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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에 대하여
아리요시 사와코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2월
평점 :
읽다보니 도통 감을 잡질 못하겠다.
이 여자가 진짜 제목처럼 악녀인지, 아니면 선녀인지...
먼저 나온 사람의 얘길 들으면 천사같은 여자인것만 같고.. 뒷사람의 얘길 들으면 한없이 나쁜 짓만 하는 사람같다.
이렇게 많은 의문을 남겨둔 채, 그녀는 왜 죽은걸까?
자살일까, 타살일까.. 이것도 확실치 않다.
정말 읽다보니 헷갈린다.
이 부분에서는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있으니 착한 사람인 것 같은데, 다른 한편으로는 다름 사람의 뒤통수를 치고 있으니 이건 분명 나쁜 사람이다.
대체 이 여자가 원하는 건 뭘까...
어느 날 '사업의 여왕' 도미노코지 기미코가 도쿄 빌딩가 뒷골목에서 추락사한다.
사업으로도 대성공을 거뒀으며, 남들이 보기에 부족할 것도 없고, 이런저런 일이 있으니 욕은 먹겠지만 그렇다고 그걸로 흔들릴 여자도 아니었다. 그런 그녀는 왜 이렇게 됐을까?
큰 줄거리는 이거다.
그리고 이 여자의 그 동안의 생애에 관련된 사람들이 나와 이야기를 시작한다.
첫 남편에게는 나쁜 여자이며, 두번째 남편에게는 한없이 좋은 여자이다.
주위 사람에게는 자신이 갖고 있는 장기를 살려 사람들의 일자리를 나눠준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무엇을 위해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본 목적을 숨겨가며 좋은 걸 취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이런거다.
남자의 눈에 들어 보석점에서 일하게 된다. 그런데 거기의 점주가 비싼 보석임에도 사람들이 보는 눈이 없다는 걸 악용하여 헐값에 사들인 후, 그걸 다시 비싸게 판다. 그걸 눈여겨 봤다가 자신의 가까운 사람에게 써먹는다. 이렇게 해서 돈을 불리고 자신의 사업을 점차 확장시킨다.
이렇게 그녀는 겉으로는 부유할지는 몰라도, 나는 이만큼 거짓말을 했으면 뭔가 양심에 그늘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뒤의 얘기들을 읽으니 그런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대체 이 여자는 누구지? 하는 물음을 끝까지 지울 수 없었다.
자신의 진짜 사랑이라고 말하면서 남자를 휘어잡는 기미코.
대체 그 아이들의 진짜 아버지는 누구지? 이렇게 큰 거짓말을 하는데도 속아넘어가는 남자들이 바본가? 아님 정말 예쁜 여자가 좋은건가..(이건 그냥 삐뚤어진 내 마음 ㅎㅎㅎ)
제목을 악녀에 대하여 가 아니라, 그냥 그녀에 대하여로 바꿔야 하는 거 아냐?
읽어도 읽어도 그녀가 진짜 악녀인지 아닌지를 모르겠으니 말이다.
왔다갔다 하면서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바람에 손에서 놓질 못하겠다. 이 남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 여자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저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렇게 연출을 한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고 볼 수 밖에!!
궁금하면 꼭 읽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