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의 뱀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은 워낙 호불호가 갈리는데, 나도 그 가운데에 있는 사람중 하나이다.

최근에 나온 책일수록 정보가 많기에 읽기전에 스포가 아닌 리뷰는 한번씩 들여다보는데 이 작품 또한 마찬가지다. 이 작가의 책은 갖고 있는건 꽤 있지만 읽은건 얼마되지 않는다. 전에 읽은 책은 '술래의 발소리'였는데 단편집으로 여섯작품이었던가... 그중에 좋았던것도 있고, 나빴던 것도 있었지만 평은 대체로 좋았다.

친구에게 빌려줬더니 친구는 이 작가는 다 고만고만해. 이런 소릴했다. ㅎㅎㅎ

 

중간에 어린왕자의 보아뱀 얘기가 나오길래 왜 나오는건가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눈에 보이는것과 진실은 다르다! 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게 아닌가싶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도 그러니까..

 

1992년 가을. 열일곱 살이던 나는 부모의 이혼으로 옆집에 사는 오츠타로 씨네 집에 얹혀살게 된다. 그 집 부인과 큰딸 사요는 7년 전 화재로 세상을 떠났다. 어릴 적부터 차갑고 강해 보이는 사요를 동경했던 나는 그녀가 죽은 진짜 이유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비밀로 간직한 채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죽은 사요와 꼭 닮은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에게 몹시 끌린 나는 밤마다 그녀가 사는 집 마루 밑으로 몰래 숨어든다. 그리고 늙은 집주인과 그녀가 정사를 나누는 소리를 훔쳐 듣게 되는데……. 열일곱의 어린 거짓과 위선이 무시무시한 사건을 불러일으킨다.

주제는 무거웠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분위기가 너무 어두웠다는 얘기는 하고싶다. 한 소년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읽고 난 뒤 내가 하고싶은 말은 성장기의 고통이 아니라 "성장기의 잔혹사"라고 하고 싶다. 내가 알고 있었던 진실은 뭐였을까? 내가 알고있던 그 애의 죽음의 이유는 이것이었는데 돌고 돌아보니 결국 그게 아니었다. 단순한 사고였던 것만 같던 그 사건은 시간이 흘러 사건과 연관이 있던 사람들을 주인공과 만나게 하고 주인공이 깨달은 것은... 스포가 없이 쓰려니까 어렵다. 그 이야기를 하지 않고는 어떠한 것도 진행이 되지 않기에...

 

내가 의미없이 한 행동도 남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더군다나 한번 그런 일로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비수가 되기 마련이다. 요즘 나는 "말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워낙 덜렁대는 나이기에 어떤 말로 나와 함께 있는 사람에게 상처를 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한번 더 다짐하게 됐다. 내가 한 말은 결국 나에게도 상처가 되어 돌아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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