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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연의 장난
마리보 지음, 박형섭 옮김 / 동문선 / 2004년 12월
평점 :
난 사실 연극은 잘 모른다.
뭐 접해본것이라야 예전에 본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전부고.
이건 원작으로 내용을 알고 갔으니 별 생각없이 봤던거지만.
최근 <서점숲의 아카리>란 만화책을 읽으면서 보고싶은 책들이 늘었는데
이책도 거기에 나온다.
세주인공을 흔드는 나머지 여주가 "내가 그 관계를 깨뜨려 주겠어"라고 말하면서 책을 보여주는데
거기에 나오는게 이책이다. 점점 흥미를 더해가는 만화책덕에 읽어야 할 책들은 계속 늘어가기만 한다.
희곡이다. 책을 펼쳤는데 정말 대본같이 되어있었다.
장소가 바뀐다거나, 주인공들이 바뀌는것등이 글로 다 쓰여있다.
<사랑과 우연의 장난>이라는 제목답게 이 책의 주인공은 아버지가 정해주는 사람하고는 결혼하지 않겠다 선언한다.
외모가 멋있다고 해서 결혼을 한 다른 친구들을 보니, 그 외모덕에 속을 끓이고 산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 이러니 다른 무슨 얘기가 들어오겠냐 말이지. 실제로 친구들을 만났더니 하나같이 다 그런 얘기뿐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실비아, 그녀가 직접 신랑감을 살펴보기로 한다. 신랑이 될 도랑트는 아버지 친구의 아들로 명망있는 가문의 외모도 괜찮고 무엇보다 사람이 좋다고 한다. 이런것들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수가 없어, 그녀는 하녀 리제트와 역할을 바꾸기로 한다. 아버지에게도 말씀드렸더니 찬성. 그래서 그렇게 흘러가나했는데 웬걸, 도랑트도 같은 생각이었던거다.
그래서 하인과 역할을 바꾸어서 인사를 왔는데 리제트로 분한 실비아를 몇번 만나다보니 그녀를 좋아하게 됐다.
근데 이 대본에서만 그런건지 리제트는 그런대로 귀족 아가씨 흉내를 내는데, 도랑트의 하인 오를르캥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원래 망나니같은 귀족도 있으니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겠지만 말이다.
암턴 서로 그렇게 역할을 바꾸어놓고, 사랑에 빠져서 괴로워하는 네 남녀란.
보면서 웃기기도 하고, 거기다 실비아는 자기가 일을 꾸며놓고 나중에는 아버지한테 책임전가까지!!
이 아가씨 좀 보게~~ 그대가 꾸민 일이오~ 거기다 더 지켜본답시고 오빠를 꼬셔서 마치 주인이 하녀를 사랑하는 것처럼 일을 꾸미다니. 그러고 또 혼자 괴로워한다.
마지막엔 잘되니 다행이지만 안됐어봐. 무슨 얘기를 하려고~
사랑은 이렇게 우연을 가장해서 오나보다. 만날 사람은 만나고, 안되려면 애초에 안되고.
연극으로 봤으면 정말 재밌었을텐데~ 괴로워하면서도 천연덕스러워하는 실비아나, 그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괴로움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도랑트. 일이 진행되어 가는 모습을 재밌어하는 아버지까지 말이다.
이책까지 봤으니 다시 만화책을 들어 그 네남녀의 분위기를 다시 느껴봐야겠다.
나도 아버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