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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 오쿠다 히데오 스페셜 작품집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책을 최근 두권이나 읽었다.
앞에서 썼던 시골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무코다 이발소'. 이 책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평범한 마을의 하루하루를 전혀 평범하지 않게 담아내서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그전에도 썼지만 무슨 그런 작은 마을에 하루도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지.
이번에도 진짜 제목만큼 사건이 많다.
1. 나는 사장이다.
서른 중반의 아직 한창인 나이, 대기업에 다니며 자신의 업적을 쌓아온 가즈히로는 자기만의 사업을 하는 게 꿈이었다. 그 마음을 시작으로 잘 나가던 회사원을 때려치고! 자신이 직접 사장이 되기로 한다.
주눅들지 않을만큼 번화한 곳에 사무실을 잡고, 남들 눈에 없어보이지 않고 싶었던 그는 무엇이든 있어보이게 꾸미기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시작했던 일은 처음부터 꼬이기 시작하고. 회사의 상사는 벌써부터 자신의 길을 방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믿었던 부하마저 자신의 회사로 옮기지 않겠다고 하고. 이때부터 위기감은 점점 가즈히로를 갑갑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제 사장이니까. 잘 나가던 대기업 시절에는 명함만으로도 갑질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자신이 갑이 아니라 을이라는 걸 서서히 깨닫는 가즈히로. 사람들과의 관계도 저울질하며 슬슬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심각한 내용은 아니었다. 읽다보니 주인공의 심정도 이해가 되고, 어떻게 풀어가는지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이들과의 대화인데.. 진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빵 터졌다. 아이들은 정말 예상치 못하는 질문을 꺼내서 사람을 생각지도 못하는 길로 이끈다.
2. 드라이브 인 서머
운전을 하지 못하는 남편 노리오. 운전하는 아내 히로코.
두 사람은 명절에 꼭 처가를 방문한다. 그 길 막히는 와중에 히치하이커 사이토를 태우고, 또 중간에 가다가 할머니를 한분 태우고, 그리고 또 다른 가족의 차에 에어컨이 안나온다는 이유로 그 집의 아이들을 맡아달라 부탁받아 차에 태운다.
모든 것은 노리오의 뜻이 아니라 운전하는 아내 히로코의 뜻이다.
사실 노리오는 사이토를 태울 때부터 짜증이 났다. 대체 왜 우리 차에. 대체 왜 저런 사람을.
게다가 사이토는 남편이 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아내인 히로코에게 자칫하면도 아니다. 아예 대놓고 성희롱을 한다. 그런데 그걸 참고 있는 히로코가 더 이상하다. 내가 봐도 그렇다. 진짜 읽는 내내 사이토 때문에 짜증이 났고, 그런 상황을 불러온 히로코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 와중에 어쩐 일인지 상황은 점점 노리오에게 부당하게 돌아가더니 결국은!!!!
마지막이 궁금하면 읽어보길 바란다.
어쩌다 저런 상황이 됐는지. 어떻게 하면 저런 상황까지 오게 만들 수 있는지 작가가 더 대단하다.
그 뒤로 이어지는 이야기들도 참... 처음은 평범한데 어째 뒤로 갈수록 허어~ 이러면서 읽게 만든단 말야. '무코다 이발소'만큼 이 작품도 평범함을 가장하지만 절대로 평범하지 않달까.
하기야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책에 평범함은 없지만 말이다.
읽는 내내 여러가지 감정이 오간다.
이렇게 하는구나~ 싶다가도 짜증이 확!! 올랐다가, 엄마에게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는 십대 소녀 이야기에는 아~ 나도 엄마에게 뭔가를 감추고 싶었지..를 느끼다가...
책을 읽고 났더니 갖가지 감정들이 일어나서 머리가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