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지옥 紙屋 - 신청곡 안 틀어 드립니다
윤성현 지음 / 바다봄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중,고등학교때 벼락치기를 하면서 라디오를 들었다.

그때 갖고있던 라디오는 책상 한 면을 차지할만큼 큰거였는데, 내려놓지도 않고 책상위에 올려놓고.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공테이프를 넣고 녹음까지 했었다. 공부를 하면서 정신은 온통 라디오에 가 있었으니 성적이야 뭐.. ㅎㅎ

지금 라디오는 듣지 않는다. 조그만 라디오를 가져다놓긴 했지만 들어본지 백만년이고 그것보다는 컴퓨터와 더 가까워졌다. 컴퓨터에도 인터넷 라디오를 깔아놓긴했지만 어쩐지.. 잘 듣지 않게 된다. 이렇게 듣는것보다는 예전에 있었던 그 라디오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어디가에 있을 내 라디오.. 가서 찾아와야하나?ㅎㅎ

자는 시간도 빨라져서 예전처럼 밤새면서 들을 기운도 없다. (이건 뭔 소리??)

 

라디오 지옥은 라디오 PD인 윤성현 씨가 썼다.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심야식당>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듣고 싶었던 라디오는 성시경이 진행했던 푸른밤이었는데.. 시경씬 언제 돌아오나??ㅎㅎㅎ

라디오 얘기만 많겠거니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윤이모의 솔직한 생각들과 그의 일상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라디오에서 사연을 읽어주는것 같이 말이다. 라디오 PD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 그리고 이 직업을 갖게 되기까지. 어떤 길로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가 책의 주된 내용이다. 공감가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윤이모의 사랑 얘기라던가, 남자다움에 대한 얘기라던가.. (난 남자도 아닌데) 출장을 갔을때 느꼈던 외로움 등등. 이불속에서 읽기엔 딱 좋은 책이었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작은 느낌들.. 예를 들면

- 깊은 상처가 잘 낫지 않는 이유는

오래 기억에 남아서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다.

 

이런 문구. 웬만하면 요새 포스트잇을 붙이지 않거만 여기에는 분홍색으로 표시를 해놨다.

언젠가 써먹으려고. ㅎㅎ 사실 리뷰쓸때 아니면 언제 또 써 본다고.

여기에 나왔던 노래들. 특히나 가요들은 한번씩 들어보고 싶다. 그러고보니 며칠전에 들었던 부활의 <생각이 나>와도 잘 어울릴것 같은 책이다. 시종일관 재밌었다. 에세이는 너무 차분하고 정적인 느낌이 들기 마련인데, 윤이모의 글은 통통 튄다. 대놓고(?) 말하는것도, 특별한 얘기가 아님에도 와닿는것도.

내 꿈은 작가였는데, 이렇게 글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그냥 꿈에 만족하기만 한것도 다행이지 싶다. 괜히 어설프게 써서 냈다가는 어디 내밀지도 못할테니 말이다. 글은 느끼는대로 쓰는거라고도 하지만 그것도 아닌것이.. 이렇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나는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거침없이 얘기를 늘어놓는 윤이모가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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