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느끼는 낙타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막내집게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만약 이 세상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면,

아무리 아름다운 곳일지라도 나를 사로잡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이 있기에 세상에는 재미와 생기가 넘친다."

 

올해 싼마오를 두번이나 만났다.

사람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싼마오.

싫은 사람들이 있어도, 자신만의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갔던 그녀.

 

<사하라 이야기>에서 만났던 그녀가 활기차고, 즐겁고, 발랄한 모습이었다면

<흐느끼는 낙타>에서는 제목그대로 쓸쓸하고, 눈물많은 그녀를 만날 수 있다.

 

당시의 시대적 사정도 있었겠지만, 유난히도 그녀의 글에는 눈물이 묻어난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던 그녀가 유난히도 분개했던 한가지 일은, 사막에서는 아직도 노예제도가 존재해서 돈이 많거나, 지위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노예를 부릴 수 있었던 점이다. 돈을 많이 주는것도 아니고, 제대로 대접을 해주는것도 아닌 그런 주인 밑에서 동물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점이 그녀를 더욱 화나게 했던 터였다. '벙어리 노예'를 읽으면서 나도 그의 안타까운 처지에 같이 눈물을 흘렸다. 자식들도 있는데,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다른곳으로 돈을 받고 팔아버리다니!!! 내가 살고있는 곳이 문명이 발달하고 살기가 좋아졌다고 해서 남까지 그런것은 아니었다. 이런걸보면 이기심은 버려야하는데 나는 아직까지도 그 한가지조차 버리질 못하고 있다.

사막이 전쟁중이라서 겪어야만 했던 고통들. 즐겁고 정다웠던 사람들과 그녀가 다른 나라 사람이라서 생겼던 일들. 분명히 그들의 잘못은 아닌데.. 사람만은 미워하지 않으려고 했던 그녀도 이런일에서는 어쩔수가 없나보다.

 

호세와 여행했던 카나리아 제도에서는 그녀가 그렇게도 좋아하던 사람들을 마음껏 만났다. 하나같이 친절했으며, 경치도 좋아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나날들이었다. 자유로운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해봤으면 싶었다. 호세는 제멋대로라고 하면서도 그녀에게만은 아낌없는 사랑을 보여주었고, 싼마오도 늘 그렇듯 털보라고 하면서도 그에게는 자신의 모든것을 다 보여주었다. 이렇게 좋은 시간에, 좋은 사람과 함께있다는 것만으로도 싼마오가 충분히 부러워지는 나날들이었다. 정이 많은 싼마오에게 당신은 늘 그게 문제라고 하지만, 겉으로는 냉정한 호세도 마음은 역시 싼마오와 한가지였다. 단 맺고 끝는건 분명했다는 점이 다르면 다르달까.. ㅎㅎㅎ 서로의 사생활은 건드리지 않고, 부부라서 모든걸 공유해야한다는 것도 없이. 그냥 그렇게 그렇은 둘만의 삶을 선택했다. 그 행복함이 조금 더 지속됐으면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싼마오는 호세를 잃었다.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내야 한다는것이.. 가족들과 떨어져 지낼때보다 더 절망적이었을 것이다. 다시 가족의 곁으로 돌아와서도 그 따스한 나날들을 잊지못해, 떠나는 길을 선태했고 그 선택을 존중해줬던 가족들에게 무엇보다 감사의 마음을 전했을 그녀...

 

삶속에서 항상 자유로웠던 그녀. 지금도 모래바람이 휘날리는 그곳 어디에선가 사람들을 보며 즐거워서 웃고있을 그녀를 생각하니 내 입가에도 미소가 그려진다.

 

- 저 호수가 얼마나 깊은지 겉으로 보아서는 그렇게 간단히 알 수 없지 않은가.

아마 당신 역시 당신의 호수안에 뭐가 숨겨져 있다고 내게 말해줄 수 없을 것이다.

각자의 희로애락은 각자의 몫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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