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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발견
오정희.곽재구.고재종.이정록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그리움이라 하면 흔히 대상이 사람이 되는 것 같다.
그것말고도 내가 그동안 봐왔던 풍경이라던가, 계절이라던가 다른것들도 많은데 하필 사람일까..
제목을 보면서도 그랬다. "누구를 그리워하면서 썼을까, 어떤 사연이 있는걸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어느 그리움도 아닌,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들이 들어있다.
딸과 얘기를 하다가 엄마가 그리워졌다던가, 꽃망울이 맺힌걸 보니 벌써 봄인가, 그럼 겨울은 언제 지나갔더라 하는것들 말이다.
조곤조곤 얘기하는듯한 글과 함께 있는 사진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걸 보니 나도 누군가의 책에서 보았던 한 구절과 그에 어울리는 사진 하나를 올려놓고 싶어졌다. 사실, 내 블로그에는 그런 글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말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대부분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서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언젠가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며 보았던 논둑길. 예전에 할머니댁에 갈때도 그런 길을 걸었었다.
물론, 그때도 차는 있었지만 동생들과 함께 노느라고 걸었던 길이다. 동네 입구에 있었던 무서웠던 묘지. 낮에는 들어가서 잔디씨도 따고, 잘만 놀았는데 밤만 되면 그렇게 나를 두렵게 만들었던 곳. 매번 피어나는 새싹들을 보면서 봄은 아직 멀었나~하고 생각했던 날들. 이 모든것들이 나에게 지금 그리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 언제 더웠냐는듯이 창문 너머로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고 있다. 분명 이 시간이었으면 아직도 해가 있을 시간인데, 어느새 어두워지는걸 보니 이제 여름도 쉴때가 되었나보다.
<그리움의 발견>을 읽으면 세상에 지루한 일이 하나도 없을것 같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산책도 즐거우며, 친구에게 괜한 트집을 잡았던 일 또한 돌아보면 피식~ 웃고말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의 작가들은 오늘을 즐길줄 안다. 이건 내게는 없는 능력이다.
나는 오늘 하루 정말 힘들었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었다라고 투덜거리기에 바쁜데 이 사람들은 하루하루, 눈에 보이는 것들을 따스하고 행복하게 바라본다. 지금 내게도 필요한 것은 누구나가 갖고 싶어하는 휴식이 아니라, 모든것들을 사랑스럽다라고 생각하는 그런것들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