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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야 (반양장)
전아리 지음, 안태영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그렇다.
집에 돌아가면 무조건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질끈 묶는다.
화장을 지우고, 컴퓨터를 켜서 몇시간이고 그 앞에 앉아있는다. 음악을 듣건, 웹 서핑을 하건, 드라마를 보던간에 말이다.
작년에 "나는 건어물녀인가"라는 테스트를 한적이 있었는데 난 상위권에 들었었다.
열몇개의 항목중에 일치하는게 왜 이렇게 많은지.. 남들보면 날 보고 호타루라고 하겠다.
정운씨도 똑같다.
집에서는 아무거나 입고 뒹굴뒹굴, 회사에서는 일에 치이며, 정직원도 아닌 계약직이다. (실로 나를 보는듯.. ㅠ.ㅠ)
지난달부터 몰려오는 일탓에 폭풍처럼 일하고 언제 집에 가나~ 이러고 있었다. (이건 내 얘기)
읽으면서 공감되는 상황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위에선 날 불러서 매번 깨지게 만들게 일수고, 옆에 있는 사람과는 동료도 아니고 완전 남이다!!! 일 따로, 얘기 따로. 나 이러고 산다!!
그러던 정운씨가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게 됐다. 남들은 십대때에 다 끝냈던 일을 이제서야 시작하는 정운씨.
쉬운 일이건만 그녀에게는 정말 쉽지 않았다. 팬으로써의 동료를 만났건만 그 애는 사사건건 정운씨의 뒤통수를 쳐대고~ 도대체가 얼굴에 깔은 철판만 몇갠지 모르겠다. 그래도 부러운건 자기 심지대로 밀고 나간다는것.
상사한테 제 할말 못하고, 남들앞에 서기 꺼려했던 그녀는 이제 두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 못하는데.
나랑 비슷한데 난 왜 남자가 안 나타나는데? 실종일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나도 아이돌 좋아하는데.. 하긴 뭐, 난 그 아이들을 일상생활에서 찾으니 그게 문제겠지만 말이다.
사랑을 하고는 싶지만, 정작 누군가가 나타나면 두렵기까지 하다. 그 예로 누군가를 만나라고 하면 만나보겠다고 맘을 먹었다가도 막상 상대한테서 연락이 오면 귀찮아지기 일쑤니 뭐. 이럴때는 한큐에 해치워야 하나. ㅎㅎㅎ
아직 나도 나를 못 찾았나보다. 물론 내 고집도 있긴하지만 그건 고집일뿐.
정운씨는 그동안 한번도 볕도 들지 않더니 갑자기 햇빛이 비춘다. 그 햇빛뒤에는 구름과 비뿐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녀는 사랑도 찾고, 그녀 자신도 찾았으니 잘된거 아닌가.
나도,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닿기를!! 꼭!!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