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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블루
김랑 글.사진 / 나무수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이라는 단어를 항상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가 최근에 읽는 책들은 여행서적이 많았다.
딱히 여행서적이라고 분류하기보다는, 책 안에 여행을 떠난다는 얘기가 많았던 것이다.
전에 읽었던 '무지개'는 타히티의 열정과 낭만을 보여주더니, '네번째 빙하기'에서는 시릴만큼의 새하얀 설원을 보여줬다. 이번에 읽은 '크로아티아 블루'는 어딜가도 넘실대는 푸른색을 보여주는 그런 책이었다.
표지도 예뻤지만, 책 안에 있는 사진들은 한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아서 더 좋았다.
엄마한테 "여기 예쁘지, 사진 진짜 잘 나온다~" 이렇게 말했더니, "그런곳은 어딜 찍어도 다 사진같이 나와." 이렇게 말했다. 틀린말은 아니다. 솔직히 우리 동네만 벗어나면 다른곳이야 어딜가든 사진처럼 보이질 않던가.. ㅎㅎ
난 '여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언젠가 한번은 가보고 말겠다고 다짐한 '그리스'가 생각난다.
중학교 세계사 시간에 한번 배웠을뿐인데, 거기서 본 신전이라던가, 석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덕에 '그리스로마신화'도 읽어보긴 했지만 말이다. 언제 한번 가보려나하고 있는데.. 크로아티아를 만났다.
사진에는 온통 푸른색이 가득했다. 바다의 푸른빛. 호수의 초록색. 어딜가도 파랑, 파랑, 파랑이다.
이와함께 기억에 남는건, 돌로 만들어진 담들. 그 사이에 난 골목길. 그리고 빨간색 지붕.
이별한후에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떠났다는 이곳이지만, 여기서 그녀와의 추억을 훨씬 더 많이 생각할 수 있었다. 같이 여행한 곳, 같이 바라본 곳, 같은 꿈을 꾸고 있던 곳이기에 특히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여행은 마음을 다잡기 위해 떠난다고 하지만, 다시 한번 그 행복을 맛보기 위해서 떠나는 것이 아닐까. 놓을 수 없는 달콤함이기에. 마음속에 새겨놓고 싶은건 아닌지..
- 그녀를 잃어버린 이후로 나는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털어내려 애쓰거나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버둥거렸지만, 나는 늘 엷은 기억을 끌어안은 채 바둥거리고 있었다. 어제와 같은 기억을 안고 살아갈 내일이지만, 여행을 통해 나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반드시 과거의 기억을 모두 몰아내야 하는 건 아니라는 믿음이 생겼다.
약간 아쉬웠던 것은 사진이 많아서 좋기도 했지만, 설명에 풀어놓은 그곳의 사진이 없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옆 페이지로 눈을 돌리면 바로 광경을 떠올릴 수 있는 사진이 있다면 더 좋았을텐데. 상상만으로 끝난다는 게 좀 아쉬웠다. 정보도 많았고, 크로아티아로 여행갈때는 이책을 참고해야겠다.
- 여행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하는 일은 늘 있게 마련이고, 또 그런 일이 뜻밖의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일도 종종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여행자들이 길을 잃는 수고로움을 만들어서라도 하는 게 아닐까.
진짜 여행은 길을 잃어버리는 순간 시작되는 걸 알고 있으니까.
- 누구에게나 그런 곳이 있겠지요. 어떤 곳에 소중한 기억을 두고 왔거나, 그곳에 내가 간절히 바라는 무엇이 있거나, 떨치기 힘든 기억이 묻어 있어, 가고 싶어도 쉬이 가지 못하고 생각만으로 빙빙 돌게 되는 그런 곳 말입니다.
일상에 지쳤을때, 다른곳으로 눈을 돌리고만 싶어진다. 그래서 떠나는것 또한 여행. 거창하게 여행이 아니고 작은 산책이어도 좋겠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으면 좋겠다. 홍보가 많이됐거나, 사람들의 입소문을 탄 곳은 북적여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수도 없고, 여유롭게 둘러볼수도 없어서 마음만 더 조급해진다.
이 가을이 가기전에, 더 추워져서 나무의 색깔이 사라지기 전에 떠나보고 싶다.