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말해줘

꽃으로 말해줘
버네사 디펜보 지음, 이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0월

꽃으로 편지를 쓴다니.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글이 아니라 꽃으로도 대신할 수 있다니.

물론 꽃말이 있는건 알고 있었지만 그건 몇몇 종류일뿐 이렇게나 많은 종류의 꽃이 이렇게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을줄은 몰랐다. 꽃잎을 늘어놓고 그것으로 편지를 대신하고,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으니 이렇게나 멋진 방법이 또 있을까.

 

책은 꽃의 의미뿐만 아니라 빅토리아라는 한 사람의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빅토리아의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다.

현재의 빅토리아와 과거의 빅토리아가 같은 점이 있다면 빅토리아는 홀로 세상을 살아온 아이라는 것이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누구와의 관계도 없이. 과거의 그녀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까칠한 아이였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고, 오로지 혼자만 존재하는 것 같은 아이었다고 해야할까. 그런 아이가 엘리자베스를 만났다. 처음은 다른 사람과 똑같았지만 엘리자베스는 점점 빅토리아의 마음에 들어왔고 가족이 되길 원했다. 빅토리아와 엘리자베스 둘 다 그 마음을 같았지만 '가족'을 얻기 위해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방법을 취해야했다. 서로를 위한 것이었지만 결국에는 상처를 주고 말았다.

 

빅토리아는 과거 엘리자베스에게 배웠던 꽃말을 이용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꽃으로 상대의 기분과 하고 싶은 말들을 표현했으며 물론 본인도 그런 방법으로 소통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빅토리아도 진정한 가족을 만들거라고 생각했지만 심신이 지쳐있고 너무나도 외로운 나머지 그 가족을 외면하기 시작한다.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그녀는 점점 본인이 원하는 가족을 만들어 가게 된다.

 

'꽃으로 말해줘'라는 제목을 보면 꽃이야기만 나올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꽃을 매개로 해서 한 사람이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빅토리아의 그리움과, 외로움, 사랑을 전부 다 꽃으로 표현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처음에는 가족을 원했던 빅토리아가 어떻게 그 마음을 닫게 됐는지 읽는 내내 궁금했는데 거의 끝에 가서야 의문이 풀렸다. 그리고 끊임없이 엘리자베스 얘기가 나와서 언젠가는 다시 그 품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다. 마지막엔 감동받아서 눈물을 흘리면서 보기도 했지만. ㅎㅎㅎ 처음엔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혼자인 빅토리아가 안쓰러웠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진정한 가족을 이루는 모습을 보니 감동받았다.

 

마지막에 있는 꽃말 사전을 보면서 나도 한번 그렇게 편지를 써보고 싶었다.

그러자면 여러 종류의 꽃을 키워야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