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왔지만
다카기 나오코 지음, 고현진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 독립해 본 건 대학교에 입학하면서였다.

그 전에 부모님과 떨어져서 살 때는 어렸을 때. 입학하기도 전에 할머니와 살았을 때 밖에 없는데.

원체 혼자있는 것도 싫어하고(지금은 좀 나아진 것 같지만), 가족들과 떨어져서 있어본 적이 없어서 집을 떠나기도 전부터 하도 울어대서 엄마가 며칠은 같이 계셔주셨다.


있는 동안은 괜찮았는데, 한동안은 눈물바람이어서 오죽하면 엄마가 학교고 뭐고 그냥 집으로 오라고 할 정도였다. 그 다음에도 아직 학기 초반이라 친구도 없고 해서 매주 집에 내려가고 그랬지만. 지금 생각하니 도로에 뿌린 돈이 얼마야... 킁...


그래도 나오코는 나보다는 낫지 싶다.

가족들과 떨어져서 외로움은 있을지언정, 어딘지 모르는 길을 헤매고 다녔어도 어떻게든 거기에 적응은 하려고 하니 말이다. 나는 정말이지 초반에 친구들 못 사귀었으면 그대로 내려왔을지도... ㅠㅠ


얇아서 금방 읽혔는데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

물론, 울적한 기분도 같이 느끼고, 새로운 동네고, 나도 나름 시골에서 생활했어서 더 넓은 곳에 가니까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 한 예로 시골은 버스 노선이 한개.. 근데 도시는 여러 개인데다가.. 그곳만 가는 것도 아니라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가고 있는 나를 발견. 거기서 나름 오래 살았는데, 졸업하고 잠시 일을 하게 돼서 다른 동네로 출근을 하려고 보니까 버스 노선을 모르겠는거다.(계속 같은 동네만 다녀서.. ㅠㅠ) 그래서 부랴부랴 그 지역 토박이인 선배를 붙들고 어느 차를 타면 되냐고 막 물어봤던 기억이... ㅎ 그러고보니 이렇게 지냈던 때도 있었네.


주인공처럼 알바를 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부모님이 지원을 해주지 않으셨다면 나도 뭔가는 해야했을텐데 그럼 또 거기에 적응하느라고 몇달을 보냈을지.. 거기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을 사귀는 게 어려워서.. 게다가 말주변도 없다. ㅡㅡ;;;;

오죽하면 엄마가 지금 보니 말이 많이 늘었다고. 이것도 벌써 몇년 전 얘기다. 애기들하고 있으면 뭔가 한마디라도 더 해야해서... 


이래저래 가족이 그리워지는 책이었다.

부푼 꿈을 가지고 다른 도시에 와서 다른 일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 생활이 쉽지 않고. 내가 정한대로의 길을 가기만도 쉽지 않은걸.


지금 이렇게 작가의 책을 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노력을 했다는 거겠지?

나오코의 책은 언제 봐도 푸근하다. 때때로 가족이 그리워질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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