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 1 - 김종광 장편소설
김종광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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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긴 행렬.

노란 바탕의 벽에 한가득 그려진 사람들, 사람들.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고 그냥 그림만 보곤 했다. 그리고 나오는 이야기라 봐야 역사책에 나올 법한 정치적 이야기라서 목적이라던가, 어떤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 알 뿐이었다.

정치적 얘기에, 무거운 이야기들은 딱 질색이라서 이 책.. 그냥 넘기려고 했는데 어쩌다 둘러본 다른 블로그에서 재밌다는 소리를 듣고 올라오자마자 신청했다! 바로 신청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음 못 읽어볼 뻔 했다.


작가가 대놓고 띠지에 "영웅호걸이 나오지 않는 책을 쓰고 싶었다" 라더니 진짜 그렇다.

그런 사람들은 애초에 나오지 않고.. 나는 역사에서도 야사를 좋아하다보니 기억나는 이름은 몇명 없어서 그런지 다 모르는 사람. ㅎㅎ 어쩌다 나오는 이름은 정말 유명한!!! 분들.


통신사라 해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뽑은 줄 알았더니.. 기준이라고 하면 나라에서 돈 주니까 가족들 먹여살릴 사람이 대부분. 그리고 원해서 가는 거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돈 주니까 가는 사람. 그리고 왜국을 구경해보고 싶은 사람. 그것도 아니면 다른 사람들을 다 제치고 나니 어쩔 수 없이 뽑힌 사람. 그리고 입담이 걸출한 몇몇 사람. 진짜 이 책의 주인공은 취빈이가 아닌가 할 정도로.. 여기저기서 이름이 튀어나오고, 안 끼는 곳이 없으며, 취빈이 없인 생활(?)을 못하는?? ㅎㅎㅎ

암튼 취빈이가 나오는 부분이 제일 웃겼다. 웬만한 여자들이랑 비교해도 더 예쁘다는 취빈이가, 재주가 뛰어나다는 취빈이가 진짜로 궁금했다. 이걸 궁금해할 게 아니었는데 말이지...


일기 형식처럼 씌여있고, 물론 양반 나리들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근엄하신 조엄을 필두로 매번 문제를 일으키는 사문사도 있으며. 그렇다고 문제만 일으키는 건 아니고 글도 잘 썼다. 어딜 가든 환영받는 그들이다. 매번 나오는 '삽사리가 썼다'가 제일 웃겨.. ㅋㅋㅋㅋ

이 문구만 나오면 읽기도 전에 벌써 웃음이 터졌다.


초반 다같이 살아서 돌아오자는 조엄의 말과는 달리.. 아픈 사람들도 있었고, 다친 사람들도 있었기에 죽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그들에게 그건 다른 의미였을 것 같다. 어떻게든 돌아가서 가족을 보고픈 마음이 컸을텐데.


이런 거 다 제쳐두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무거운 요소 다 빼고, 음식이 더 맛있어지게끔 만들어 주는 조미료 같은 이야기들이었다.

더불어, 다시 한번 조선통신사가 어떤 행렬이었는지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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