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니? 한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
공병각 글.그림 / 북스(VOOXS)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아이와 헤어지고 나서, 3일 밤을 울어댔다.

소개팅에 나가있는 친구에게 울면서 전화를 걸어, 친구는 헐레벌떡 뛰어와서 밤새 나를 위로해줘야 했고,

수업이 있어 학교에 가는 길에 만난 친구들은 눈이 퉁퉁 부었다며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는게 일이었다.

며칠이 지나고, 다른 친구들과 술자리가 있어서 나갔더니, 얼굴살이 빠졌다며 힘드냐고 물었다.

 

노래를 들으면 나오는 노래들은 하나같이 다 내 얘기같은 가사였다.

그즈음 많이 들었던 노래는 린의 "사랑에 아파본 적 있나요"였다.

목소리도 애절하거니와, 가사가 너무나 와닿아서 이 노래를 듣는 순간마다 눈물을 흘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절로 고개를 끄떡이게 되는 페이지가 있었는데..

바로 위의 글이 그랬다.

내 사랑이 가장 특별했다고 생각했지만, 노래 가사에 공감해서 "이거야!"

이렇게 말할 수 있는건 결국, 나도 남들과 비슷하게 사랑하고 이별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맞는 말만 쓰여있어서 "맞아, 맞아" 속으로 박수를 치면서 봤다.

 

누구나 적어도 한번은 사랑한 경험이 있고,

백만번쯤 이별한 경험도 있다. 이별하면 세상 모든 아픔이 다 나에게 오는 것 같은지..

저자의 글을 보면 그도 다른 사람도 다를것이 없다.

매일 술로 속을 달래며,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린다.

웃으면서 본 이야기가 또 하나 있는데, 이렇게 심각한 상황속에서도 배는 고프다는 것이다.

그리고 밑에 조그맣게 쓰여있는 이야기가, "밥이 넘어가냐?"

이 말이었는데, 나도 한참 그런 생각을 했었다. 눈물이 나고, 힘이 들어도 밥은 먹어야겠다는거.

 

 



요즘처럼 기술이 발달해서 사진을 남발하는 경우도 없다.

필름으로 찍을때는 필름도 아깝고, 정말 써야할곳이 아니면 찍지 않았는데.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고 나서는 무조건 셔터를 눌러대고, 아니면 지우지 이런 생각이니 말이다.

일회용이라는 말이 딱 맞는것 같다. 이 말이 적용되지 않는것이 없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대학시절에 찍은 사진이 나왔다.

서랍 깊숙이 넣어두고 꺼내보지 않아서, 어떤 사진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보면서 내가 이런적이 있었던가.. 이러고 있었다.

사진이라는거, 추억으로 남을때도 있지만 가끔 잔인하기도 하다.

잊고싶은 기억을 떠올려야 하니 말이다. 잊은 연인의 싸이에 찾아가는 것 또한 똑같은 이치가 아닐까. 



헤어지고 나서 한번은 마주쳤었는데, 그 마주침이 무서워서 내가 먼저 피해버렸다.

술 먹고 저녁에 전화를 했더랬다. 물론 내가 아니라, 그애가..

아는 목소리였는데, 짐짓 모른척 잠이 덜깬 목소리로 "누구세요" 그랬다.

새벽에 나가야 해서 계속 잠을 이뤘어야 했는데, 그 뒤로 잠이 오질않았다.

그날은 하루종일 심란함에 일도 제대로 못했다.

나랑 헤어지고 너 "울었니?"

니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해서 별다른 감흥은 없었겠지만..

곧바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내 나쁜 예감은 잘도 맞아서 다음에 만난 사람이 누구인지도 금방 알았다.

차라리 몰랐어야했는데..

 

책을 펼치면, 바로 그 애와 함께했던 순간들이 튀어나오고

혼자 마음 아파서 울어야만 했던 날들이 떠올랐다.

나만 그랬던것도 아닌데 그때 그 마음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계속 함께하고 싶었던 너. 정말로 좋아했었던 너.

지금도 생각나는 너...

 

계속 주문을 외웠다.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내 행복은 언제쯤 오려는지 아직도 기약이 없다. 

안에 들어있던 스티커.

편지 쓸때 이용해야겠다.

 

좋았던 기억, 슬펐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 책.

저자가 직접 썼다는데, 보면 정말 색연필로 쓴것, 연필로 쓴것.. 이런것들이 다 보인다.

이 마음들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얼마나 많은 아픔을 생각해야 했을지..

이제 당신도 행복해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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