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가르다 - 제6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51
김혜온 지음, 신슬기 그림 / 샘터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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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세 가지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각각의 이야기엔.. 장애를 가진 아이가 등장한다.

읽고 나서 저자의 이력을 보니 이해가 갔다. 특수학급의 선생님.


예전에 가르친 아이도 자폐가 있는 아이였다. 수업을 듣겠다고 했을 때, 어떻게 해야나.. 싶었지만 생각보다는 수업에 잘 따라왔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것이었다. 자신의 것만 신경써주면 좋으련만, 다른 학생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이어서 몇번 주의를 주고, 다른 선생님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도 수업은 좋았는지 그 이후에도 계속 들었었다. 지금은 못 만나고 있으니 어떻게 변했을진 모르겠다.


첫번째 이야기 '바람을 가르다'에는 뇌병변을 앓고 있는 찬우가 나온다. 집에 몸이 아픈 아이가 있으면 으례 그렇듯이 엄마들의 신경을 더 날카로워지는 법이다. 잘 못하니까 엄마가 해줘야 하고, 어디 다치지 않을까 엄마의 눈이 닿는 곳에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 아이들도 자기 스스로 하고 싶은 일도 있을거다. 이런 일은... 보다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 친구들이 더 잘 알기도 한다. 모든 것을 엄마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찬우 엄마. 하다 못해 신발이라도 신겨줘야 하는 엄마에게 찬우의 '이번 주 도우미' 용재는 "평소에는 찬우도 잘하는데."라는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부모가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엄마가 슈퍼맨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스스로 해야 할 일도 있고, 하고 싶은 일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용재가 달리는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번이라도 '바람'을 느끼고 싶었던 찬우.

찬우에게 용재는 엄마 이상의 슈퍼맨일거다.


세번째 이야기가 좋았다.

근엄하고, 아이들에게 무섭기로 유명하여 마 선생이 담임을 맡은 반은 항상 조용하다. 말도 잘 듣는다. 그런데 마 선생은 오늘도 무너지고 있었다. '유빈'이가 울면서 등교한 것이다. 아버지의 말로는 새 학기가 시작되면 이주 정도는 울었다고 하는데.. 우리 반에 온 지 지금 얼마인가. 매번 우는 유빈이를 감당할 수 없다. 그럴때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편이 아닌 유빈이 편이다.

'유빈이에게 그렇게 하면 안돼요. 우리들도 싸우지 않고, 큰 소리 내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하는데요.'라는 말을 하면서. 오늘도 마 선생님은 우는 유빈이에게 큰 소리를 친다. 그랬더니 더 큰 소리로 우는 유빈이. 이럴 때 마 선생도 울고싶다. 대체 왜 내가!!! 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어느 날, 반 아이들이 자신의 얘기를 하는 것을 들은 마 선생. 우리 선생님은 진짜 무섭다. 사천왕을 닮았다 하는 얘기였다. 모든 것을 유빈이 탓으로 돌리던 어느 날 거울을 보던 마 선생은.. 내 얼굴이 이렇게 무서웠던가..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위의 이야기들을 읽었을 때, 우리나라 부모와 외국의 부모를 비교하던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모든 것을 다 해주려고 하는 우리나라의 부모. 그리고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꼭 그렇지 않아도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외국의 부모. 그렇다고 우리나라 부모들이 존중을 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비교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거다. 그리고 이렇게 생활하다 보면 독립성에서도 큰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정작 나만 봐도 그렇다고 느끼니....


아이들을 볼 때마다 새롭다. 내가 느끼지 못했던 것, 그리고 똑같이 느꼈다고 하더라도 표현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 우리 조카를 봐도, 나는 이런 생각을 했는데.. 너는 어떠니?라고 물어보면 생각지도 못한 얘기를 할 때가 많다.

이 마음을 계속 가져가면 좋으련만, 그걸 지켜줄 수 없는 어른이 되는 것 같아서 그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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