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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용골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참 다양하게 책을 쓰는 작가가 아닌가싶다.
읽어본 책은 몇권 없지만 최근에 봤던 애니메이션 '빙과'도 이 작가의 원작이라는 것을 듣고 놀랬다.
물론 그것도 약간 미스터리에 판타지 요소가 있긴 하지만.. 정말 의외였다.
책을 다 읽었을 때 든 생각은 '중세판타지' 물이다!! 라는거다.
일본 작가임에도 불구 이런 판타지물을 쓸 생각을 하다니.. 정말 대단한 작가다.
'2010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 올랐다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런던에서 배를 타고 거친 북해를 사흘이나 가야 도착하는 솔론 제도. 그 섬 영주의 딸 아미나는 어느 날, 동방에서 온 기사 팔크 피츠존과 그의 종사 소년 니콜라를 만나 마술사인 암살기사가 영주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하지만 그 경고가 허무하게도 영주는 자연의 요새로 불렸던 섬, 작은 솔론에서 목숨을 잃고 만다. 하나같이 수상한 용병과 기사들, 밀실의 옥탑에서 홀연히 사라진 불사의 청년, 그리고 봉인에서 풀려난 ‘저주받은 데인인’―. 마술과 저주가 횡행하는 세계에서 이들은 과연 ‘추리’로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지만 책속에서는 이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중세의 분위기라면 난 당연히 마법이 난무할 줄 알았는데, 마법과 생소한 마법 도구들이 나오는 가운데에서도 팔크와 종사 니콜라가 펼치는 추리는 한없이 빛나기만 한다. 마지막에 니콜라의 설명을 듣고 이런 이야기가 숨어있을 줄이야.. 감탄하면서 읽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여주는 능력도 그렇고, 특히 도구들. 그 중에서 모습을 감출 수 있던 그 촛대. 정말 탐나더이다. 불온한 목적을 가진 촛대의 주인, 콘라트는 별로였지만. 그리고 저주받은 데인인들. 죽지 못하고 몇백년을 살아있어야 하는 그들에게 안식을 주겠다는 또 다른 데인인. 이 종족간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해결된것은 영주의 죽음. 그리고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더 충격적이었다.
부러진 용골은 니콜라와 아미나의 약속이다. 아미나를 끝까지 지키기로 한 니콜라는 떠나면서 둘만의 암호를 만들자고 하는데, 그때 아미나가 생각해낸 것이 데인인의 쓰러져가는 배를 떠올리면서 한 '부러진 용골'이다.
이제 언제 또 니콜라와 아미나를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부러진 용골은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