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노엘라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 여자, 당신이 기다려 온 ㅣ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1
노엘라 (Noella) 지음 / 나무수 / 2010년 3월

한참 클래식을 찾아 헤맸던 적이 있었다.

소설책도 아니고, 누군가의 추천도 아니고 순전히 만화책 덕분이었다.

피아노의 숲, 노다메 칸타빌레, 내가 엄청 아끼는 키스까지.

그곳에 나온 음악들을 찾아 헤매어 OST 아닌 OST를 만들어냈었다.

 

좋은 음악은 어디서들 그렇게 알고 찾아내는지. 음악이란게 질려서 안 듣는때가 있는가 하면, 그 곡이 다시 듣고싶어져서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나는 후자쪽에 가까운데 책에 나와서 피아노로 연주한다라는 글귀가 있으면 책을 읽다말고 음악을 찾아 헤맨다. 그렇게 해서 찾은 음악은 언제 들어도 반가운 소리를 낸다.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가"이라는 제목만이 보였다. 그림은 보는것이고, 음악은 듣는것인데 이 두가지가 바뀌어있다니.. 게다가 그 앞에는 "여자, 당신이 기다려온.."이라는 글까지.

표지부터가 매력적이다. 침대 위에 책을 펼쳐놓고 누워서 엠피쓰리를 듣고 있는 여인이라니.

 

저자는 자신의 사랑을 얘기하면서 그 상황들을 그림과 음악으로 풀어나간다. 슬플때, 불안해서 견딜 수 없을때, 위로가 필요할 때.. 이 모든것들을 음악이라던가 그림과 소통하고 있다.

책속에 들어있는 그림들 또한 흥미로웠다. 이 시기에 이 작가는 이런 그림을 그렸다라던가, 이런 주제를 갖고 음악을 만든 사람을 이런 사람들이 있다던가라는.. 세계사를 읽고 있는 것 같았고, 연애소설을 보는 것 같았다. 예술가들이 영감을 어디서 얻을 수 있었던가, 유명했던 그 그림을 그렸던 계기는 단순히 이런 일에서였다던가 이런것들... 요즘들어 이런 책을 많이 읽는데.. 그러고보면 나도 세계사에 약간의 관심은 갖고 있는가보다. 깊게 들어가는걸 바라지는 않지만 말이다.

 

소개된 음악가들의 음악을 한번씩 찾아봤다. 최근에 김연아 양이 테마곡으로 써서 유명해진 드뷔시의 '달빛'이라던가, 내가 좋아하는 '에릭 사티'. 사티의 곡은 잊고 있다가 여기서 보고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듣고 있다. 사진을 보는거 같이 화려한 그림도 있었다. <알마 타데마>의 그림들이 그러했다. 그림이 밝고, 정말 사실적으로 그려놔서 계속 보게 되는 그림이었다. 이것과 더불어 나온 음악은 '하바네라' 강렬했던 그 음악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책에 CD가 없다는 것이다. 서점에 있는 책들에는 있는것 같은데.. 서평을 쓸때도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그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작가의 글도 글이지만, 안에 담긴 그림과 음악이 너무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