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즌 트릭

프리즌 트릭
엔도 다케후미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잘 가는 카페에 이 책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읽고 싶었는지 모른다.

프리즌 트릭이라니.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그 뭔가가 있지 않은가? 우리가 시즌1,2만 해도 잘 챙겨보았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가 생각나신다면 정답!! 감옥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서 그런지 어떤 트릭이 있을까 나름 혼자 머리를 굴리면서 책을 넘겼더랬다.

더욱더 기대감을 가지게 했던건 다름 아닌 띠지.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에 히가시노 게이고씨의 사상 최고의 트릭이다" 라는 말에 홀랑 넘어갔다.

 

이치하라 형무소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그러나 범인은 사라졌고, 분명 그 날 밤까지만 해도 아무일도 없었다. 시체의 얼굴은 남아있지 않았으며, 팔을 위로 뻗은 이상한 형체를 하고 있었다. 사라진 죄수는 두명, 이시즈카와 미야자키인데, 옷에 적힌 번호를 보니 이시즈카였다. 그렇다면 범인은 미야자키인가? 그리고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형무소에서 어떻게 도망을 쳤단 말인가.

 

분명 작가는 머리를 썼다. 너무 머리를 굴린 나머지 오히려 단순해진거라고 난 얘기하고 싶다.

띠지에 "반드시 두 번 읽게 될 것이다!"라고 했는데, 정말 뒤로 가면 갈수록 앞을 왔다갔다했다.

트릭때문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너무 헷갈렸던거다. 읽으면서 이 사람이 누구였더라.. 거기 있던 사람은 누구지?하는 의문이 더욱 많아져서 앞을 계속 넘길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트릭이 아니라, 오히려 범인을 가리는 일에서 반전에 반전이다. 약간 서술트릭을 따라하지 않았나싶기도 하지만, 히가시노씨나, 온다 리쿠씨가 어째서 극찬을 했는지 난 아직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것을 잃어버리는 순간이란, 정말이지 숭고해."

스포가 될지도 모르는 한마디. 앞뒤로 왔다갔다를 너무한 나머지 범인을 추리하는데 지쳐버린 나는, 이런 떡밥을 던져주고 나서야 알았다. 트릭은 정말... 너무 단순했다. 이건 형무소가 아니라, 너무 자유롭다 못한 장소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