은 않으리라는 짐작은 가능해지죠.

  그럼에도 슬기롭게 어려움을 헤쳐나온 설기와 살구는 악당들을 뒤로 하고 학교로 향하며 이렇게 생각합니다.


설기는 검은 개 따위 이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파리나 거미, 선인장 화분을 이기고 싶지 않은 것처럼요.

  경쟁이 만연하고 누구보다도 제일 잘나야 하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런 문장을 보고 자랄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하며 밑줄을 그었어요. 

  이런 저런 해프닝을 겪으며 학교에 도착한 설기와 살구. 옷매무새까지 매만지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처음 마주한 선생님은 살짝 놀라셨지만, 설기와 살구가 무안하지 않도록 상냥하게 교실 안으로 안내합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어른이라니. 소미의 담임선생님이 이런 분이어서 설기와 살구가 그랬던 것처럼 저도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이후에 설기와 살구는 소미네 반의 공개 수업을 참관합니다. 담임 선생님이 처음 그러셨던 것처럼 설기와 살구를 보고 당황한 학부모들도 마주하게 되고, 그럼에도 당당하게 바로 잡는 설기와 살구의 모습을 보니 소미가 수업 시간에 하는 발표에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이렇게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는 가족이구나 하고요. 

한 번 울고 나서 열 번 재밌게 노는 힘!

어린이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마음에 꽉 찬 사랑만 있다면 말이지요.

작가의 말 중

  마음이 꽉 찰만큼 사랑하는 것, 그것만큼 중요한 건 또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이야기. 읽기라는 행위 자체의 발달만큼이나 그로 인한 아이들의 성장을 북돋워줄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답니다. 이제 막 읽기의 즐거움을 알아가기 시작하는 아이들과 함께 꼭 읽어보시며 소미가 어떤 발표를 했는지도 알아보세요.😉



※ 출판사 서평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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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진주 비룡소 창작그림책 84
허정윤 지음, 보람 그림 / 비룡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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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보자마자 '이 그림책 너무나 보고싶다'고 생각한 신간그림책이 나와서 소개합니다. 그 제목은 바로 <불량 진주>예요. 햇빛에 비추면 무지개빛으로 살짝 빛나는 제목과 정가운데에 위치한 막내 진주가 시선을 먼저 끌죠. 이 진주들에게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을지 궁금해져요. 

  작고 귀엽지만 어딘가 짠한 그들의 이야기는 앞면지부터 시작됩니다. 불량 진주들이 한데 모여서 저마다 한마디씩 하느라 시끌벅적해요. 그런데 어째 귀한 보석의 느낌이 아니라 어딘가에 촤라라라락 쏟아놓아버릴 모양새로 담겨있어요. 반지가 될 수 없는 운명을 가진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소개합니다. 바로 "불! 량! 진! 주!"

 

  울퉁불퉁하고 구멍이 난 진주들은 '최상급'이 아니라는 이유로 귀하게 여겨지지 않는 현실. 이들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스스로 찾아야만 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지요. 반지가 될 수 없다고 해서 존재의 가치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다행스럽게도 불량 진주들에게는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서로가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맞대보아도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저 함께 있다는 것을 위안삼아 하루하루를 보냈고, 다행히도 그 사실이 나름 괜찮았죠.

  그러던 어느날 막내 진주가 길을 가다 만난 완두콩에게 모진 말을 듣게 됩니다. 이 일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겨우 마음을 토닥이고 있는 진주들에게 큰 상처가 되죠. 

  그래서 결국 진주들은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들이 불리는 그 이름대로 불량하게 살아보기로요. 불량 진주라 분류되어 그렇게 불린다고 해서 스스로를 그렇게 규정하지 않으려고 애썼던 진주들이었건만!

  기죽지 말고! 고개도 바짝 들고! 걸음걸이도 불량하게! 말투도 불량하게! 아이라이너의 도움을 받아 생김새까지!

  그렇게 불량 진주들은 불량한 삶을 살기 시작했어요. '불량하게 사는 건 이렇게 몰려다녀야 하는건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주변의 반응을 보니 꽤나 효과가 있는 듯 했어요. 


  하지만....

  사실 진주들의 본모습은 "불!량!진!주!"가 아니었기에 꽤나 피곤한 생활이었어요. 하루종일 자신의 모습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된 "척"을 하며 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지요. 오후 3시쯤이 되면 자기들도 모르게 낮잠에 빠져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낮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진주들은 누군가의 손에 붙들려 있었어요. 

 어리둥절한 채로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진주들이 도착한 곳은 세면대였어요. 채반 속에서 세찬 물줄기를 맞으며 불량한 척을 하기는 더더욱 힘이 들었고, 물에 휩쓸리다보니 어질어질 해질 정도였어요. 

  그렇게 아이의 손길로 뽀득뽀득 샤워를 하고 난 진주들은 반짝반짝 윤이나는 그들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진주들을 데려온 아이 민이는 그런 진주들을 보고 감탄하며 진주들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닦아주었어요. 이토록 소중하게 자신들을 대해주는 민이의 모습을 보며 진주들은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전 사실 이 장면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이토록 소중하게 대하기에 이토록 빛이 나는 것이 존재의 본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민이의 손에서 새로운 운명을 맞이한 불량 진주들은 과연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요? (그림책에서 알아보세요!😉) 감동적인 결말은 그림책을 실물로 보실 독자들을 위해 생략해 봅니다. 


  아기자기한 그림체에 막내 아가도 좋아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에 초등학생인 첫째 어린이와 둘째 어린이까지 좋아했던 그림책 <불량 진주> 


  비룡소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책 관련 도안도 배포하고 있으니 책을 보시고 활용하실 분들은 방문해보세요!



※ 출판사 서평이벤트를 통해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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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똑같으면 재미없잖아? - 다양한 우리가 같이 사는 이야기 라임 주니어 스쿨 13
피에르 젬 지음, 쥘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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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다양성이라는 가치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느껴요. 다양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는 참 반가운 흐름입니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결국 우리는 서로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게 되지요.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때 우리는 서로에게 없는 것을 나누고, 그렇기에 삶은 더 다채롭고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믿어요.

라임출판사에서 최근 재출간된 <다 똑같으면 재미없잖아?>는 프랑스 교사이신 피에르 젬 작가가 글을 쓰고, 쥘 작가가 그림을 그린 어린이책입니다. 프랑스 어린이책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세계시민교육·사회정서교육 계열의 흐름에 속한 책입니다. 요즘 국내에서도 사회정서교육이 정말 핫하죠!

유럽 지역에서는 유럽 연합이라는 큰 지역 공동체를 이루어 살면서 국경을 뛰어 넘는 물리적 교류가 워낙 많아요. 그런 지역적 조건에서 특정 인종이 다수를 이룬다기보다 여러 지역 출신의 여러 문화가 한데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럽 연합이라는 범위 안에서 마구 뒤섞이기보다 개별 국가들의 특성은 색색깔의 컬러팔레트처럼 유지되고 있지요.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거죠. 이렇게 지낸 시간이 쌓이다보니 다양성 교육에 대한 관심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세계시민교육 혹은 사회정서교육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 참고할만한 책과 자료, 논의들이 많기도 해요.

원제는 20 histoires pour vivre ensemble, 직역하면 “함께 살아가기 위한 20가지 이야기” 정도가 됩니다. 성평등, 인종차별, 연대, 선거, 따돌림, 인터넷의 위험성, 장애, 예의, 신체존중 등 이 책은 다양한 주제를 어려운 개념으로 설명하기보다, 어린이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 겪을 법한 이야기들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더 쉽게 공감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함께 살아간다는 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하지요.

특히 좋았던 점은 단순히 문제 상황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까지 담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아이들과 다양성, 존중, 세계시민교육 같은 주제를 이야기해보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어른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 출판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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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책을 펼치면 노란상상 그림책 131
이금이 지음, 박현민 외 그림 / 노란상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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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도 드디어 이런 책이 나왔구나 싶은 그림책입니다. 그렇지, 그러니까 함께 보지, 어린이들과 함께. 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며 보았어요. 눈까지 황홀함은 크나큰 감사함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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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왕국 가야로 가자 - 덩이쇠가 들려주는 가야의 비밀
김영숙 지음, 김민준 그림 / 풀빛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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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 첫째 어린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 되면서 한 사람이 품은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인물에 대한 관심은 곧 인물들이 모여 이룬 역사에 대한 관심이 되더라고요.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아온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어 온 거죠.

그래서 전 요즘 역사적 사실을 가미한 동화나 동화적 요소를 몇방울 떨어뜨린 역사 이야기를 두루 보고 있답니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영역을 반걸음정도 앞에서 책을 미리 읽어보는 게 함께 책을 읽으며 아이를 키우는 가장 큰 재미거든요.

얼마전 풀빛 출판사에서는 <철의 왕국 가야로 가자>라는 재미난 역사이야기책이 출간되었어요. "덩이쇠가 들려주는 가야의 비밀"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요. 철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 그 기술을 근간으로 힘을 키웠던 가야의 대표 유물, 덩이쇠를 비롯하여 다양한 가야의 유물들이 등장합니다.

<철의 왕국 가야로 가자>는 가야의 대장장이였던 주인의 무덤에 껴묻거리로 묻혀있었던 가야의 유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대장장이 주인님의 무덤에서 늘 티격태격하며 지내던 유물들이 고고학자, 역사학자들의 발굴에 의해 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지게 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죠.

이야기는 대장장이 주인의 무덤 속에서 모루와 망치가 티격태격 하는 대화로 시작됩니다. 유물들의 대화나 대장장이 주인의 무덤 이야기를 읽다보면 현재까지 전해지는 가야의 대표적 유물들이 어떤 유물들인지, 그들이 어떻게 가야의 대표 유물이 되었는지, 유물들을 통해 그 시대를 어떻게 상상해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이해를 자연스럽게 해볼 수 있었어요. 그렇게 무덤 속에서 평화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던 것도 잠시, 유물들은 사람들에게 발굴되어 박물관으로 옮겨지게 되죠.

가야 유물들이 옮겨진 곳에는 여러 역사 시대의 유물들이 모여있었어요. 신라의 금관, 백제의 금동대향로, 고구려의 수막새를 만날 수 있었죠. 대장장이 무덤에는 없었지만 가야의 대표 유물인 가야금과도 재회할 수 있었고요.

사실 우리도 역사를 배울 때 가야를 중요하게 배우지는 않잖아요. 어찌 생각하면 삼국시대의 사이드처럼 훑고(?) 지나간 가야지만, 사실 가야의 역사는 오백 년이 넘어요. 우리가 '조선왕조 오백 년'이라고 하는데, 그 오백 년이 넘는거죠. 우리는 왜 그동안 가야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무관심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가야의 유물들은 역시 그들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런지 그 이유를 이해하기 쉽게 우리에게 들려준답니다. 삼한 시기 변한 지역에 있었던 가야는 12개 가야들의 연맹 형태로 유지되었어요. 왕을 중심으로 중앙집권적 국가로 발전해간 백제, 고구려, 신라와는 다른 형태였지요. 본문에서 설명하듯이 가야는 오늘날의 유럽 연합과 비슷한 형태였다고 한다면 더욱 이해하기 쉽겠죠.


우리 역사를 돌아보다 보면 역사적으로 '기지를 발휘한 순간'들은 대개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요. 대륙과 바다가 만나는 한반도에 위치한 운명 때문이기도 한데요. 주변 국가 사이의 힘의 균형을 파악하고 그 사이에서 외교적인 역할을 잘 할 때가 바로 그런 시기입니다. 가야의 오백 년 역사를 따라가다보면 가야도 역시 그랬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 나라들 사이에서 해상 무역의 이점을 십분 발휘할 때, 나라들 사이에서 관계를 잘 다루어갈 때 가야가 융성했었죠. 이런 점은 역사 이야기를 배워가며 알게 되는 역사적 보편성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출판사 서평이벤트를 통해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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