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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대가족, 오늘만은 무사히!
나카지마 교코 지음, 승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집에 있는 장남 하나로도 벅찬데, 출가했던 딸들이 줄줄이 집으로 들어왔다.
나의 평온한 생활은 이제 어디로... 가는 것일까?
히다 부부.
아흔 살의 치매 장모님을 모시고 히키코모리 아들 하나와 함께 그래도 나름 평온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큰딸이 집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사위의 사업이 망해 아버지에게 손을 벌리던 큰 딸. 작은 딸과는 다르게 큰 딸이 예뻤던 아버지 히다 류타로는 얼마든지 딸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사위가 면목이 없다며 사업을 아예 접고 집으로 들어왔다. 집으로 들어온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방을 어떻게 쓰느냐다. 지금 히다
부부는 1층을 쓰고 있는데, 서재를 내주자는 아내의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어서 2층으로 옮겼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아들과 문제가 생겼다. 방에만 있는 아들은 밤에 컴퓨터를 쓰는데, 그 다닥다닥하는 소리가 얼마나 듣기 싫던지, 안그래도 잠을 청하지 못하는
류타로는 불면증에 걸려버렸다.
이 문제는 뜻하지 않은 손자의 반란으로 쉽게 해결됐는데, 사립중학교에 갈 예정이던 우등생 손자는 아버지의 사업이 망함에 따라 공립으로 가게
된다. 그 불안감을 견디다 못해 창고로 뛰쳐나가고, 그 모습을 본 삼촌이자 큰 아들인 가쓰로는 나름 조카를 배려한다는 명목에(자기처럼은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조카에게 자신의 방과 바꾸자고 한다. 그래서 일단 문제 해결.
이러고 났더니 이번에는 둘째 딸이 집으로 들어오기에 이르른다. 똑부러지게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던 도모에는 결혼 생활이 그렇게 순탄치는
않았던 모양이다. 자신의 일을 접고, 남편을 따라갔으나 그곳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뜻하던 임신도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안 남편의 외도. 거기다
자신도 어쩌다 하룻밤을 보낸 풋내기 개그맨과의 사이에서 아기가 생기고 마는데!!!
이 철없는 아들 딸들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뭐.. 아직도 집에 있는 내가 철없다는 말을 하기엔 좀 그렇지만.
그래도 보기에 앞가림은 다들 잘하는 것 같은데. 공립에서 무조건 조용히만 살자던 손자도 뭔가 뉘우친 듯, 멀리했던 반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고. 무엇보다 대박은 큰 아들 가쓰로!!! ㅎㅎ
치매 할머니를 돌봐주던 가야노와 사귀고 있었던 것. 무엇보다 가쓰로는 집에 있으면서 주식으로 돈을 버는 과감함까지!!! 히키코모리라고 해서
생산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건 아버지밖에 없었던 듯하다. 아내는 벌써 알고 있었고, 누나들도 뭔가 낌새가 있음을 알아챘으니
말이니..
그래도 연애해서 결혼이라니 ㅎㅎㅎㅎ 가쓰로가 제일 장하다.
뭔가 해결되지 않을것만 같던 일들이 꼬인 실타래 하나가 풀리니 마구마구 잘 풀렸다.
큰 아들에 이어, 큰 사위. 그리고 둘째 딸까지.
읽는동안 답답했던 게 아니라, 이 사건들이 어떻게 일어나게 된 것인지 이야기를 풀어주는 과정이 기대되면서 재밌었다. 마지막에 류타로가 이
이야기들을 책으로 써보자!!라고 맘을 먹은 것까진 좋았는데 쓰려고 보니 자신은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하나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고 하는 것에서 빵!!! ㅎㅎㅎㅎ
거기다 엄마이자 아내인 하루코에게는 뭔가 두근거리는 사건이 일어날 것만 같고??
어머니, 이러시면 안됩니다 ㅎㅎㅎㅎ
마지막까지 재밌었다. 더불어 우리 가족에게는 어떠한 일들이 생겼을까를 한번 더 돌아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