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시마다 소지 작가는 전작 <점성술 살인사건>에서도 한번 만났다.
이 작가의 주인공은 크게 두 사람이다.  싸가지 없고 쓸데없이 섬세한(이건 옮긴이의 말에 나와있는 표현을 그대로 옮긴것이다) 미타라이와, 정열적인 성격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약한 사람에게 따뜻한 사나이 중의 사나이 요시키 다케시.
요시키의 이런 성격은 이 책에도 잘 나와있다. 사정도 모르면서 함부로 험담을 하는 사람에게는 참지않고 자신의 성격을 보여주는 남자다. 이런 이 남자.. 32년간 풀리지 않았던 수수께끼 사건에 뛰어들게 되었다.
 
미타라이는 점성술 살인사건에서 의욕도 없고, 어디론가 휙~ 사라졌다가 나타나면 사건의 가닥이 잡히고, 다시 한번 휙~ 사라지면 어느샌가 사건의 끝까지 와있다. 나머지는 미타라이의 설명이다. 물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하나씩 실체를 잡아가기도 하지만 뭔가 혼자 뛰는 느낌이랄까~ 그런게 강했는데. 기발한 발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같이 뛰어다닌 것 같았다.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전화에서 전화로, 사람과 사람들의 대화로. 너무나 정신없이 이어지는 통에 나중에는 이 사람이 누구였더라~하고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기이한 소설들.
 
"당신의 기발한 발상이 하늘을 움직였군요."
"형사님뿐입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도쿄의 상점가에서 부랑자 노인이 소비세 12엔을 요구하는 가게 여주인을 칼로 찔러 죽이는 사건이 발새한다. 치매에 걸린 걸인에 의한 충동살인이 분명하지만 요시키 형사는 어쩐지 석연치가 않다. 유아유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누명을 써 26년간 비참한 복역생활을 했던 노인. 그를 기억하는 모든 이가 노인의 온화한 성품과 소설을 쓸 정도로 지적인 인물임을 증언한다. 한 겨울의 밤 열차 안. 밀실인 화장실에서 자살한 피에로의 시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이야기, 하얀 거인에 의해 하늘로 날아오른 열차 등 괴기스러우면서도 환상적인 소설을 쓴 노인. 탐문 중 요시키 형사는 노인이 쓴 기묘한 소설이 실제로 일어난 일임을 알게 되고 곧이어 충격적인 진실과 조우하는데...
 
처음부터 책에는 이 환상적이고 이상한 소설이 나온다. 열차 안에서 사라진 삐에로 시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리고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단순한 살인사건인데 실제로는 그 안에 엄청난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어찌 이렇게 파고들면 들수록 깊은 이야기란 말인가"
라는 대목이 이 소설이 갖고 있는 주제를 잘 보여준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소비세 12엔을 갖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는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계기였다. 한가지 사건이 풀리지 않으면 다른 사건에는 손댈수도 없는 요시키 형사. 일단 범인인 나메카와 이쿠로라는 노인과 피해자인 사쿠라이 요시코와의 관계를 파헤쳤지만 이렇다할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답답해하던 차에 전화 한통을 받게 된다. 지인인 우시코시에게서인데 거기서부터 이 놀라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지막까지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이건 추리소설이 아니라 한 남자의 구구절절한 인생이야기였다. 그가 그녀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 여기까지 오게 된 그 무수한 사연들. 정말 그냥 눈물이 나왔다. (지금 이걸 쓰면서도 눈물이.. ㅠㅠ)
본격 사회파 소설!이라고 띠지에 적혀있더니만 여기에는 이러한 사연들이 있었던거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전쟁. 그리고 일본에 의해 억압받았던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이 여기에 적혀있었다.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이 일본은 정말 그런 짓을 한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면서, 잘못했다고 사죄해야 마땅한 일들이라고 했다. 비단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이 사람만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책장을 보니 작가의 책이 한권이 더 있었다.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이것까지 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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