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의 빛을 따라서 아우름 30
엄정순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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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처음에 느꼈던 건.. 남들과 다름을 인정하는 게 참 어렵다는 거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라고 했다.

언제였지.. 책에서 읽었나.. 만화를 봤나..

'다름'이라고 하니 떠오르는 일이 하나 있다.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그리라고 했다.

물고기...가 맞을텐데 아무튼. 물고기를 그리는데 흔히들 파란색으로 색칠을 한다. 여기서도 다르지 않았다. 미술 시간이 끝나고 선생님이 걷어서 학생들의 작품을 하나씩 걸어놓았다. 그중에 한 장이 눈에 띄었는데.. 그 물고기의 색이 분홍색이었다. 친구들은 "선생님, 얘는 틀린 것 같아요. 물고기 색이 왜 이래요?" 라는 말을 했었다. 그 친구는 그 얘기를 듣고 울고 말았다.

 

사람마다 보는 눈은 다르다. 색이라고 하니 또 떠오르는 것이 우리에게는 우리 몸의 색이 '살색'이다. 그것과 다르지 않게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검은색이 '살색'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인정되는 것들이 막상 상황이 되면 생각나지 않는다.

 

어른들의 생각도 다른데, 아이들의 생각은 더 큰 의미로 다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것도 아이들이다.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말들이 나와 깜짝 놀라곤 한다.

 

작가는 미술 전공자로 주로 시각장애인 아이들과 만난다.

중간에 아이들과 인천 차이나타운을 다녀와서 한 아이에게 계단을 그리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계단이 어떻게 생겼냐는 아이의 물음에 아이와 함께 계단을 여러번 오르내리고, 아이에게 그리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색을 다르게 했다고 한다. 물어보니 장소마다 다른 기억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나를 그리고 마는 줄 알았더니.. 자기가 걸었던 계단 전부를 그렸나보다.

흔히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그 순간을 그리게 마련인데...

 

아이들과 함께 한 여러 시간이 들어있다.

어느 순간이든 사랑스럽고, 아이들은 예쁘다.

그 아이들과 함께 작가의 이 프로젝트도 길게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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