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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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온 이 작가의 책을 보면 따뜻하다라는 느낌이 든다.

생각난 김에 찾아봤더니.. 역시나. 표지가 주는 느낌도 따뜻하고, 더군다나 도서관에서 빌린 다른 책이 이 작가의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글임이 틀림없다.


포근하고, 자상하며, 마지막엔 감동을 주는 그런 책.


타마짱과 아빠도 그렇다. 그리고 타국 사람이라 표현하는 게 서투른 샤린까지도.

대학을 다니면서 적응을 못한 건 아니지만 이대로면 시간 낭비를 하는 것만 같았던 타마짱은. 우연히 할머니와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하고 싶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찾아낸 일이 심부름 서비스. 마을에는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아 물건을 사러 가기도 어렵고, 그런 분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찾아낸 이 일. 대학을 중퇴하고, 집으로 돌아오고,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면 좋을까를 고민한다. 혼낼것만 같았던 아빠는 열심히 해보라고 등을 밀어주고. 새엄마 샤린은.. 그래, 이 샤린과의 관계가 문제다. 새엄마가 아니라 친구였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드는 타마짱.

타마짱은 아직 엄마를 지우지 못했는데, 그 자리는 벌써 누군가가 대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

우리 집은 처음에 부모님과 나만 살고 있어서, 집안 일을 내가 거의 다 해 왔다. 그랬는데 중간에 외할머니를 모시게 돼서 언제부턴가 할머니가 집안 일에 간섭하시기 시작했다. 이게 왜 그렇게 싫던지.. 뭔가 내 영역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 같달까.. 그래서 처음엔 엄청 부딪혔다. 지금에야 뭐..그런가보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정말 힘들었다.


내가 보는 타마짱도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내 집, 내 가족의 테두리 안에. 이제 새로운 누군가가 들어오려고 하니까 일단 거부감부터 드는.. 그런 느낌.

이런 타마짱을 아빠도, 샤린도.. 탓하지는 않는다. 그저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낄 뿐.

그러나 이런 상태도 타마짱의 외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터지고 마는데...


"인생엔 원래 '실패'라는 게 없어. 죽은 내 아내가 말하기를, 인생에는 '성공'과 '배움'만 있대. 하고 싶은 걸 포기하고 하는 인생, 재미없잖아?" P.170


"인생은 딱 한 번뿐인 '놀이 기회'래. 그러니까 즐기자고 마음먹은 사람만이 '작은 모험'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대." P.263

현명한 우리 남편이 말했어. 인생은 시계추라고.

살면서 뭔가 엄청난 불행을 당했다 해도, 그 다음엔 시계추가 반대 방향으로 흔들리게 마련이잖아. 그러니 이제 마키한테 굉장히 좋은 일이 생길 거야. 기대해.



즐기면서 인생을 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고 매번 생각하지만 아침이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일들. 그 일로 인해 좌절하는 순간들. 어떻게든 그 순간만 넘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아닐까.


그럼에도.. 이렇게 위로해주는 가족, 친구들이 있어 버티는 게 아닌가싶다.

타마짱도 만났으니, 이제 작가의 다른 책 '반짝반짝 안경'을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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